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대차 파업에 ‘긴급조정권’* 운운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세 달간 부분 파업과 특근 거부로 3조 원 가까이 생산 타격을 가했다. 지난 9월 26일에는 12년 만에 하루 전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 투쟁은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화하고 금융·공공 부문의 성과연봉제 저지 파업이 한창인 가운데 벌어졌다. 정권의 위기를 틈타 투쟁이 확산되자, 정부는 서둘러 강경 대응을 선언하고 탄압을 가하기 시작했다. 더한층의 권력 누수를 막고 노동개악 추진에 차질을 빚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9월 28일 노동부 장관 이기권이 ‘현대차 파업이 지속되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경총·보수 언론이 한 목소리로 긴급조정권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것은 저들의 강력함이 아니라 위기감의 발로다.

박근혜 정부의 상황 통제 능력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노동자들은 긴급조정권 협박에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다. 9월 30일 열린 파업 결의대회에는 5~6천여 명이나 모였다. 현장 곳곳에는 강력한 투쟁을 호소하는 대의원회·현장조직위원회·현장서클들의 대자보가 붙었다. 현대차지부 박유기 지부장은 ‘긴급조정권에 굴하지 않고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안 그래도 노동자들은 올해 사측의 임금 공격(임금 동결, 임금피크제 도입, 임금체계 개악)에 상당한 분노를 표출해 왔다. 지난 8월 말에는 박유기 집행부의 잠정합의안이 78.5퍼센트의 압도적 반대로 부결됐다.

경제 위기와 수익성 하락 때문에 정부와 사측은 상당한 투쟁 압력이 없으면 양보보다는 공격을 지속하려 할 것이다. 그런 만큼 노동자들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애써야 한다.

긴급조정권 협박은 당장 노동자들을 위축시켜 투쟁을 자제시키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긴급조정권이 발동되기 전에 투쟁을 지속·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끝까지 길게 싸우자”는 말은 파업 수위를 낮춰 사측에 여유를 주고 노동자들의 투지에 김을 뺄 위험이 있다.

기아차지부 김성락 집행부가 ‘현대차에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전면 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옳지만, 주 1회 4시간 파업 정도로 투쟁 수위를 제한한 것은 매우 아쉽다. 김성락 집행부는 올해 내내 현대차지부 뒤에 숨어 파업을 자제해, 현장 조합원들로부터 “현대차 해바라기”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같은 사용자에 맞선 투쟁이므로, 가아차지부도 투쟁 수위를 올려 함께 싸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1백10억 원을 갖다 바치고 한전 부지 매입에 10조 원을 투척한 현대차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 현대차그룹의 사내유보금은 1백10조 원이 넘는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임금을 양보할 이유가 없다. 강력한 조직과 힘이 있는 현대·기아차지부가 박근혜의 위기를 십분 활용해 단호하게 투쟁한다면, 임금 공격에 제동을 걸고 양보를 따낼 수 있을 것이다. 좌파 활동가들은 공장 담벼락 밖의 전체 정세와 세력관계 속에 임투를 자리매김하고, 조합원들의 자신감을 높이며 투쟁을 선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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