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 ‘군형법 상 ‘추행’죄(군형법 92조의6) 폐지를 위한 1만인 입법청원 운동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 입법청원 운동은 2013년 이후 두 번째로 진행되는 것이다.

군형법 92조의6은 한국판 소도미법(미국 전시법에서 군대 내 동성애를 처벌할 수 있었던 조항. 2003년 위헌 판결)으로 합의에 의한 동성간 성적 접촉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다. 이는 명백한 동성애 차별법이다.(관련 기사: 동성애 처벌법 군형법92조의6 위헌 소송 대리인 한가람 변호사 인터뷰)

지난해 11월,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위원회도 한국 정부에 군형법 92조의6을 폐지하라고 권고하고 1년 뒤 이행 여부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 기한이 고작 한 달이 남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떠한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월 28일 헌법재판소는 군형법 92의6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군의 특수성”을 구실로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간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관련 기사: 동성애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6 합헌 결정 규탄한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군형법 92조의6의 문제점을 낱낱이 폭로했다.

희망을만드는법 한가람 변호사는 군형법 92조의6의 ‘원조’격인 미국 전시법의 ‘소도미’ 조항이 정작 미국에서는 2003년에 이미 위헌 결정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자도 군대에 입대할 수 있으며, 현재 육군장관은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자이다.

또한 군 내에서 이 법을 적용해 이성애자가 동성애자에 대해 성폭력을 가하면 ‘피해자도 즐겼다’는 논리로 피해자를 처벌하고, 이성애자와 동성애자가 성관계를 하면 ‘이성애자가 [동성애를] 즐겼을 리 없다’며 동성애자만 처벌한다고 폭로했다. 이는 한가람 변호사의 말처럼 “군대 내 성소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고 가는 것”이며 “사랑은 유죄라 하고 성폭력은 무죄라 하는 것”과 다름없다.

앰네스티 양은선 이슈 커뮤니케이션팀장은 2011년 유엔인권이사회가 발표한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 금지 결의안에 한국 정부가 찬성표를 던져 놓고도 현재 이를 스스로 위배하는 기만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권순부 의장은 자신의 군 복무 당시, 한 간부가 ‘요즘 군대에는 호모, 뭐 이런 것들도 온다더라. 내가 군 생활 20년 했지만 우리 부대에는 그런 이상한 놈 한 명도 없었다’라며 동성애자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한 것을 술회하며 “이 작은 일화는 한국 군대가 성소수자를 대하는 방식의 어느 한 면을 보여 주는 것”이라 말했다.

또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군대와 정부 같은 국가기관이 내 성적 지향과 존재에 대해 추한 것이라고 판단하며 차별적이고 모욕적으로 대우”하는 것은 더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와 군대를 규탄했다.

이처럼 군형법 92조의6은 명문화된 ‘동성애 차별법’으로 군대 내 동성애자들을 심각하게 억압·차별하고 있다. 이런 법의 존재는 전 사회적인 동성애 혐오·차별을 조장하는 효과를 낸다. 군형법 92조의6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두 달여 동안 대학과 거리에서 군형법 92조의6 폐지를 위한 1만인 입법청원운동이 벌어진다. 함께 동참하자.

▣ 군형법 상 '추행죄' 폐지를 위한 1만인 입법청원운동 동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