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때까지 모이자” 오늘 본 대회에서 가장 호응이 컸던 구호다. 설 연휴로 토요 집회를 한 주 쉬는 동안 박근혜 일당이 드러낸 사악한 집념을 반드시 꺾어버리겠다는 투지의 발현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1월 21일보다 더 많이 모였다. 박근혜 일당의 준동에 분기탱천한 40만 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주최측 공식 발표: 서울 40만 포함 전국 42만 5천5백 명) 청와대와 국무총리 공관, 헌법재판소 앞으로 기세 있게 행진도 했다.

박근혜는 3일 최순실과 연관된 말 판매업자도 통과했던 청와대의 압수수색을 보안을 이유로 막았다. 뻔뻔한 거짓말로 자신의 탄핵이 부당하다고도 했다. 우파 지지층을 결집하고 동원할 명분을 만들려는 술책이다. 그 추한 실상이 드러났는데도, 관제 데모를 멈추지 않는다. 현 국면이 ‘부패한 정권/특권세력 vs 민중’이 아니라 여야 간 정쟁의 부산물이나 단순한 세 대결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수작이다. 풍자 그림인 ‘더러운 잠’을 빌미 삼아 민주당 표창원 의원을 공격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래서 박근혜 퇴진과 조기 탄핵 요구는 여전히 중요하다. 분노도 커서 가령 헌재 방향 행진에서는 행진 참가자들의 요청으로 사회자가 “박근혜 탄핵하라” 구호를 “박근혜 구속하라”로 바꿔 외치기도 했다.

위기감도 있지만, 오늘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이미 거리의 힘으로 박근혜를 퇴진 직전으로 내몬 사람들 아닌가? 거리 시위의 성장세가 약화됐지만, 저들이 도발할 때마다 시위가 커지는 것은 운동의 저변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자신감의 배경일 것이다.

광장의 힘은 대선 국면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 보수의 대표주자가 되려던 반기문이 낙마하고,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신 유승민의 지지율은 아직도 5퍼센트대다. 그럼에도 박근혜를 비호하며 적폐 정책들을 이어가려는 황교안이 우파의 대표 주자로 부상하려는 것은 불쾌한 조짐이다. 야당이 황교안 대행 체제를 인정하고, 퇴진 운동 내 온건파가 이런 야당을 추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삼성 이재용 등 재벌 총수들도 아직 구속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박근혜만이 아니라 박근혜 비호세력에게도 강한 분노를 표현했다.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사회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정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본 대회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발언은 박근혜의 공범들로서 황교안과 이재용 등을 규탄하는 발언들이었다.

“황교안은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 황교안은 박근혜의 공범이고, 범죄자이다. 황교안은 박근혜의 공범 1호다. 황교안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퇴진행동 상임운영위원)

헌재 앞 행진 대열의 자유발언 중 하나가 격한 환호를 받은 것도 시사적이다.

“우리 박근혜 하나 잡으러 나온 거 아니잖아요? 대학 안 가면 취업 안 된다고 대학 보내놓고는 졸업하면 빚이 2천만 원이 넘은 세상 바꿔 보려고 나온 거잖아요.”

거리의 여론은, 대선에만 정신 팔려 촛불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야당도 비판했다. “야당은 착각 말라. 대선보다 탄핵이 먼저다” 구호도 지지 받았다. 사전 집회로 열린 6대 긴급 현안 해결 촉구 집회에서 세월호 유가족 ‘예은 아빠’ 유경근 씨,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원불교 활동가 등은 주류 야당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청와대 행 행진 연설에서 “6대 현안 해결할 생각 없다면 대통령 자격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배계급은 박근혜 일당을 권좌에서 제거하면서도 박근혜를 통해 실현하려던 정책들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서 호시탐탐 반격의 기회를 노린다. 주류 야당들은 대선 득표를 확장한다는 명분으로 이들과 타협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의 1천여만 참가자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2월에 거리 운동을 더 확대하고 전진시켜야 한다. 저들이 꿍꿍이 부릴 틈이 없도록 2월 조기 탄핵을 압박하고, 25일 민중총궐기 등으로 일격을 날려야 한다.

오늘 집회는 대선 국면 등으로 점차 복잡해지는 정치 상황 속에서도 퇴진 운동이 건재하고, 여전히 정국의 한 축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 줬다. 따라서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적 리더십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오후 2시 박근혜 퇴진! 이재용 구속! 집중집회

오후 2시에는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서 이재용 영장 기각을 규탄하고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과 대학생들, 좌파와 사회 단체 회원들이 1천 명 가까이 참가했다.

