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신문 ‘내 생각에…’ 꼭지에 실린 백승민 씨 글에 동의하면서 다만 한 구절에 대해 보충하고 싶다. “왜 종교를 갖는 사람들의 숫자는 늘어만 가는가?”   이 구절은 자칫 종교의 영향력이 더 강력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매우 의미 있는 변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의 종교 활동 참여 인구는 2003년 53.6퍼센트로 1999년보다 0.3퍼센트 늘었다. 늘고는 있지만 증가율 자체는 감소 추세다. 그리고 종교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종교인구 비율이 1994년 13.8퍼센트, 1999년 18.2퍼센트, 2003년 18.8퍼센트로 늘어나고 있다. 중요한 생활 관심사에 대한 조사에서도 경제, 건강이 각각 70퍼센트 정도, 종교는 3.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통계청).

BBC와 KBS가 공동 제작한 특집 프로그램 〈세계는 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보면 조사 참여국 10개 나라 중에서 “당신은 항상 신을 믿는가?”라는 질문에 단지 31퍼센트의 한국인이 “그렇다”고 대답해 꼴찌를 기록했다.

이런 특징들은 세계적이다.

종교인구의 고령화나 교회의 공동화 현상은 유럽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영국과 프랑스는 전체 인구의 10퍼센트 미만이 한 달에 1회 이상 성당이나 교회에 간다. 북유럽 ‘복지국가’는 3퍼센트도 안 된다. 사회가 민주적이고 다원적일수록 성평등이 진전될수록 젊은 세대가 불만에 대한 급진적 대안을 찾을수록 종교의 영향력은 줄어든다.

정반대로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는 종교인구가 압도적이고 열성 정도도 매우 높다. 특집 프로그램에서 나이지리아, 인도는 각각 종교인구의 95퍼센트, 90퍼센트가 “신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은 종교인구의 단지 12퍼센트가 그렇게 답했다. 가난할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사회가 비민주적일수록, 전쟁이 잦을수록 종교의 영향력이 강력하다. 그리고 모든 나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그렇다.

이런 사실들은 마르크스주의의 종교에 대한 입장과  백승민 씨의 글을 더 풍부하게 입증한다.

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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