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시작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성과연봉제 저지 파업이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파업 첫 주 내내 노동자 수만 명이 동참했고 29일에는 5만여 명이 모여 기세를 보여 줬다. 성과연봉제 저지 파업의 시작을 알린 9월 23일 금융노조 파업은 비록 대형 시중은행들의 동참이 적었지만, 정부와 사용자들의 방해 공작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이었다. 

공공부문 파업은 특히 박근혜 정부의 정치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온갖 더러운 오물을 뒤집어쓴 비리부패 정권이 노동자들더러 “이기주의”, “철밥통” 비난하는 것은 위선으로 여겨졌다. 정권의 위기는 노동자들에게 투쟁의 정당성을 확인시켜 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이 속에서 공공부문 파업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만을 대변하는 구실을 했다. 노동운동 내 일부는 ‘성과연봉제 저지 파업은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걱정을 했지만, 잘 조직된 노동자들이 정부의 반노동 정책에 파업으로 맞서자 지지가 늘어났다.

실제로 파업 기간 동안 여러 지하철역에 이 투쟁을 지지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철도 노동자들은 대학들을 찾아 파업 지지를 호소하는 대자보를 부착했는데,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고 지지로 화답하는 대자보가 이어졌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공공부문 파업을 지지해, 일명 ‘성과연봉제 일방 도입 중지법’을 발의했다. 모든 취업규칙 작성 또는 변경 때 노조(노동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의무화하도록 근로기준법 94조를 개정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모든 취업규칙에 적용하도록 하는 부칙도 달아, 이미 공공기관 이사회 등을 통해 취업규칙이 개정됐다 해도 다시 합의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이정미 의원은 더민주당 의원들이 이 법안 개정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파업이 벌어지는 동안 서울시가 산하 공기업 노조들에게 성과연봉제를 일방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약속하자, 강경 입장을 고수한 정부는 떨떠름한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이 투쟁은 고 백남기 농민 부검 추진, 세월호 특조위 종료 등에 항의하는 정치적 운동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 10월 1일 범국민대회와 세월호 집회는 주최 측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로 열렸다. 집회 대열의 다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이었고,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과 청년들도 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거리로 나섰다.

우호적 여론

요컨대 정부와 보수 언론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노동시장 양극화와 청년 실업의 주범인 양 비난했지만, 이는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분위기는 파업 노동자들에게 우호적인 편이다. 정부의 ‘불법’ 공세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한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은 조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 부패한 반노동 정권에 맞선 저항을 고무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자본주의의 동력인 이윤에 타격을 가할 능력을 가진 덕분에, 노동자 투쟁은 계급세력관계를 바꾸는 데 중요한 효과를 낼 수 있다. 1990년대 말 이후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거듭 이런 힘을 보여 주기도 했다. 2013년에는 철도 노동자들의 민영화 반대 파업이 상당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비록 민주노총과 철도노조 지도부가 유약해 승리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지금 노동개악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임금 공격에 맞선 전투가 두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는 동안, 현대차 노동자들도 12년 만에 하루 전면 파업을 벌였다.

노동개악이 가장 잘 조직된 노동자들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정부는 올 초 취업규칙 일방 변경과 쉬운 해고 양대 지침을 발표하면서 강경하게 공격했지만, 여당의 총선 패배 이후 점점 더 심화되는 정치 위기 속에서 공격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조선일보〉가 ‘고임금 투 톱’ 노조가 임금을 올려 달라고 생떼를 쓴다거나 ‘공기업 노동자들이 놀고먹으면서 임금을 받는 것도 비리’라며 맹비난을 퍼붓는 것도 속내는 노동개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전 편집인이 추악한 부패와 비리로 수사 대상이 된 마당에, 이런 비난은 역겹다.

국회가 재가동됐지만,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 폭력, 우병우 게이트, 미르·K스포츠재단 비리, 사드 문제 등 심각한 정치 현안이 박근혜 정부를 계속 괴롭힐 것이다. 

노동운동은 박근혜 정부의 정치 혼란을 이용해 과단성 있게 투쟁을 밀고나가면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단호하게 파업을 유지하며 연대를 확대하자

박근혜 정부는 최근 공공부문 파업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파업의 주축인 철도 노동자들을 위축시키고 다른 사업장에 본보기로 삼기 위해,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형사 고소, 1백45명 직위해제를 단행했다.

정부는 ‘성과연봉제 일방 추진’에 반대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신경질을 부리며, ‘성과연봉제 도입 시기가 늦어지는 서울시 공기업들에 추가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 서울시가 ‘성과연봉제 도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고 밝혔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집요하고 표독스럽기는 해도 지금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정권의 강경 모드는 노동개악 전선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물론 경제 위기가 심각하기 때문에 정부는 만만찮게 공격을 밀어붙일 태세다.

그런 점에서 부산지하철노조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연 파업을 접은 것은 유감이다. 이는 부산지하철에서 성과연봉제를 저지하는 데 어려움을 줄 뿐 아니라, 공공부문 공동 파업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창 파업 분위기가 고조되며 기세가 올라가던 때,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가 파업 중단 수순을 밟은 것도 아쉽다. 이 두 노조는 서울시로부터 ‘일방 추진을 않겠다’고 약속을 받아냈지만, 정부의 강경 대응에서 보듯 서울시 산하 공기업에도 조만간 압박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부문 파업이 성과를 거둬 정부가 일정하게 물러서게 만들지 못한다면 말이다. 

현재 정부가 각개격파에 나서 파업 대열을 약화시키는 것에 맞서 더 이상의 이탈이 없도록 파업 대열을 확고하게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파업 효과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철도공사 사측은 필수유지업무제도와 대체인력 투입도 모자라, 최근 아예 대체인력 신규채용까지 시작했다. 이를 막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파업 효과를 파괴하는 이런 대체인력 투입을 막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효과적으로 투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기층의 토론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더민주당이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을 위해 나서겠다고 하자, 일각에서는 파업을 유지·발전시키기보다 새누리당을 압박해 ‘대화 국면’을 끌어내자고 말한다. 그러나 박근혜의 강경 대응에 맞서 이미 이사회에서 강행 통과된 성과연봉제를 무효화하려면 투쟁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더민주당이 성과연봉제 자체에 반대하지 않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화물연대 

노동자 연대 확대도 매우 중요하다. 마침 화물연대가 10월 10일 파업을 예고한 것은 매우 반갑다. 화물연대도 정부의 법 개악으로 화물 노동자들의 처지가 더 악화되는 것에 반대해 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철도 파업으로 화물 수송률이 반토막 난 상황이라, 정부는 도로 수송을 늘리는 등 비상 대책에 나섰다. 이런 때 화물연대 파업이 결합되면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는 더 커질 것이고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며칠이라도 파업을 앞당긴다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현대차 노동자들은 각자 싸우지만 동시에 싸워 힘을 얻고 있다. 현대차 노동자들은 공공부문 파업에 대한 관심이 높고,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현대차 파업에 반가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처럼 각각의 투쟁은 서로 연결돼 있다. 

지배자들이 노동자 투쟁에 대해 갖은 수단을 동원해 하나의 계급으로 대응하듯, 노동자들도 연대를 강화해 계급투쟁적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