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저녁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는 안암, 구로, 안산 병원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 의료원 측은 행정직원 등을 동원해 집회 장소인 안암병원 로비를 사전에 봉쇄하려 했다. 화재가 일어난 것도 아닌데 방화셔터까지 내리면서 조합원들의 집결을 막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사측의 방해에 굴하지 않고 방화셔터 안팎에 나눠 앉아 큰 함성과 분노로 대회를 시작했다.

고대의료원 사측은 노동자들의 집회를 막으려고 방화셔터까지 내렸다.

고대의료원 노동자들은 임금피크제 저지, 실질 임금 쟁취, 적정 인력 충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임금단체협상 중이다.

의료원 측은 임단협 안건에 임금피크제를 포함하지 않으면 다른 내용도 교섭할 수 없다며 임금피크제를 강요하고 있다. 지난해 노동조합의 저항으로 유보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다시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홍세나 고대의료원지부장은 의료원 측을 규탄했다.

"사립대병원 중에서 유일하게 임금피크제를 꺼내든 병원이 바로 고대의료원입니다. 고대의료원이 임금피크제를 해야 할 정도로 경영 성과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고대의료원은 매년 10퍼센트 가량의 경영 성장을 보이고 있고 1년새 5백억 원을 적립했습니다. 그럼에도 의료원 측은 인건비 절감 운운하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의료원 측은 임금피크제만 요구했고 교섭은 결국 파행됐습니다. 파행은 분명 사측의 책임입니다. 임금피크제는 임금 깎자는 건데, 그걸 어떻게 노동조합이 받을 수 있습니까!

"저들이 임금피크제를 얘기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임금피크제 거론하면서 임금 인상 최소화하고 임금피크제 도입 전에 [정년에 가까운 노동자들은] 이 병원을 빨리 나가라고 협박하는 것입니다. 사측이 임금피크제 요구를 접지 않는다면 우리는 총파업으로 강력하게 맞설 것입니다!"

파업 중인 노조 두 곳이 이날 집회에 연대하기 위해 참가했다. 철도노조 성북승무지부와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였다. 특히 정신보건지부는 1백여 명의 조합원들이 집회에 참가했다.

최성묵 성북승무지부장은 임금피크제를 꼭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도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복지 축소, 근속승진제 폐지에 임금피크제까지 도입됐습니다. 철도노조는 임금피크제를 막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임금피크제를 막으셔야 합니다. […] 저는 노동자들이 자기를 지키고 싸우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도 더 좋은 조건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싸우고 있습니다. 고대의료원지부 여러분이 임금피크제를 막아내시고, 전체 노동자의 임금 조건이 개악되고 근로조건이 나빠지는 것을 투쟁으로 막아내면 좋겠습니다."

연대 발언을 하는 철도노조 최성묵 성북승무지부장

고대의료원은 1천8백억 원의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다. 그러나 의료원 측은 병원 사정이 좋지 않다며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인건비를 삭감하려 한다.

고대의료원지부는 17일부터 21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10월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임금피크제로 경제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의료원 측에 맞서 싸우는 고대의료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