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이 둔화하고 노동자 투쟁이 증대하면서 시진핑-리커창 체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노팅험대학교 스티브 창 교수는 “중국 정권은 가장 위험한 지대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월 전인대와 당대회가 열리는 바로 그때 헤이룽장성 솽야산 시에서 광부들이 파업과 거리 시위를 벌인 것을 지적하면서 전인대가 “취약함과 불안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노동자들의 부문적 투쟁 하나를 두고 시진핑 권력의 위기를 언급하는 것이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의 경기둔화와 구조조정 그리고 노동자 투쟁 증가라는 맥락에서 볼 때 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건이다.

중국 정부는 2016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6.7퍼센트였던 것을 두고 “좋은 출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여전히 불안하다. 중국 경제의 둔화는 세계 자본주의가 처한 난관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5월 2일자 기사에서 “빚을 못 갚을 우려는 커지고 있고, 레버리지가 과도한 데다, 당국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투자 심리가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는 8억 위안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던 비료생산업체 나이룬그룹 외에도 또 다른 국유기업이 채무 불이행에 처해졌다.

올해 들어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디폴트가 급증했다. 중국 기업들은 은행 차입을 줄이려고최근 수년간 수십억 달러의 신규 채권을 발행해 왔다. 하지만 중국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기업이익이 감소하자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만 총 22건의 회사채 디폴트가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기간의 디폴트 발생 건수와 맞먹는다.

중국 정부는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우 힘들고 정치적 폭발력도 강한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과잉투자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석탄(1백30만 명)과 철강(50만 명)에서 1백80만 명이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3년 내 국유기업 노동자 해고 규모가 6백만 명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중국 내외의 언론들은 시진핑을 ‘강력한 지도자’로 묘사하지만, 그의 지위가 탄탄한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 경제 위기와 이로 인한 산업 구조조정은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 내의 갈등을 증대시킬 수 있고, 시진핑의 정책(예를 들면 반부패정책)에 대한 신뢰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 2017년에 열릴 19대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최고 지도부 내의 갈등과 긴장이 고조될 공산이 크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은행을 통한 대규모 대출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주요 은행들은 2016년 1분기에 신규 대출을 4조 6천1백억 위안으로 확대했는데, 이것은 2009년 1분기의 4조 5천8백억 위안보다 더 큰 규모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대규모 신용대출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총부채가 올해 1분기에 GDP의 237퍼센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 푸단대학교 경제학과 리웨이선 교수는 정부의 정책이 “아편을 피워 건강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레프〉의 국제경영면 편집자 암브로즈 에반스-프리처드는 “베이징은 점점 위험해지는 파우스트의 거래[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거래]로 시간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체계가 공산주의 국가의 도구라 할지라도 중국이 금융 위기에서 제외돼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중국이 일본처럼 점진적으로 경기침체에 빠져들면서 대단원을 마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생각은 너무 낙관적인 것처럼 보인다.”

노동자 투쟁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노동자 투쟁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노동회보〉의 파업 지도를 보면, 2월 2백2건, 3월 1백71건이고, 4월에는 2백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기업들이 파산하면서 노동자 해고, 임금 체불, 보상 거부 등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 사이에 노동자 파업과 항의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했는데, 이는 건설 노동자, 공장 노동자, 광원 등이 설 연휴를 앞두고 체불 임금을 받기 위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중국 전역에 걸쳐 광범한 산업에서 노동자들의 합법적 권리를 방어하고 저임금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신상태’(New normal)가 되고 있다.

최근 가장 유명한 노동자 투쟁 사례는 헤이룽장성 솽야산 시 광부들의 거리 시위였다.(2016년 3월 21일자 기사 ‘중국 헤이룽장성 광원들이 일자리 축소, 임금 체불에 맞서 파업하다’ 참조)

많은 서비스 산업에서도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강 삼각주와 동부연안에 위치한 제조업 공장에서도 수백 건의 항의 시위들이 있었다.

물론 석탄, 철강 및 강철 산업에서 노동자 해고는 큰 파장을 일으키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잠재적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 그래서 국유부문의 많은 노동자들은 공식적으로 해고되지 않고 무임 휴가를 강요당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다.

다른 한편 제조업의 중심지인 동관에서 SAE 매그네틱스의 노동자 수백 명이 4월 18일 파업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중국 경제 기적의 눈부신 본보기로 2003년과 2005년에 후진타오와 원자바오가 각각 방문한 곳이다.

하드디스크의 부품을 만드는 이 기업은 대략 1만 명의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데, 생산공정의한 파트를 없애고 10년 이상 일한 노동자들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파업이 시작됐다. 노동자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해고 보상금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 SAE 매그네틱스의 사세가 기울고 있는 것은 이 도시의 미래를 보여 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동관은 한때 “세계의 공장”이었지만 이제는 공장 수천 곳이 문을 닫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있다.

서비스 노동자들의 저항

중국에서 온라인 기업 노동자들의 투쟁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사용자들이 밀린 임금과 보상금을 주지 않고 노동자들을 해고하기 때문이다.

4월 11일 상하이, 창저우, 허베이 등지에서 파산한 온라인 식품 판매 기업의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4월 18일 베이징과 상하이에 있는 금융 서비스 업체의 노동자들이 몇 개월 동안의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연좌 시위를 벌였다. 그 외에도 40여 건의 소매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이나 항의 시위들이 있었다.

유통 부문의 노동자 투쟁으로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중국 최대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메이투안의 배달 노동자 투쟁이다. 지난 4월 메이투안 배달 노동자들이 상하이 시와 셴양 시에서 임금체불과 보상 없는 계약 종결 때문에 파업을 벌였다. 

리커창 부총리는 온라인 기업들이야말로 중국의 새로운 기업 문화라고 칭송하며 이 기업들에 대한 더 많은 투자를 촉구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시장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시장도 이미 포화 상태에 처해 있고 많은 신생 온라인 기업들이 생존의 토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소매기업의 증가가 유통 부문의 경쟁을 가열시켜 전통 상가와 슈퍼마켓들을 쥐어짜고 있다. 많은 온라인 쇼핑업체들도 전통 상가나 슈퍼마켓과 마찬가지로 임금을 삭감하거나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 많은 온라인 금융 서비스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고, 그로 인해 노동자들은 몇 개월째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다. 2016년 들어 소매부문 노동자 파업 및 집단분규 건수는 1월에 4건에서 4월 중순에 이미 8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소매 유통 부문의 투쟁 건수는 제조업, 건설업, 운송업 부문에 비해서는 적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수출과 인프라 투자보다는 소비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바뀜에 따라 앞으로 이 분야에서 노동자 분규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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