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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박근혜 즉각 퇴진” 동맹휴업에 1천5백 명 집결
2003년 이라크 전쟁 반대 동맹휴업 이후 최대 규모

서울대 본부 앞 잔디밭에 모인 학생들. ⓒ이시헌
ⓒ사진 제공 강유진

11월 30일 ‘박근혜 퇴진! 서울대 동맹휴업’이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서울대 학생 1천5백 명은 강의실이 아니라 본부 앞 잔디밭으로 모였다.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동맹휴업에 1천5백 명이 참여한 것은 2003년 이라크 전쟁 반대 동맹휴업 이후 최대 규모다.

동맹휴업에 대한 지지는 매우 뜨거웠다. 동맹휴업 전까지 25개 과‍·‍반 학생회가 동맹휴업 참가를 호소하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11월 28일 비정규직 강사들도 학내 곳곳에 “학생들의 동맹휴업을 지지한다”는 대자보를 부착했다.

많은 교수들이 휴강을 하거나 출결을 확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총학생회에 집계된 것만, 38개 수업이 휴강됐다. 10개 수업에서는 출결 확인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전 과목을 휴강하는 과도 있었다.

학생들은 결의문에서 “3차대국민 담화는 또다시 우리를 분노케 했다”면서 “반국가 범죄자 박근혜는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격이 없다. 우리는 그 어떤 정략적인 꼼수도 용납할 수 없다. 촛불민심은 오직 ‘즉각 퇴진’”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은 탄핵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우리의 손으로” 박근혜를 “단죄”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여야 정치인들이 주도하여 박근혜에게 수개월의 긴 시간을 허락하며 최종 결정권마저 몇몇 헌재 재판관에게 위임하는 탄핵은 즉각 퇴진이라는 국민의 큰 뜻을 실현할 수 없다 … 우리의 손으로 박근혜를 분명하게 단죄하고 국민 주권 회복을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집회에서 서울대학교 민주화교수협의회 박배균 교수는 “동맹휴업을 지지한다”며 "지금 여러분의 교육 현장은 강의실이 아니라 거리이고 여러분들의 교재는 교과서 논문이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의 목소리이고 촛불"이라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학생들은 친기업적 시흥캠퍼스 설립 철회를 요구하며 53일째 본부를 점거 중이다. 이날 집회에는 본부점거본부장 윤민정 학생도 발언했다. 윤민정 학생은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 ”개혁”이 대학 교육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폭로하며, “시흥캠퍼스가 지어지면 원하는 학문을 공부할 수 없고”, 시흥캠퍼스 운영 비용이 “등록금[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흥캠퍼스 철회시키기 위해 “끈질기게 싸워 나가자”고 호소했다. 시흥캠퍼스 반대 투쟁은 박근혜가 추진해 온 기업 중심의 대학 교육 개편 시도를 현장에서 저지하려는 투쟁이라는 점에서 박근혜 퇴진 투쟁의 일부다.

학생들은 학내 집회를 연 후 서울대입구역까지 함께 행진했고, 광화문 앞 촛불 집회와 행진에도 참가했다.(이날 법원은 공식 행진이 마무리 된 뒤에야 청운동사무소 앞까지의 야간 행진을 허가했는데, 서울대 학생들은 집에 가던 길을 되돌아 와서 청운동사무소 앞까지 함께 행진했다.)

김보미 총학생회장은 “주말이고 평일이고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꼼수로 점철된 박근혜의 대국민담화는 사람들을 더 화나게 만들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은 12월 3일에도 대거 모이자고 했다.

‘주말이건 평일이건’ 거리에 나서고, 작업장과 학교에서 박근혜표 정책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 박근혜 퇴진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결의문

국정을 농단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반국가사범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11월 12일, 19일, 26일 수백만의 촛불이 모였다. 대통령으로서의 권한과 책무를 위법하게 최순실에게 이양하고 분점한 박근혜에 대한 분노는 분명했다. 국정을 농단하고 기초적인 민주주의를 파괴한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단 하나, “퇴진”이었다. 국민은 범죄자를 몰아내고 민주질서를 회복할 것을 외쳤다.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이 국가 권력을 제 멋대로 사유화하고 정치, 외교, 통일, 국방, 경제, 사회, 문화 어느 한 분야 빠짐없이 마구 손대 이게 나라인지도 모를 만큼 모든 걸 망쳐놓은 지금 상황을 이 나라의 진짜 주인인 국민들이 투쟁을 통해 바로잡을 것임을 세상에 선포했다.

그러나 박근혜는 지금까지의 폭정을 반성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하야하기는커녕, 청와대에서 ‘농성’을 벌이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수십 건의 주요 문건 유출을 비롯하여 검찰에서도 이미 인정한 국정농단과, “세월호 7시간” 등 계속해서 드러나는 진실을 부인했다. 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를 거부했다. 국정 혼란, 헌정 파괴의 장본인이 공백 최소화와 안정을 운운하며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과 한국사 국정교과서는 우격다짐으로 강행했다. 이 정도면 지지율이 0으로 수렴하는 자격 없는 정권의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대답은 주말마다 계속되는 수백만의 박근혜 퇴진 투쟁이었다.

박근혜를 주권자인 국민의 힘으로 퇴진시키는 데에 온 힘을 모아야 할 때다. 29일의 소위 3차대국민담화는 또다시 우리를 분노케 했다. 반국가 범죄자 박근혜는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격이 없다. 우리는 그 어떤 정략적인 꼼수도 용납할 수 없다. 촛불민심은 오직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이 주도하여 박근혜에게 수개월의 긴 시간을 허락하며 최종 결정권마저 몇몇 헌재 재판관에게 위임하는 탄핵은 즉각 퇴진이라는 국민의 큰 뜻을 실현할 수 없다. 반헌법 범죄자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운운하는 것은 야합일 뿐이다. 우리의 손으로 박근혜를 분명하게 단죄하고 국민 주권 회복을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에 적극 협조한 김기춘, 우병우 같은 소위 서울대 졸업생들을 보는 우리의 마음은 부끄럽고 쓰리다. 분노를 담아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협조한 그들을 서울대인의 자리에서 퇴출한다. 서울대의 자랑스러운 전통은 ‘민주화의 길’에서 후배들을 지켜보는 17인 선배 열사들의 반독재 민주화 투쟁 정신에 있다.

2016년, 역사에 흔히 없는 이 중요한 순간을 우리 서울대생들은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이곳에 모인 우리의 선택은 확고하다. 지금 이 순간의 역사는 투쟁으로 발전하며, 이것은 진리이다. 노동자들이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농민들이 트랙터와 함께 상경 투쟁을 벌였다. 이제 대학생들의 차례다. 앞으로 이어질 박근혜 퇴진 투쟁의 현장에서 서울대의 깃발을 높이 들고 모든 힘을 다해 싸우자. 바로 오늘, 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행동 동맹휴업으로 박근혜 정권 퇴진의 길에 앞장서자. 바람이 불어 촛불은 더욱 거세다. 이제 우리가 횃불이 되어 더 세차게 타오르자. 박근혜 퇴진을 이룩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우리들 젊은 대열을 정비하고 당당하게 전진하자.

서울대도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에 함께 나서자!

12월 3일 국민의 힘으로 박근혜를 몰아내자!

박근혜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즉각 물러나라!

2016년 11월 30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서울대 동맹휴업 참가자 일동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발언하는 김보미 총학생회장. ⓒ사진 제공 박하순
ⓒ이시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