1월 19일 법원은 4백억 원대 뇌물죄·위증죄 혐의에 증거 인멸 혐의까지 있는 이재용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기각 이후 변호사·법학교수 등 2백30여 명의 법률가들은 20일부터 법원 앞 노숙농성을 해 왔다. 집회 참가자들이 노숙농성을 한 법률가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집회를 시작했다. 법원 앞 사거리가 분노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참가자들의 분노가 이토록 큰 것은 이호중 교수의 말처럼 “박근혜와 최순실은 국가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뒤로는 엄청난 이익을 챙겼는데, 단지 박근혜와 최순실만의 작품이 아니라, 이재용을 비롯한 재벌들도 공범이기 때문이다! 또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이 박근혜 정부와 합심해 노동개악과 같은 착취강화로 불평등을 낳은 공범들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구속과 사법개혁을 촉구하는 "전국법학교수 139명의 성명서 낭독"을 끝으로 삼성그룹 본사까지 힘차게 행진을 시작했다.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 2월 탄핵! 이재용은 즉각 구속! 재벌도 공범이다”, "단 하루도 못 참겠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이재용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쉬지 않고 외치며 행진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이 베란다에 나와 박근혜 퇴진 팻말을 흔들며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강남역 거리 곳곳에서는 젊은 청년들이 행진과 집회 사진을 찍고 박수도 보냈다.

삼성그룹 본사에 도착해 연 마무리 집회에서 삼성 반올림 이종란 활동가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삼성의 악행을 낱낱이 폭로했다.

"[삼성과 이재용은]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에게 단돈 5백만 원 줬다. 그리고 백지 사직서 강요했다. 지금까지 죽어간 노동자 79명이다. 이게 학살이 아니고 무엇인가? 산재는 기업의 살인행위다. 삼성은 노동자들이 만져야 하는 화학 물질을 기업 비밀이라고 알려주지도 않는다. 이 원한이 10년 째 쌓여있다. 이재용은 뇌물 비리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죽음을 짓밟은 것까지 단죄해야 한다.”

이처럼 이재용이 구속되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박근혜와 황교안이 물러나고, 이재용부터 시작해 재벌총수들을 줄줄이 구속하려면 정권을 압박하며 거리로 계속 모여야 한다.

한편, 이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광장 본 대회로 오는 지하철 안에서 박근혜 퇴진 운동 홍보전을 했다. 대학생들은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잠시 일부 노인들의 방해도 있었으나, 같은 칸의 다른 승객들이 이를 제지하며 학생들을 응원해 줬다. 확실히 ‘민심’은 촛불에게 있다.

지하철 안에서도 시민들과 박근혜 퇴진의 염원을 나눈 대학생들.

광장 이모저모

날씨는 궂었지만, 범국민대회에 참가하려 모여드는 사람들의 물결이 끊이지 않았다. 광장 어디를 돌아봐도, 세월호 진상 규명을 염원하는 노란 풍선을 든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몇 주 전 집회에서 받은 듯, “박근혜 즉각 퇴진하라”는 팻말을 코팅해 가방에 매달고 다니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집회가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광장 곳곳에서 열린 캠페인 부스는 북적이기 시작했다.

보건의료노동조합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한 ‘박근혜 구속! 적폐 청산! 의료민영화 폐기! 의료공공성 강화! 대시민 홍보의 날’ 캠페인 부스는 펼침 현수막과 상징물로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사진) “국민건강 파괴범” 박근혜를 구속하자는 사람들의 염원이, ‘돈보다 생명’이라는 보건의료노조의 구호와 통하는 듯했다.

광화문광장 남단 ‘세월호 광장’도 여러 캠페인에 참가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언제고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세월호 분향소뿐 아니라, 노조 탄압으로 활동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장을 투옥하고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유성기업 대책위의 서명 캠페인에도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청산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결의가 광장 곳곳에서 피어나는 듯했다. 박근혜의 국정교과서를 폐기하라는 캠페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외교부 장관 윤병세를 해임하라는 서명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냈다.

본 집회가 시작하는 오후 다섯 시가 다가올수록 광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채워져 갔다.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온갖 노동자 서민 공격과 우파적 정책들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가 뜨겁게 피어올라 추위를 잊을 정도였다.

6대 긴급 현안 해결 촉구 결의대회

오후 3시 반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는 6대 긴급 현안(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백남기 특검 실시, 사드 한국 배치 철회, 국정 역사 교과서 철회, 성과연봉제 중단, 언론장악방지법 통과)의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언론노조, 국민건강보험노조 등 조직 노동자들과 사드 배치 반대 성주·김천시민대책위원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가톨릭 농민회 등 6백여명이 대열을 이뤘고, 그 주변으로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몰려들었다. 발언자들이 각 현안들을 설명하고 정부와 검찰을 규탄할 때마다 대열이 조금씩 커져서 행사가 끝날 때쯤엔 규모가 1천 명 가까이 늘어났다.

