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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보건의료인 시국 선언을 받으며:
박근혜 퇴진에 대한 광범한 지지를 확인하다

나는 지방의 한 대형 병원에서 일하는 치과의사다.

얼마 전, 경찰의 살인 물대포에 맞고 사경을 헤매다 돌아가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로 주장하는 백선하 교수, 강제로 부검을 시행하려는 경찰을 보며 나는 의료인으로서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분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최순실이라는 자가 단지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한 것이다. 게다가 미르재단을 대가로 한 재벌들의 거래가 박근혜 정부의 의료 영리화 정책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나의 삶을 좌지우지해 왔다는 것이 너무 역겹다.

나는 박근혜의 퇴진을 요구하는 운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병원에서 일하는 보건의료인들과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보건의료인 시국 선언에 참가할 것을 제안했다.

병원의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사무실에도 방문해 시국 선언 인쇄물을 배포했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참가하겠다", "박근혜는 퇴진해야 한다" 하며 기꺼이 제안에 응했다.

심지어 자발적으로 자기 지인들에게 시국 선언을 제안하는 동료도 있었다. 몇 시간 안에 40명이넘는 사람들이 시국 선언에 참여했다. 박근혜 퇴진을 바라는 보건의료인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인한 것이다.

어떤 보건의료 노동자는 "거리 시위, 시국 선언을 넘어서 모든 사람들이 일을 멈추고 박근혜 퇴진을 요구해야 한다" 하고 말했다.

나 역시 박근혜를 퇴진시키기 위해 거리의 행동과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의 파업이 결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패한 국가기관들과 새누리당, 무능한 야당이 합작하여 이번 사건의 진실을 묻어버리기 전에 평범한 사람들의 강력한 힘을 보여 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