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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
전면 파업과 지지 확대로 집단해고를 철회시키다

집단 해고에 맞서 투쟁해 온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 예정일인 12월 31일을 하루 앞두고 전원 고용승계를 따냈다. 사측은 이미 지난달 4개 업체 노동자 3백69명에게 해고를 통보했지만, 이를 무로 돌리며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해고 통보를 받았던 3백69명 전원이 고용을 보장 받았고, 그동안 일한 근속과 노동조건도 모두 유지하기로 했다. 투쟁 과정에서 생긴 고소·고발도 모두 철회됐다. 단, 고소·고발된 5명은 한 달 뒤인 2월 1일자로 고용승계 된다.

이번 승리는 무엇보다 노동자들 자신의 단호한 투쟁이 낳은 성과다. 비정규직지회는 사측의 해고 시도에 맞서 부분 파업과 농성 등을 진행해 왔고, 특히 지난 2주간 전면 파업을 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입혔다.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파업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라인에서는 평상시의 30퍼센트 정도밖에 생산이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사측에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이다. 특히 한국지엠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스파크는 올해 경차 시장에서 기아차 모닝과 판매 1위를 다투며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하반기 신형 스파크 모델을 출시한 한국지엠은 올해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판매량을 늘렸다. 한국지엠은 지난 몇 년간 부평·군산 공장에서 물량 축소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전반적 위기를 겪고 있지만, 스파크 등 일부 차종은 틈새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계속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투쟁 승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결코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도 잘 보여 준다. 일각에선 ‘비정규직은 생산에서 부차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불안정한 존재이므로 파업과 같은 고전적 방식으로는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은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고 생산을 멈춰 세울 힘이 있다.

한편, 비정규직지회가 정규직·비정규직을 이간질해 투쟁을 고립시키려는 사측에 맞서 정규직·사무직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호소한 것도 투쟁 승리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정규직노조 집행부가 비정규직지회의 ‘투쟁 일변도’를 비판하기는 했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전원 고용·근속·노동조건 승계 요구를 사측에게 수용하도록 촉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는 지금도 고용불안에 떨고 있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일 것이다.

노동자들은 서울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 집회 연단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12월 31일 집회 때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승리 소식이 전해졌을 때에도 집회 참가자들은 커다란 환호를 보냈다. 이번 투쟁은 박근혜 정부와 지배자들의 위기를 이용해 단호하게 싸우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