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사측이 끝내 예고된 오후 1시를 기해 용역경비 1백50여 명을 정문 앞에 배치했다. 불법적 용역 투입을 허가한 경찰은 9개 중대 8백 명을 바로 뒤에 세워 그들을 보위했다. 한 노동자의 말처럼 “가족들의 절규는 아랑곳 않고 폭력적으로 가로막은 경찰이 용역을 도운 것”이다. 철저히 자본가들의 편에서 노동자 투쟁을 진압해 온 경찰의 본질이 다시금 확인된 것이다.

박종국 부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여기 이렇게 서니, 작년 기억이 스칩니다. 작년 6월 17일 바로 이 자리에서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갑을자본의 목적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민주노조를 파괴하겠다는 겁니다.

“경비업체 잡마스터 책임자에게 경고합니다. 당장 나가십시오. 잡마스터는 노조에 분명히 약속했습니다. 법원 결정이 나오면 따르겠다, 폭력을 행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노조와 합의하지 않은 용역경비 투입은 불법이라고 판결했습니다. 그 때 그 약속은 어디 갔습니까? 당장 이 자리에 나와 해명하십시오!

“경찰에 경고합니다. 얼마 전 법원이 우리의 쟁의가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회사의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이 거부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짓입니까? 박효상(갑을오토텍 전 사장)이가 범죄자로 구속됐는데, 무슨 얘기가 더 필요합니까? 노동 현장에서 우리 삶을 지키겠다는 게 뭐가 문제라는 것입니까?”

갑을오토텍 노동자와 연대 대오 6백여 명은 뜨거운 태양 아래 살이 타 들어가는 열기 속에서도 대열을 지켰다. 대부분은 잠도 거의 자지 못했고, 이른 아침부터 내리쬔 뜨거운 햇볕으로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다.

오후 2시 55분, 용역들은 잠시 물러났지만 1시간 뒤에 다시 배치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며칠간 대치가 계속될 듯하다.

민주노조를 사수하겠다는, 공장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로 뭉친 노동자들은 오늘 긴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다. 어젯밤 이른 새벽까지 공장을 지킨 데 이어 오늘도 오전 5시에 기상했다. 혹시 모를 침탈에 대비해 일부는 출입구 앞에 박스를 깔고 새우잠을 청했다.

집회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됐다. 다들 피곤한 상태였지만 대열이 흐트러지지는 않았다. “우리는 불법적인 용역깡패가 이 곳에 절대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사측은 오전부터 사무관리직 노동자 60여 명을 공장 앞에 배치했다. 노동자들이 농성하고 있는 바로 그 공장에서 생산을 재개하겠다고 사무관리직을 출근시키려 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정당하게도 이들의 출입을 막아 생산 재개 시도를 차단했다.

“노조가 일찌감치 경고했습니다. 사측이 곧 당신들을 구사대로 앞세울 수 있다고, 그럴 때 사측에 이용 당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장 돌아가십시오. 노조파괴 시도에 명분을 주지 마십시오.”

속보를 쓰고 있는 4시 10분 현재, 용역경비들이 다시 공장 앞에 배치됐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단체들이 집결해야 한다. 2010~2012년 자동차 부품사들에서 자행된 노조 파괴 시도는 명백히 보여 줬다, 공장을 뺏기면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을. 만도 노동자들은 2012년 용역깡패 투입에 속수무책으로 밀려 공장을 내준 뒤로 “노예 같은 삶”을 강요 받고 있다.

이런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해서도 공장 사수가 중요하다.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연대를 확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