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고려대 학생들이 본관 점거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미래융합대학’ 설립과 학사 제도 개정안 철회를 요구한다.

미래융합대학은 정부가 추진한 ‘프라임 사업’에 발맞춰 추진한 것이다. ‘프라임 사업’은 “산업(기업) 수요”에 맞게 학과구조와 교육과정을 개편하도록 종용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고려대는 ‘프라임 사업’에 최종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미래융합대학을 설립해 자체 구조조정에 나서려 한다.

설립안을 보면, 미래융합대학은 삼성·SK 등 대기업과 “파트너 협정”을 맺고 기업 인사들을 전임교수로 초빙할 수 있다.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하도록 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미래융합대 추진위원회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과의 연계 강화는 대학을 기업 이윤 추구를 뒷받침하는 기관으로 전락시킨다. 연구 결과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왜곡되기 십상이다. 호서대의 한 교수가 옥시에게 연구비(와 뒷돈)를 받아 가습기 살균제에 유독성이 없다는 거짓 실험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최근의 사례다.

학생들은 협소하고 실용적인 커리큘럼 중심의 ‘학문’을 배우게 된다.

이윤 논리는 대학이 기업처럼 되도록 부추겨 왔다. 고려대 투쟁의 배경에는 그동안 이윤을 위해 장학금 등 학생들의 필요는 무시한 학교 당국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고려대 당국은 미래융합대 정원 확보를 위해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이처럼 대학 구조조정은 학내 민주주의도 훼손한다.

박근혜의 대학 구조조정은 곳곳에서 반발에 부딪혔다. 올해 이화여대 학생들의 투쟁이 대표적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산학협력 선도 캠퍼스’ 시흥캠퍼스 설립에 맞서 50일 가까이 본부를 점거 중이다. 고려대 점거 투쟁은 이 투쟁들과 맥을 같이 한다.

고려대 학생들은 박근혜 퇴진 운동과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사퇴를 보고 큰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학생들은 ‘우리 투쟁이 다른 대학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하고 말한다.

박근혜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은 각 대학에서 추진돼 온 박근혜식 정책에 맞설 좋은 기회다. 이런 투쟁은 박근혜 퇴진 운동을 기층에서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고려대 본관 점거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