발언자로 나선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환노위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새로운 특별법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신속처리안건”이 말만 ‘신속’이지 사실은 3백30일을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3백30일 뒤에는 보수 정당과의 합의가 없어도 본회의에서 이 법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은 유가족들이 요구한 이 법을 한 글자도 고치지 않고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대선에 발목 잡혀서 보수 우파들과 협치가 필요하다느니, 공생하고 배려해야 한다느니 하는 헛소리는 집어치우라! 우리를 대변하면 지지를 해주겠다는데 왜 자꾸 딴 데를 보나? 정작 중요한 순간마다 고상한 척 하지 말라!”고 야당을 향해 매섭게 일갈했다.

백남기 특검 실시를 요구한 정현찬 가톨릭 농민회 회장은 “박근혜를 구속하고 현장에서 물대포를 쏜 경찰과 당시 경찰청장 모두 함께 구속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권 주자들을 향해 “이 6대 현안들부터 해결 안 하면 아무도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외치자 반응이 뜨거웠다.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강혜윤 기획위원장도 “야권 대선 주자들 중에는 정부가 이미 사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등 애매한 입장을 취하면서 ‘우클릭’ 하고 있다. 이런 후보가 당선되면 또 추운 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야 할지도 모른다. 절대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성과연봉제의 불법성이 최근 법원에서 인정됐지만 유일호 기재부 장관은 ‘패소해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라며 힘차게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이인호, 고대영, 고영주 등 언론을 망친 ‘청와대 낙하산’들의 악행을 낱낱이 짚으면서 오는 2월 국회에서 언론장악방지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권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상임대표는 “국정 교과서에는 한 페이지당 오류가 4~5개 이상이다. 정부는 연구학교를 신청 받아 이런 교과서를 쓰게 하겠다고 한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본대회

"염병하네!" 한 마디로 참가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한 청소 노동자.

오후 다섯 시, 본 대회 1부가 시작됐다. 설 연휴로 한 주를 쉬었지만 다시 만난 촛불의 열기는 식기는커녕 한층 더 뜨거웠다. 규모도 지난주보다 늘었다.

‘진짜 설 민심’을 말하기 위해 나선 자유 발언자들은, “촛불은 민심이 아니”라며 탄핵 심판 지연 꼼수를 부린 박근혜와 특검 조사를 받는 게 “억울하다”면서 국민을 향해 고함을 친 적반하장 최순실이 평범한 사람들의 속을 분노로 뒤집어버렸다고 입을 모았다.

법원에서 일하는 공무원 노동자 양윤석 씨는 “이 가증스러운 정권은 즉각 탄핵이 법치주의를 망친다고 한가한 소리를 한다. 하지만 최순실과 ‘법꾸라지’ 김기춘, ‘철판’ 조윤선을 구속시키고 정권을 붕괴 직전까지 만든 것은 거대한 퇴진 운동의 힘”이라며 “거리로 더 나와서 헌재를 압박하고 적폐를 청산하자. 이런 우리의 요구가 실현되는 날이 민주주의의 시작일 것”이라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자들의 시신을 수습한 민간 잠수사 황병준 씨도 무대에 올랐다.

“유가족들이 우리에게 고맙다고 할 때마다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이다. 우리는 구조가 아니라 수습을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구조의 책임을 져야 할 국가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다. 오히려 검찰과 해경은 민간 잠수사들을 과실치사로 기소해서 수색과 구조 실패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 했다. 절대 용서할 수가 없다.”

진짜 책임자들을 수사하고 기소해서 처벌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황병준 씨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가 길게 쏟아졌다.

오늘 버스 4대를 타고 서울에 올라왔다는 성주와 김천 주민들을 대표해 이재동 성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도 발언했다. 그는 “대권 주자들 중에 사드 배치에 관해 말 바꾸기 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드를 막아내지 못하는 대통령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사드 가고 평화 오라” 하고 미 대사관을 향해 규탄 구호를 외쳤다.

본 대회 1부에서 단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것은 마지막 발언이었다. 국민들에게 고함을 치는 최순실에게 “염병하네!”를 외친 ‘국민 사이다’, 특검 건물 청소 노동자 임 씨였다.

“나는 청소하는 사람이지만 부끄러운 게 없다. 한 달에 백만 원 남짓 하는 임금을 받고도 꼬박꼬박 세금을 냈고, 청소하고 자식 키우면서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이 세금들이 다 어디로 갔나? 최순실이 감히 민주주의를 운운하는 걸 보니까 나도 모르게 ‘염병하네’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임 씨가 마지막으로 “염병하네”를 세 번 연호하자 참가자들이 함박 웃음을 터트리며 “잘 하셨어요!”, “염병하네!” 하고 응답했다.

