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 다시 올렸다.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을 몇 글자만 바꿔 지난 6월 22일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국가공무원법의 시행령, 시행규칙을 수십 번 바꿔 성과중심 임금체계와 퇴출제 도입의 "기반을 마련"해 놨다. 하지만 시행령을 고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상위법인 국가공무원법은 여전히 성과중심 임금체계·퇴출제와 충돌되는 조항이 많다. 그래서 국가공무원법 개정으로 법적 논란을 없애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연공급제를 아예 없애려 한다. 성과급만이 아니라 임금 자체에도 "성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했고(개정안 42조) 공무원 임금 결정에 주요 요소인 승진에서 경력(연공)을 축소하는 내용도 있다. 3급 이상 고위 공무원 승진의 경우 경력(연공)을 아예 없앴다.(개정안 40조) "성과" 우수자에 대해 "특별승진, 특별승급"도 확대한다.(개정안 51조) 특별승진과 관련해서는 최근 지침을 별도로 만들어 그동안 "평균 27년 걸리던 9급 공무원의 5급 승진이 10년 안에 가능"할 수 있게 만들었다. 소수는 빠른 승진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 노동자들은 격화된 경쟁에 내몰리고 노동강도는 대폭 강화될 것이다.

동전의 양면

한편 성과에 따른 임금·승진의 '혜택'은 '저성과자 퇴출제'와 동전의 양면이기도 하다. 정부는 개정안에서 성과 '미흡자'에 대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고(개정안 51조), 나아가 "성과가 극히 나쁜 자"에 대해서는 해고(직위해제)를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결정할 "성과심사위원회"를 두도록 했다.(개정안 73조의3)

연공급제와 고용안정은 공무원 노동자의 가장 중요한 노동조건이다. 이는 단지 공무원 노동자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정적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다.

또,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은 "애국심, 책임성, 청렴성 등"을 "공직가치"로 내세웠다. 최근 사임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자신이 제일 잘 한 일로 "공직가치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는 것"을 꼽기도 했는데, 이들이 말하는 ‘공직가치’는 공무원이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애국심 같은 공직가치 강조는 국가주의 강화나 정부 비판 활동을 단속하려는 속셈이기도 하다. 지난해 새누리당 김무성이 노동개악 법안 반대를 ‘비애국적’ 행위라며 노동자들을 비난하기도 한데서 보듯 말이다.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은 올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여소야대 국회 상황 탓에 19대 국회 때보다 정부가 유리한 조건이라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야당들이 진지하게 국가공무원법 개정에 반대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공직사회에 성과급제 도입을 시도한 것도 민주당 정권 시절이었고, 지금도 야당은 성과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근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무원노조는 야당에 기대지 말고 독립적으로 국가공무원법 개악 반대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최근 물러난 전 인사혁신처장 이근면은 “두 집[연금개악과 성과·퇴출제 도입]을 완벽히 만들지 못했지만, 포석은 마무리했다"며 자평했다. 박근혜는 청와대 인사비서관 김동극을 인사혁신처장에 앉혀 “포석”위에 “집”을 지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노조는 성과급제 저지와 국가공무원법 개악 저지를 연결시켜 투쟁을 확대·강화해야 한다. 또, 9월부터 본격화할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저지 투쟁과 함께 한다면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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