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 전인 1917년 러시아 혁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회를 낳았다. 본지는 올 한 해 러시아 혁명을 주제로 한 기사를 꾸준히 번역 연재하려고 한다.


러시아 혁명은 제1차세계대전이 야기한 살육과 혼란, 그 한가운데에서 일어났다. 전쟁으로 2백50만 명에 이르는 러시아인이 사망했으며 5백만 명이 부상당했다.

병사들의 상태는 정말이지 끔찍했다.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이 썼다. “군대에 무기는 고사하고 병사들이 신을 신발조차 없다는 것이 이내 드러났다.”

훈련도 받지 못한 병사들이 무기와 탄약도 없이 전장에 투입됐다. 러시아군은 계속된 패배로 사기가 떨어졌다.

상관의 명령을 거부하고 우애를 다지는 러시아와 독일 병사들. 1917년.

그러나 전쟁터에서 쓰라린 경험을 겪으며 병사들의 생각도 변했다.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이 썼다. “장관, 의원, 장군, 기자들이 ‘전쟁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자’고 한목소리로 외치면 병사들은 참호 속에서 이렇게 생각했다. ‘물론 저들은 전쟁을 위해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바치고 싶겠지. [자신들의 피가 아닌] 나의 피니까 말야.’”

한 비밀 정보원은, 군대 안에 “반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인자들이 가득하다”고 보고했다.

한편, 전쟁이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면서 러시아의 평범한 사람들은 굶주림과 추위로 고통을 겪었다.

다수 농기계와 각종 장비는 보수가 필요한 상태였다. 러시아는 상품과 원자재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였는데, 전쟁으로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원자재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공장 생산이 타격을 받았다.

작가 아서 랜섬은 당시 러시아가 포위 당한 채 외부 원조를 받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묘사했다. 그는 “1915년 러시아 마을의 주민들은 굶주리기 시작했다”고 썼다.

전쟁 기간에 국민소득은 3분의 1이나 떨어졌다. 정부가 전쟁 자금을 대기 위해 돈을 빌리고 화폐를 찍어 내면서 물가는 치솟았다.

모스크바에서는 전쟁이 벌이지고 2년[1914~15년] 만에 물가가 두 배로 올랐고, 1917년 초에는 1년 전보다 물가가 세 배로 뛰었다.

식량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농촌의 토지 소유주들(쿨락)이 곡식을 몰래 빼돌려 식량 가격 상승을 더한층 부채질했다.

1916년에 보통의 노동자가 하루 평균 섭취한 음식은 2백~3백 그램 정도였다. 1917년에는 하루 배급량을 빵 4백50그램으로 제한했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 끔찍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전쟁 때문에 러시아의 수송 체계에 부담이 가중되면서 경제가 마비됐다. 1915년 여름에는 전체 기차의 5분의 1 이상이 사람들을 [후방으로] 대피시키고 군수물자를 옮기는 데 쓰였다.

50만이 넘는 농촌 가구가 집을 떠나면서 곡식을 수확할 농업 노동자들은 더 줄었다.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이 썼다. “자신의 밭에 씨를 뿌릴 수 없는 농민들이 증가했다. … 전쟁에 대한 농민들의 적대감이 다달이 높아졌다.”

전쟁으로 러시아 제국 전체에서 6백만 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생겨났으며, 이는 도시와 마을의 모습을 바꿨다. 역사학자 피터 게트럴은 에카테리노슬라프와 프스코프 같은 도시에서 주민 넷 중에 하나는 난민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신문은 난민을 “인간 홍수”, 심지어 “메뚜기 떼”로 묘사했다.

일부 사람들은 난민에게 분노를 표출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차르에 대한 분노를 한층 더 키웠다.

식량 부족과 전쟁의 끔찍함은 2월 혁명으로 이어진 파업과 시위를 촉발했다. 페트로그라드의 거대한 푸틸로프 공장 노동자들이 1917년 3월 4일[구력 2월 19일]에 파업을 벌였다. 4일 뒤 페트로그라드의 여성 방직 노동자들이 빵과 평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하고 시위에 나섰으며 다른 노동자들이 합류했다.

시위 진압 명령을 받은 병사들이 반란을 일으켜 시위대에 가담했으며, 결국 페트로그라드 수비대 15만 병사가 모두 혁명에 동참했다.

사병들과 수병들 사이에서 반란의 물결이 이어졌다. 2월 혁명으로 차르가 쫓겨나고 임시정부가 들어섰다.

그러나 동시에 노동자, 병사, 수병들은 노동자 위원회, 즉 소비에트를 만들었다.

10월에 혁명이 한 번 더 벌어져 소비에트가 권력을 쥐었다. 이 새로운 노동자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전쟁에서 러시아를 빼냈다. 

전쟁은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결국 전쟁을 끝낸 것은 혁명이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5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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