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회포럼 개막식 날 약 20만 명이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중심가를 행진했다. 이 날 시위의 규모와 열정은 지난 5년간 반신자유주의·반전 운동이 성장했음을 명백히 보여 줬다.

에콰도르와 볼리비아의 원주민, 상파울루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온 노동조합 활동가, 온실가스에 의한 환경 파괴에 반대하는 사람, 아프리카의 외채 반대 운동, 여성 단체, 게이와 레즈비언 단체 등 엄청나게 다양한 집단과 단일쟁점 운동단체 들이 다시 한번 한 자리에 모였다.

지금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논쟁 거리가 많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에콰도르·볼리비아·아르헨티나의 신자유주의 정부를 타도하고,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정부의 개혁에 반대하는 우익 쿠데타를 저지했던 아래로부터의 대중 행동이 있었다. 브라질에서는 룰라 대통령의 노동자당(PT) 정부가 불과 2년 전에 한 약속을 깨고 연금 권리를 공격했고, 은행 노동자들의 처절한 파업 투쟁 때 사용자들을 지지했다.

불행히도, 이러한 쟁점을 둘러싼 분위기는 1년 전 뭄바이 세계사회포럼 때와는 많이 달랐다.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은 아룬다티 로이 같은 연사들이 이라크와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미국 제국의 전쟁을 비난하면서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포르투 알레그레 세계사회포럼의 주요 조직자들은 룰라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같은 총괄과 확산을 피하는 방식으로 포럼을 조직했다.

토론회들은 특정한 쟁점이나 캠페인에서 활동적인 사람이 다른 곳에서 활동적인 사람과 접촉할 수 없게끔 조직됐다.

세계사회포럼의 첫번째 대규모 집회에서 룰라가 주요 연사로 부각됐다. 그는 세계 빈곤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브라질에서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상 연설의 대부분은 좌파의 비판으로부터 자기 정부를 옹호하는 데 할애됐다. 그리고 그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으로 날아가서 세계 빈곤에 책임이 있는 억만장자, 금융업자, 정부 지도자 들과 어울렸다.

처음에 세계사회포럼 건설을 도왔던 브라질 사회학자 에미르 사데르는 “주제와 토론의 파편화”에 반대하면서 “이번 세계사회포럼은 부차적 쟁점을 강조한 반면, 이라크 전쟁과 제국적 패권에 저항하는 투쟁이라는 현재 가장 중요한 쟁점에 대해서는 주목할 만한 토론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다수 풀뿌리 단체와 젊은 활동가들은 이 쟁점을 핵심 문제로 생각했다. 세계사회포럼 장소를 걷다 보면 붉은 깃발, 체 게바라 티셔츠, 부시의 이라크 침략에 반대하는 펼침막, 한국의 ‘다함께’가 제작한 3·19∼20일 국제 공동 반전 행동의 날을 호소하는 리플릿을 계속 볼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Nao a la guerra”(전쟁 반대), “Bush, Blair Assassinos”(부시·블레어 살인자)와 “Viva, viva, Palestine”(팔레스타인 만세) 등의 구호에 열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리고 세계사회포럼과 나란히 열린 사회운동 총회에서는 3월 19∼20일을 국제 공동 반전 행동의 날로 하자는 런던 유럽사회포럼과 인도·레바논 반전회의의 호소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