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핸드폰 갤럭시 노트7에서 폭발 사고 수백 건이 벌어진 끝에 판매가 중단됐다. 이 일로 삼성전자는 기회손실까지 따져 7조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삼성은 폭발 사고 초기에 배터리 결함이라며 제품을 리콜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 했다. 그러나 배터리를 교체한 제품에서도 발화·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해외 통신사와 판매업자들이 판매를 중단하자, 삼성도 어쩔 수 없이 판매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발은 갤럭시 노트7에 들어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일어났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는 2차 전지이지만, 열이나 큰 충격을 받으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2010년 UPS 화물항공기가 화물칸에 실린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로 추락했다. 2011년 제주 해상에서 추락한 아시아나 747 화물기도 리튬이온배터리 사고로 추정된다. 비행기 탑승 시 위탁수화물 금지 목록에 핸드폰 보조배터리가 있는 것도 화재 위험 때문이다.

따라서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는 기업들로서는 배터리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이번 사고는 삼성전자가 애플, 화웨이 등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 때문에 갤럭시 노트7의 안정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고 급하게 시장에 내놓아 벌어진 일로 보인다.

애플이 아이폰6을 출시한 2014년 4분기에 삼성은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애플에게 내줬다. 2015년에 다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점유율은 전해에 비해 1.9퍼센트 낮은 수치였다. 같은 시기 애플은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고, 중국 화웨이의 점유율은 5.7퍼센트에서 7.4퍼센트로 증가했다. 2014년까지 중국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던 삼성은 2015년부터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순이익은 더 줄었다. 2015년 1분기에 삼성 점유율 24.4퍼센트였지만, 출하량은 전년 대비 6.2퍼센트 감소했고, 순이익은 39퍼센트나 폭락했다.

더구나 최근 몇 년간 애플 신제품이 출시되는 하반기에 삼성전자의 휴대폰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2015년에 갤럭시 노트5를 아이폰6S보다 한발 빨리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는 수법을 썼다.

이번에도 삼성은 애플 신제품 아이폰7이 나오기 전에 노트7을 최대한 많이 팔아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 했다. “삼성의 2016년 모토는 ‘선점’이다” 하는 말까지 나왔다. 하루라도 빨리 출시하는 것이 이윤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생각에 안전성 검증은 후순위로 밀렸을 법하다.

한국 정부도 삼성전자의 이익을 지키는 것에만 몰두했다. 안전입증시험은 배터리 제품사양에서 허용한 충전 온도 범위 내 안전성을 제대로 입증하지 않은 채 부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폭발 때문에 해외에서 비행기 객실 내 반입 금지 결정이 내려지고 있을 때, 국토부는 “삼성전자 측 설명을 들어보니 기내 반입을 금지할 필요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방치했다.

주류 언론은 삼성의 “글로벌 문화와는 동떨어진 조직문화, 관료주의 의사결정” 등을 탓하지만, 이런 사고는 삼성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글로벌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 HP는 2009~11년까지 노트북 배터리를 30만 대 리콜했고, 소니에너지디바이스도 2006년 배터리 9백60만 개를 리콜했다. 노키아도 2008년 휴대폰 배터리 리콜로 1조 원 이상이 들었다.

제조업체들이 제품의 완결성이나 안전보다 시장 점유율, 원가 절감, 대용량 배터리 경쟁에 돌입하면서 폭발·발화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개별 기업의 부도덕 때문에 벌어지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다. 경쟁에서 승리해야만 살아남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경쟁과 이윤이 문제가 아니라면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정성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할 수도 있다.

또 개별 기업들이 이윤을 위해 독점하고 있는 배터리에 대한 특허들 – 고체전해질로 된 2차 전지 특허는 토요타가 24건(10.9퍼센트), 히타치 10건(4.6퍼센트), 쏘니 8건(3.7퍼센트), LG화학 7건(3.2퍼센트) – 을 개별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유롭게 공유하고 함께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경쟁과 이윤을 우선하는 자본주의에서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