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6일, 세월호 인양 작업이 세 차례 실패 끝에 결국 중단됐다. 그 과정에서 선체는 갑판부 두 군데에 6~7미터가량의 상처를 입었다. 미수습자 아홉 명을 애타게 기다리며 “유가족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가슴에도 시커먼 멍이 들었다. 현재 정부는 선체의 최종 인양 시점을 8월 말 이후로 연기한 상태다.

2015년 초 정부와 몇몇 여당 정치인들은 예산 문제를 들먹이며 유가족들로 하여금 인양을 단념케 하려고 했다. 새누리당 김진태는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 것”이라며 인양 포기를 종용했다. 박근혜도 최근에 세월호 특조위에 들어가는 세금이 아깝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인양 과정을 보면 세금을 쓸데없이 낭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치밀한 계산과 시뮬레이션에 근거해야 할 부력제 삽입 방식이 인양 도중에 갑자기 변경되는 등, 과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봐도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인양 회피 침몰 2년이 지나도록 인양을 ‘못’ 하고 세금 낭비론이나 유포해 유가족들이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다. ⓒ사진 출처 해양수산부

지난 5월 말부터 정부는 세월호 선수를 살짝 들어 선체 아래 ‘리프팅 빔’(선체를 위로 올려주는 기계)을 삽입하는 공정을 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선체에 장착할 부력제(푼톤)가 계속 분리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또한 정상적인 인양 계획에 따르면 세월호 선수는 5도에 해당하는 10미터가 들려야 하는데, 이번 인양 과정에서는 2도에 해당하는 4미터밖에 들리지 않았는데도 와이어가 끊어졌다.

핵심 증거물

현재 정부가 ‘실종자’로 분류하고 있는 아홉 명의 미수습자들은 ‘충분한 수색이 이뤄졌는데도 실종 상태인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 세월호에는 아직 수색되지 않은 격실과 화물칸이 있기 때문이다. 미수습자의 시신이 이런 곳의 짐과 집기들 사이에 끼어 있을 수 있다. 현재로서는 세월호 선체 인양 외에는 미수습자를 완전히 수색할 방법이 없다.

또한 침몰한 선체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의 가장 중요한 증거물이다. 검찰이 침몰 원인으로 밝힌 ‘대각도 조타에 의한 급변침’은 법원 판결에 의해서도 기각될 만큼 신뢰성을 잃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참사 당일 세월호에 수백 톤의 제주 해군기지행 철근과 H빔이 제대로 고박되지 않은 채 과적됐고, 이것이 침몰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음이 밝혀졌다. 이외에도 침몰 원인에 대한 수많은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월호 선체를 최대한 온전하게 인양해서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무리한 증·개축, 화물 고박의 실태, 평형수 관리, 각종 기록장치 등 진상 규명의 중요한 열쇠를 세월호 선체가 간직하고 있다.

시신 유실과 선체 부식을 막기 위해서는 배가 하루 빨리 인양돼야 한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인양 작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미온적이었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진행한 2차 청문회에서 해수부가 선체 조사 계획은 전혀 세우지 않은 반면 선체 처리 계획은 이미 검토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 인양 업체(상하이샐비지)와 해수부 사이에는 한글 계약서조차 없으며, 인양을 시작도 하기 전부터 인양 실패를 고려한 재보험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상황이 이러니 유가족들이 정부를 불신하는 것은 당연하다. 해수부가 철저히 비밀리에 인양 작업을 진행하자 유가족들은 침몰 현장 주변에서 먹고 자면서 작업을 감시했고, 잠잠한 바다 위를 보며 애끓는 속만 부여잡아야 했다.

정부는 선수 들기 작업을 7월 11일에 재실시하겠다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것이 다시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무엇보다, 정부는 배가 인양되기 전에 특조위를 강제 종료시키려 한다. 새누리당은 “이미 조사는 할 만큼 했다”고 주장하지만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세월호 선체의 조속하고 온전한 인양은 ‘실종자’와 피해자 가족들뿐 아니라 진상 규명을 바라는 사람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