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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중국 경제

올해 중국 경제는 3분기 연속 성장률 6.7퍼센트를 기록하며 경기 둔화세를 뚜렷하게 보여 주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6퍼센트대로 추락한 것은 26년 만의 일이다(1990년 3.8퍼센트). 더욱이 중국 최고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경제시스템실의 러우펑 주임은 내년 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은 6.5퍼센트로 예상했다.

올해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주요 도시들의 주택가격이 급등했고, 신규 분양 실적이 지난해에 견줘 좋아졌다. 그런데도 3분기 성장률이 6.7퍼센트를 기록한 것은 산업 투자와 생산이 그만큼 침체돼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올해 9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대비 6.1퍼센트밖에 증가하지 않았는데, 3년 전(15퍼센트)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기업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지난해 10퍼센트대에서 올해 8퍼센트로 떨어졌다. 국유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들의 투자 증가율은 2.5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는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몇 년 동안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펼쳤지만 부동산 경기의 반짝 호황 외에는 별 효과가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윤율이 낮아 시중에 돈을 풀어도 산업생산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 기업 인수·합병과 부동산 매입을 선호한다.

11월 30일자 〈파이낸셜 타임스〉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5조 1천억 위안(8백65조 원)에 이른다. 반대로 중국으로 유입된 자금은 3조 1천억 위안에 그쳤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1백억 달러를 초과하는 해외 투자나 10억 달러 이상의 부동산 매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놨다. 수백조 원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위안화 가치가 연일 추락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수출 경쟁력 회복을 기뻐하기보다는 자본 유출을 더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과잉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도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진핑은 철강·조선·화학·석탄 등 생산 설비가 과잉인 부문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공공부문 인프라 투자는 내년에 더 축소될 전망이다.

경기 둔화와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의 불만이 증대하고 있다. 우한철강 노동자 수백 명이 쥐꼬리만 한 해고 보상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랴오닝성 푸신의 청허먼 광산에서는 일방적 생산 설비 축소에 항의하는 노동자 수백 명이 성정부 청사까지 행진하는 등 항의 시위를 몇 달째 이어가고 있다. 중국 노동자들의 저항도 증대하지만 이에 맞선 지배자들의 탄압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둔화는 중국에 원자재와 중간재를 공급하는 동아시아 많은 나라의 경기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중국처럼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