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줄기세포 환상,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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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가 이처럼 관심을 받은 적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 최순실, 김기춘 등 현 국정농단의 주모자들이 줄줄이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문제의 ‘7시간’ 동안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사실 박근혜가 그 시간에 줄기세포 치료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문제는 적지 않다.
과연 합법적인 줄기세포 치료였는가?
현재 한국에서 심근경색·무릎연골손상·크론병·루게릭병 이 네 가지 경우 외에는 허가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가 없다. 이것도 전 세계에서 한국만 허가해 준 것이고, 줄기세포 연구의 메카인 미국에서조차 허가한 것이 없다. 인터넷에는 한국 식약처에서 허가 안 해 준 줄기세포 치료제를 일본에서는 허가 받았다는 얘기가 떠도는데, 잘못된 정보다. 정식판매가 아니라 지정된 병원에서만 시범적으로 해 볼 수 있는 허가를 받았을 뿐이다. 부자들이 미용과 정력을 위해 맞는다는 지방줄기세포도 세포 수를 늘리기 위해 배양을 하면 불법이다. 줄기세포 특성상 배양 과정에서 암세포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최순실, 김기춘이 어떤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는지 모르겠으나 불법 여부를 명확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줄기세포 업체들을 위한 특혜
만약 대통령이 불법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면 그 자체로도 큰 문제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신의료기술 평가간소화, 임상시험 규제완화 등 줄기세포와 관련된 온갖 장벽을 허물어 준 그간의 작업들이 박근혜·최순실의 농단과 결코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박근혜와 관련이 있다고 거론되는 줄기세포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줄기세포 사태의 뿌리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줄기세포에 대한 거품을 제거하지 않으면 정작 서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데 있다. 불법·편법 줄기세포 치료를 받는 데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든다. 난치병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이 줄기세포 업체들의 과장 광고에 속아 집까지 팔아가며 이 치료를 받았다. 박근혜-최순실이 다녔다는 RNL 바이오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뇌경색, 파킨슨병, 버거씨병, 자가면역질환에 효과가 있다며 환자들을 일본과 중국으로 데려가 줄기세포를 주입했다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서민들은 생활고로 주름살이 늘고 견디다 못해 자살까지 택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의 주름살은 펴져만 가고 VIP들은 불로장생을 꿈꾸고 있다.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가는 사람들이 늘어만 가는데 그들은 그 비싼 줄기세포 치료도 무상으로 받았다. 이번 기회에 모든 적폐를 드러내 바로 잡아야 한다. 결코 줄기세포 연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황우석 사태에서 보았듯이, 잘못된 거품을 제거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줄기세포 연구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결국 그 모든 피해는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과 서민들에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