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경계! 머잖아 사드가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

사드(THAAD)의 한국 배치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사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핵심 무기이다. 최근 한국과 미국 고위 관리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한·미 간 사드 배치 협의가 상당히 진척됐음을 알 수 있다.

지난 4월 미국 국방장관 애슈턴 카터가 “사드 한국 배치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6월 초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기자들에게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곧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는 곧바로 ‘공식 발표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얼마 안 가 국방장관 한민구는 “사드 배치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 문제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미국 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인 사드(THAAD). ⓒ사진 출처 미 미사일 방어국

게다가 한미 양국이 ‘10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사드 배치를 발표한다’는 얘기마저 언론에 흘러 나오고 있다. ‘2017년 대구에 배치될 것’이라는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배치 시기와 지역까지 꼽은 외신 보도도 있다.

따라서 올해 초 미국과 중국이 ‘사드 배치 유보’와 ‘대북 제재 동의’를 맞바꿔서 ‘사드 배치는 물 건너 갔다’고 본 일각의 관측은, 불과 넉 달도 안 돼 틀렸음이 드러난 셈이다.

사드 배치가 강행된다면 한반도는 동아시아 제국주의간 갈등에 더 깊숙이 휘말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MD

사드는 한 전문가가 최대 5천 킬로미터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할 만큼 탐지거리가 길다. 그만큼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미국이 중국의 군사 활동을 내륙 깊숙한 곳까지 탐지·추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중국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 경보를 제공해 미국이 중국 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는 확률도 높여 준다. 그만큼 미국이 역내에서 중국을 상대로 군사적 우위를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드 배치는 한국이 미국 MD에 편입된다는 것도 의미한다. 2012년 한국 국방부는 엑스밴드 레이더 설치를 미국 MD의 편입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사드의 핵심 구성품이 바로 액스밴드 레이더다.

무엇보다, 사드를 비롯한 MD는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다자간 안보 협력을 제도화하는 수단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도 “통합된 MD 네트워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더욱 제도화된 집단안보의 선구자가 될 수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구축하는 데도 한·미·일의 MD 협력은 주요한 매개 고리가 돼 왔다. 예컨대 6월 하순 태평양에서 한·미·일은 각국 이지스함을 동원해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사실상의 한·미·일 MD 훈련인 것이다.

사드 배치는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드 배치가 가시화하자, 이와 맞물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등 한일 군사협정 체결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것도 사드 배치 이후 급진전될 수 있다.

제국주의

오바마 정부가 중국의 부상을 적극 견제하려고 하면서, 남중국해에서 서해(한반도)까지 동아시아 곳곳에서 긴장과 갈등이 고조돼 왔다. 예컨대 최근 베트남에 대한 무기 수출 금수 조처를 전면 해제하면서 베트남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등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여 왔다.

미국은 사드 배치의 막대한 비용을 한국민들에게 전가하려 할 것이다. ⓒ사진 조승진

사드 한국 배치를 둘러싼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갈등은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다. 사드 배치에 자극을 받은 중국은 핵무기 증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5월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중국의 핵무기 수량이 미국·러시아와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우리는 국가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핵 능력을 증가시킬 충분한 정당성이 있다.” 그러면서 핵잠수함의 태평양 상시 배치, 핵탄두 보유량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주한미군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는 데서 드러나듯이, 미국 지배자들은 한국이 안보 비용을 더 많이 짊어지기를 바란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미국은 한국에 막대한 비용 부담을 요구할 테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한국의 노동자와 서민들이 떠안을 몫일 것이다. 지정학적 불안정성의 증가에 따른 피해와 함께 말이다.

노동자 운동은 박근혜와 오바마의 사드 한국 배치 시도를 반대해야 한다.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