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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은 과연 시민의 발인가?

지하철공사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의 건강은 나 몰라라 하며 지하철을 운행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건강은 아예 뒷전이다. 몇 주 전 모방송사의 한 프로그램은 지하철 환경오염 실태를 낱낱이 드러냈다. 충격적인 것은 지하철 노동자의 대부분이 폐에 큰 질병을 갖고도 여전히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하철공사가 자체적으로 ‘지하철 환경 실태 및 공기오염 실태 조사’를 해 지하철 공기오염이 심각한 것을 알고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채 이 자료를 50부만 찍어 관리해 온 것이 드러났다.

지하철 플랫폼에 떠다니는 먼지의 70퍼센트가 철이라는 게 실험을 통해 나타났고 출근시간 4호선 서울역∼미아삼거리 구간 하행선에서 이산화탄소가 3천99ppm이 검출되는 등 전동차 안 공기 상태가 매우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천∼2천 ppm이면 건강한 사람도 두통, 고혈압,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지난해 서울지하철공사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호선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평균 2천22ppm에 이르러 가장 안 좋았고, 4호선 1천7백59ppm, 3호선 1천6백44ppm, 1호선 1천4백69ppm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정부는 고작 내년에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수단 안의 공기에 대한 종합적 실태 조사를 거쳐, 권고 기준을 정하고 관리지침서를 제작·배포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힌 게 전부다.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은 뒤로 한 채 이윤에만 혈안이 돼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지하철 공기 오염이 더욱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그로 인해 병들어 가는 것은 노동자와 서민, 돈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한 전문가에 따르면 지하철 환풍기가 지면으로부터 최소 1 ∼ 1.5m는 올라와 있어야 도로 위의 타이어 마모 먼지나 각종 쓰레기가 지하철 환기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현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이런 간단한 조치도 쉽지 않다.

김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