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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성북승무 · 성북열차지부 대체인력 규탄 집회:
“대체인력 특전사는 부대로, 학생은 학교로, 퇴직자는 집으로!”

10월 31일 오전 철도 성북승무사업소 앞에서 열린 대체인력 투입 규탄 집회 ⓒ백은진

10월 31일 아침 7시,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성북승무사업소 앞에 철도노조 성북승무지부와 성북열차지부 조합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정의당 성북구·도봉구·노원구위원회와 노원공동행동, 민주노총 서울본부 북부지구협의회, 노동자연대 북부지회, 노동자연대 고려대 모임 등이 함께했고, 철도민영화 저지 북부대책위가 연대 대열을 모으는 구심 구실을 했다.

성북승무사업소 앞에서 전체 1백여 명이 대체인력 투입 규탄 집회를 열었다.

최근 차량 지부와 서울기관차지부, 청량리기관차지부 등이 대체인력 투입 규탄 집회를 열었는데, 성북 사업소 앞에서도 대체인력 투입 규탄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승무지부와 열차지부가 연합해서 조직한 집회였고, 연대단체들이 많이 참가했다.

특히, 파업 중인 철도 노동자들은 주말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의 포문을 열었던 주역들인데, 그 영향 덕분에 이 집회 역시 시종일관 활기찼다.

이혜숙 성북열차지부장이 “투쟁으로 특전사를 반드시 부대로 돌려보내자”며 우렁차게 포문을 열었다.

대체인력을 규탄하는 조합원들의 연설은 큰 박수를 받았다.

“군이 ‘사회재난’을 이유로 투입됐다면, 하루 20만 원, 40만 원 받아 가야 합니까? 파업을 파괴하기 위해 ‘알바’ 하러 온 것일 뿐입니다. 더 강력한 투쟁으로 군 인력을 부대로 보내고, 앞으로 군대 인력이 우리 사업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대처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군인들에게 지급된 돈도 환수해야 합니다.”

“대체근로에 투입된 철도 관련 학과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최소한의 삶의 질을 누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면 여러분의 행동을 부끄러워하십시오. 철도 관련 퇴직자들에게 묻습니다. 단 돈 몇 푼에 후배들의 존경과 바꿀 만하다면 떳떳하게 근무하십시오. 그러나 후배들에게 부끄럽다면 지금이라도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한 열차지부 조합원은 박근혜와 최순실 게이트를 비난하며 발언했다.

“최순실의 신발장에는 수백만 원짜리 명품 구두가 즐비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로지 내 직장에서 동료들과 열심히 일하며 명예롭게 정년을 맞이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의 인격을 짓밟는 것을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사측은 즉시 노사협의장에 나와서 성과연봉제 폐지에 서명하기 바랍니다.”

최성묵 성북승무지부장은 대체인력 투입을 규탄하고, 사측의 조합원 협박을 폭로하며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사측은 불법 대체인력을 투입해서 파업을 파괴하려 합니다. 게다가 최근 사업소장은 파업 집회 무대에 올랐던 조합원에게 철도 감사실에서 보고 있으니 그러지 말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 간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항의방문을 가도록 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필공조합원들은 미필 조합원들과 연대단체를 믿고 전혀 위축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른 아침에 함께 한 연대 단체들도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표명했다.

정의당 윤오 도봉구위원장은 “토요일 촛불집회에서 뜨거운 열기를 느꼈는데,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이 가장 큰 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며 철도 파업을 지지했다.

노동자연대 북부지회 김광일은 “철도 파업에 투입된 대체인력은 철수 해야 하고 대체가 필요한 곳은 청와대와 코레일 사장”이라며 철도 파업을 지지하고 연대할 것을 밝혔다.

성북승무사업소 게시판에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자들에게 호소하는 메세지가 붙어있다. ⓒ백은진

국방부 앞 대체인력 투입 규탄 집회

이날 오후 국방부 앞에서도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가 특전사 대체인력 투입 규탄 집회를 열었다. 1천여 명이 참가한 이 집회에서 노동자들은 특전사를 대체인력으로 투입하고 있는 국방부를 규탄했다. 박종선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은 “재난안전법에 따르면 철도에 재난이 발생해야 특전사를 투입할 수 있는데, 정당한 파업이 재난인가?” 하며 특전사 투입이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철도노조 허병권 운전국장은 “파업 기간인 9월 27일부터 10월 23일까지 발생한 공식 사고 건수는 43건으로 올해 전체 사고 건수의 19퍼센트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철도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특전사를 비롯한 철도 대체인력 투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대체인력 투입은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파업 파괴 구실을 하고 있다.

대체인력에 반대하는 항의 행동을 더 확대해 가며 대체인력을 실제 몰아내는 투쟁으로 나아간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10월 31일 국방부 앞에서 열린 대체인력 투입 규탄 집회 ⓒ김광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