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측이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설비지원 부문의 정규직 노동자 1천여 명을 비정규직으로 내모는 분사를 강행하고, 고정연장수당 폐지 등으로 임금을 대폭 삭감하려 한다. 또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해고와 임금 삭감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에 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6월 15일 ‘강제 구조조정 저지! 분사·아웃소싱 결사 반대! 16투쟁 승리 전 조합원 중앙집회’를 열었다. 사측의 공격에 분노한 노동자 5천여 명이 모였다. 노동자들이 외치는 우렁찬 구호와 비장한 표정 속에서 한층 더 커진 위기감과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사측은 최근 정규직 노동자들의 잔업과 특근을 줄여 임금 삭감 효과를 내고 있는데, 야비하게도 이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집회 당일에 노동자들에게 7시 잔업을 지시했다. 그런 방해 속에서도 최근 들어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집회에 모였다.

특히 분사 대상인 설비지원 부문 노동자 수백 명은 별도의 노란 머리띠를 메고 집단적으로 행진해 집회장에 들어왔다. 설비지원 부문의 한 노동자는 설비지원이 ‘비핵심 업무’라며 분사하려는 사측에게 분노했다.

“기계가 고장 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가 일을 하지 않으면 공장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핵심 업무라고요? 우리는 핵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도 설비지원 부문의 일부 업무는 협정근로(파업에서 제외되는 핵심 업무)로 지정해 놓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한목소리로 분사가 돼도 임금과 고용이 보장된다는 회사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분사가 되면 노조가 없기 때문에 회사의 약속은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너지면 (다음 분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건설장비, 전기전자 사업부도 위험합니다. 노동조합이 투쟁 일정을 당겼으면 좋겠습니다. 점거 농성 같은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결

사측은 노동자들을 각개격파해 단결하지 못하도록 하려 한다. 그래서 분사도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약하다는 설비지원 부문부터 치고 들어온 것이다. 이런 공격에 맞서 다 함께 단결해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집회장에서 만난 분사 대상이 아닌 부서의 활동가들도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 3분과의 한 대의원은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다 안고 가야 합니다. 지금 무너지면 나도 당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오늘 집회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나왔어요. 지금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입니다.”

조선 6분과의 한 조합원은 “지금 다 같이 싸우자는 분위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설비지원 다음은 우리입니다. 설비지원이 밀리면 복지 축소 같은 공격이 들어올 겁니다. 그러면 안 그래도 떨어진 임금이 더 떨어질 겁니다. 저는 하청 노동자였다가 복지나 고용 안정을 보고 정규직이 됐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습니다. 점거 농성이나 파업을 하면 참가할 것입니다.”

사측은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이제는 물량팀(단기 계약직)만이 아니라 아예 하청 업체 전체를 쫓아내는 경우도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말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실제 사측 발표를 보면 지난 5월 현재 사내하청 노동자 수가 약 2만 9천 명으로 1월에 비해 5천여 명이나 줄었다. 올해 들어 매달 1천여 명이 나간 것이다.

이런 공격은 일부 정규직 활동가들에게도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선 3분과의 한 소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사내하청의 임금이 삭감되고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정규직들의 임금과 고용도 불안해졌습니다. 하청도 함께 끌어안아야 합니다.”

현대중공업노조 임원들은 삭발식으로 투쟁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백형록 위원장은 연설에서 노동자들의 처지와 투쟁 열망을 대변했다.

“회사가 임금을 삭감하고 비정규직으로 만들겠다고 합니다. 조합원들은 언제 잘릴지 모를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조합원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성과연봉제 폐지, 비정규직 임금 삭감 원상 회복 투쟁도 함께 합시다. 우리 사업장 전체 노동자가 하나 됩시다. 이번에는 생산 현장이 멈추는 파업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 주겠습니다.”

노동자들이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집회는 노동자들의 위기감과 함께 단결해 싸워야 한다는 열망을 보여 줬다. 그래서인지 집회를 마치고 공장 밖으로 나온 노동자들에게 〈노동자 연대〉의 유인물을 나눠 주자 순식간에 수백 장이 동났다.

사측의 심각한 공격을 막아 내고 노동조건 개선하려면 이런 열망을 실질적인 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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