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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머리 속에 환경 없다

Q환경비상시국회의와 초록행동단의 활동 취지에 대해 말해 주세요.

환경 운동을 하면서 요즘처럼 이렇게 환경 문제가 많이 제기된 적이 없었어요. 여기 부안에서도 핵폐기장 때문에 정부에 맞서 싸웠죠.
경제회생을 위해 2백30개의 골프장을 새로 건설하겠다고 해서 싸우기도 했구요. 또 며칠 전에는 신고리 핵발전소 1·2호기 실시 승인이 났어요.
이 정부는 환경에 대한 관점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지난해 환경 단체들이 모두 모여 환경비상시국회의를 결성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지역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또 국민들이 이런 생각을 받아들일지 확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전국을 돌며 지역의 환경 문제도 다시 보고 또 지금 상황에 대해 지역에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고 싶었구요.
제 생각엔 그 동안 우리가 참 많은 일들을 컴퓨터 앞에서만 해 온 것 같아요. 또 이슈가 너무 세분화되다 보니까 놓치고 있는 것들도 많았구요.
우리가 서울에서 전국적인 이슈들을 다루고는 있지만 지역에 와 보니 환경 문제는 더 심각했어요. 지역 주민들이 제방 공사나 골프장 건설에 맞서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걸 봤어요. 우리는 골프장 건설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지역에서는 여전히 그 문제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던 거죠.

Q노무현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말해 주세요.

노무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천성산, 새만금 등 자신이 대선에서 개발을 중단시키겠다고 공약을 내건 것들을 뒤집고 있어요. 오죽하면 우리가 지난해 6월 5일에 백지 성명을 냈겠어요. “할말이 없다”는 의미죠.
대통령 후보가 나오고 정책을 발표하고 공약을 제시할 때, 캠프가 만들어지고 할 때 좀더 초기부터 환경에 대한 정책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압력을 더 넣었어야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개발 독재 시절처럼 경제 논리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아요.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 얘기를 꺼내면 “다들 조용히 해, 가만 있어” 이런 식이 된 것 같아요. 환경뿐만 아니라 노동 분야까지 “경제위기다” 하면 꽁꽁 얼어붙게 만든 거죠.

Q초록행동단이 서울에서 출발한 지 벌써 11일이 지났는데 전국 일주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지금 제일 기억나는 건 두 가지에요.
밀양 평촌리에서는 방산업체인 한국화이바가 공장 확장 공사를 한다며 5년째 땅 파서 화강암을 팔아먹고 있어요.
그런데 새벽 4시에도 발파작업을 하는 등 문제를 일으켜 주민들이 항의해서 협약서를 만들었어요.
환경이 오염되면 공사를 중지한다는 내용으로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그 협약서 내용을 다 무시하고 공사하고 있어요.
집회에 가니까 이 회사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협박해서 주민들이 위축됐더라구요. 주눅들어서 다리 밑에 가서 집회를 하자고 하는 거예요.
어찌어찌해서 결국 집회를 했는데 얘기를 들어 보니까 한국화이바가 마치 군부처럼 주민들을 공격하고 있었어요.
이 회사는 방위산업체라고 공사장 근처 통행도 가로막고 사진도 못 찍게 하고 온 동네에 경고성 문구를 깔아 놨어요.
주민들이 대부분 가난하고 힘없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이라고 맘놓고 공격하고 밀양시장은 그걸 용인하고 있었죠.
지리산 구례 사포마을에 갔을 때는 주민들이 지리산 온천랜드 골프장 건설에 맞서 싸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을 주민들이 집회를 하니까 온천랜드는 주민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어요
그 동네에는 30가구가 살고 있고 전부 할머니·할아버지인데, 이런 주민 80명 중 63명에게 7억 2천만 원이나 되는 손배소송을 냈어요.
가두 시위 등으로 지리산 온천랜드의 명예를 훼손해 영업이익을 훼손했다고 말이죠.
60∼70세인 할아버지·할머니들은 난생 처음 소송을 당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어요.
전반적으로 차를 타고 다니는 동안 버스 차창 밖으로 보면 멀쩡한 산하가 한군데도 없었어요.
몇 분에 한 번씩 덤프트럭이나 포크레인이 보여서 나중엔 이걸 세 볼 걸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제방은 콘크리트로 포장을 하고 있고. 마을이 그 위로 지나가는 도로 밑에 묻힌 모양새가 됐구요.
노무현 정부는 건설 경기를 부양해서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건데 나중에 이걸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떠나오기 전에는 비상이다 아니다 했는데 다녀 보니 누구나 비상이라고 인정하고 있어요. 그게 제일 큰 성과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