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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부르키니 착용 금지는 무슬림혐오적 조처이다

최근 프랑스 지자체 열여덟 곳이 ‘부르키니’*착용을 금지했다. 이에 반대해 프랑스와 영국의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들이 항의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부르키니 착용 금지 조처는 해변에서 종교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옷을 입어 몸을 가린 여성들을 겨냥한다.

8월 23일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에서 무장 경찰이 [부르키니를 입은] 여성에게 [사람들이 빤히 보는 앞에서] 부르키니를 벗으라고 강요했다. 경찰은 그 여성에게 경고하며 즉석에서 벌금을 물렸다.

부르키니를 입은 여성. 이 복장은 테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Giorgio Montersino (플리커)

칸에서는 경찰이 시암이라는 여성에게 최루 스프레이까지 쏘려고 했다. 그것도 우는 딸 앞에서 말이다. 경찰은 시암에게 벌금을 내고 해변에서 떠나라고 했다. 시암은 그저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을 뿐이다.

사람들이 시암 주위로 모여들었다. 시암은 이렇게 말했다. “인종차별적 험담이 도가 지나쳤습니다.

“저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 ‘아줌마, 법을 따라야지. 지긋지긋하다고’, ‘여기는 가톨릭 신자들이 사는 곳이야’ 같은,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는 [인종차별적인] 말이 제 눈앞에서 쏟아졌습니다.”

칸 시장 데이비드 리스나드는 [우파 정당인] 공화당 소속이다. 그는 경찰이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경찰을 비호했다.

지난달 칸 시장이 프랑스 도시 최초로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한 후, 이 문제는 뜨거운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다.

부르키니 착용 금지 조처는 프랑스 국내외에서 분노를 일으켰다. 프랑스의 무슬림혐오반대연합(CCIF)은 한 사례에 대해 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그러나 법원은 부르키니 착용 금지 조처를 인정했다.) CCIF는 벌금 부과에 이의 신청을 하는 여성들도 지원하고 있다.

[이 기사가 작성된] 8월 24일 현재, 부르키니 착용 금지 조처를 최초로 도입한 곳 중 하나인 포트 르카테에서 반자본주의신당(NPA)이 여름학교를 열고 있다. NPA 활동가들은 8월 25일에 [부르키니 착용 금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영국의 인종차별 반대 연합체 ‘인종차별에 맞서 일어서자'(Stand Up to Racism)와 ‘참여발전무슬림’(Mend)은 8월 26일에 런던에 있는 주영 프랑스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하고 있다.

보수 정당인 프랑스 공화당 내 인종차별적 강경 우익들이 부르키니 착용 금지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기성정치 전반이 추구하는 무슬림혐오적 차별 정책을 한층 강하게 제기하고 있을 뿐이다.

중도좌파의 개혁주의 정당 사회당 소속의 총리 마누엘 발스는 휴가 기간을 할애해 [부르키니 착용 금지 조처를 도입한] 시장들을 “격려”했다. 발스는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는 [테러] 도발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해야 합니다.”

그러나 해변에서 노출이 적은 옷을 입는 여성들은 테러와 아무 상관이 없다. 니스에서 경찰이 한 여성에게 부르키니를 벗으라고 강요한 해변은 지난달 테러가 일어난 장소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이 테러에 희생된 사람 셋 중의 하나가 무슬림이었다.

그리고 무장 경찰이 여성에게 옷을 벗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성차별에 맞서는 행동이라는 주장은 정말이지 터무니없다.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무슬림 박해는 프랑스의 파시스트 정당 국민전선(FN)과 그 비슷한 부류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같은 정당들이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여성의 의복 선택 권리를 옹호하고 인종차별적 탄압과 속죄양 삼기에 맞서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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