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해 3월 28일 열린 ‘국민연금 강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 집회 후 미신고 행진에 참가한 혐의(일반교통방행)로 재판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12일에 1심 판결이 있었다. 결과는 무죄였다! 검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인 채증 사진과 피고인인 나 사이의 “동일성 여부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마지막 변론에서 검사 자신이 시인했듯, 검찰이 제시한 채증 사진 속 인물은 얼굴의 절반 가까이 가려져 있어 국과수에서도 사진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증거능력이 형편없었다. 세 번째 공판에서 검사는 다른 집회·시위 채증 사진을 함께 들이대며 사진들 속 비슷한 복색의 인물을 나라고 지목했는데, 이 사건들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된 상태였으니 시간낭비만 한 셈이었다.

이날 판사가 검사에게 국과수 사진 검증이 가능한지 여부를 알아오라고 주문한 것은 판사 입장에서도 이런 불확실한 증거를 근거 삼아 판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재판을 통해 채증 사진 속 인물과 나 사이의 동일인 입증은 고사하고 채증 사진의 증거 능력 부족만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그런데도 검찰은 뻔뻔스레 판결일 이튿날 바로 항소했다. 검찰이 이처럼 ‘묻지마 기소’를 남발하며 집회·시위의 자유 등 민주적 권리를 무시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정당한 항의와 노동자 운동의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해서다.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 시도에 맞선 공공·금융 노동자 투쟁 등 박근혜 정부에 맞선 노동자 투쟁이 예고되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이런 노동자들의 정당한 항의에 적극 지지와 연대를 보낼 것이다. 또 법정에서도 검찰의 ‘묻지마’ 기소에 맞서 노동자 투쟁의 대의와 민주적 권리를 옹호하며 끝까지 비타협적으로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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