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죽은 단원고 학생 2백50여 명이 공부했던 2학년 교실, 우리는 이를 ‘기억교실’(교실 10개와 교무실 1개)이라고 부른다. 참사 이후 이 공간은 희생 학생들의 유품과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교실 존치는 참사의 아픔과 교훈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도, 미수습자 수습도 안 된 상태에서 아이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있는 공간을 지울 수는 없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죽은 자식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류 언론들은 단원고 기억교실 존치 문제를 유가족 학부모와 재학생 학부모의 갈등으로 그리거나 유가족의 교실 존치 요구가 이기적인 요구라는 뉘앙스로 보도한다.

이기주의? 비극의 반복을 막으려면 때로 비통함도 기억돼야 한다. ⓒ이미진

그동안 세월호 유가족들은 신입생을 받고 재학생의 공부를 보장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해 왔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12개의 교실을 확충할 수 있는 교실 증축과 재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기억 교실을 학교와 차단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은 우리의 안을 행정적인 이유로 거부했다. 만약 신입생을 못 받는 상황이 된다면 그게 정말 우리 유가족 탓인가?” 하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실제로 한 일은 유가족이 바라지도 않은 것들이었다. 단원고를 “혁신학교”로 지정한다거나, 희생 학생들의 명예 졸업식 선물로 유가족에게 금 한 돈을 하나씩 나눠주려고 했다. 따라서 재학생 학부모와 유가족 학부모 사이의 갈등으로 모는 것은 진정한 쟁점을 묻어버리는 것이다.

우리 모두를 위한

결국 온전한 진실을 다루지 않는 언론의 여론 몰이 때문에 유가족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기억교실을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원형 그대로 이전하는 데 합의했다.

그런데 지난해 5월에 약속한 이 합의에 대해, 올해 재학생 학부모 측이 “등교 거부도 불사할 수 있다”며 약속을 깨뜨리는 일이 수차례 벌어졌다. 교실 이전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유가족들이 “교실 원형 보존” 요구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경기도 교육청과 함께 약속한 내용에는 “교실 재현”이 포함돼 있었다. 경기도 교육청은 이런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

그러나 기억교실은 원형 보존돼야 한다. 그토록 많은 생명이 무고하게 세상을 뜬 체제의 참극을 잊지 않고 세월호 이전과는 다른 이후를 만드는 활동들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