"염병하네!"

오후 여섯 시에 본 대회 2부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박근혜를 즉각 구속하라”는 구호가 광장을 울렸다.

무대에서도 박근혜가 하루라도 빨리 탄핵돼 감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들이 줄을 이었다. 퇴진행동 법률팀장인 권영국 변호사가, 박근혜의 압수수색 거부를 규탄하며 “청와대는 범죄 소굴로 전락했다”고 외치자 함성이 터져 나왔다.

뒤이어 발언한 우석균 퇴진행동 상임운영위원(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이, 황교안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협조 요청을 거부한 것을 두고 “감추려는 자가 범인 아니겠는가” 하고 물었을 때도 역시 호응이 컸다.

우 위원장은 “황교안이야말로 박근혜의 공범 1호”라며 박근혜 정부의 우파 정책에 앞장선 전력을 낱낱이 폭로했다. “황교안이 총리가 되자마자 416연대 사무실이 압수수색 당하고, 경찰 폭력이 기승을 부려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셨다. 황교안은 총리로서 전경련이 원하는 규제 완화 법안들을 앞장서서 밀어붙였고,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서 한일 ‘위안부’ 협상과 사드 배치를 고수했다. 이 자는 심지어 박근혜가 탄핵되고 난 이후에도 국정교과서를 ‘올바른 교과서’라 불렀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하는 우 위원장의 폭로로 촛불은 더 뜨겁게 타올랐다.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부’ 아래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요구도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 라는 외침과 함께 태어나고 세월호 희생자 3백4명을 가슴에 묻은 전교조”를 대표해 발언한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국정교과서 폐기를 요구했다. 충북과 울산에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부결시킨 소식도 전했다. 조 위원장이 전교조 법외노조화 철회, 교사·공무원의 정치 참여 보장을 요구한 것도 참가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오늘 집회는 “우파들의 대반격”(권영국 변호사)에 긴장을 늦추지 않은 촛불의 반격이기도 했다. 바로 그래서 참가자들은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을 갖는 야당들에 준엄한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이기도 한 박병우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이 외친 “야당은 착각 마라! 대선보다 탄핵이다” 라는 구호가 큰 호응을 얻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집회가 이어질수록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사회자가 30만 명이 넘게 광화문 광장을 채웠다며 행진 시작을 외치자 함성이 터져 나왔다.

행진

청운동 방면으로 행진하는 참가자들.

2주 만의 행진에 수만 명이 활기 있게 참가했다. 청와대 방향, 헌재 방향(종로)으로 수만 명이 행진했다. 길이 좁은 국무총리 공관 쪽으로도 수천 명이 행진했다.

가장 컸던 청와대 방향 행진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앞장서고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뒤를 따랐다. 그 뒤로 수만 명이 “박근혜를 감옥으로!”, “청와대를 강제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종로에서는 2주만의 행진을 반기는 시민들의 환호도 이어졌다.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이재용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따라 외쳤다. 주먹을 치켜 흔드는 사람들도 많았다. 헌재가 박근혜를 2월 안에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종로 도심에 울려 퍼졌다.

최근 정치 상황 때문인지 총리 공관 방향 행진에는 청년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박근혜를 비호하는 황교안은 사퇴하라” 구호를 외치며 삼청동 골목을 가득 메웠다. 인근 방문객들, 상인들 일부도 행진과 집회를 지켜 보며 동조했다.

총리 공관 쪽 행진 자유발언에서 한 대학생은 반기문 등 기성 정치인들과 우파 언론의 촛불 변질론을 비판하며 "촛불은 변질되기는커녕 처음부터 계속 같은 말을 해 왔다. 바로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권자라는 것"이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

행진 참가자들은 "박근혜 하나만 잡으러 나온 것이 아니[었다.]" 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말처럼, "우리 아이들이 차별과 무시를 먼저 보고 배우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다"는 마음으로 촛불을 든 사람들이었다. "거짓말 일삼으며 세월호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박근혜 즉각 구속시켜야 한다"는 한 노동자의 발언이 큰 지지를 받은 까닭이다. (인용은 모두 헌재 방향 행진 자유발언들)  

박근혜 퇴진, 2월 탄핵 요구로 도심을 휩쓴 행진 참가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정리 집회를 갖고 촛불을 더 키워나가자는 결의를 다졌다.

총리공관 앞에서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부'가 끝장나야 한다고 외치는 참가자들.

광장의 목소리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이자 퇴진행동 상임운영위원

황교안은 애초부터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박근혜 만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모든 적폐를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촛불의 명령이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의 국무총리로서 정권의 모든 악정에 앞장선 것이 바로 황교안이다.

황교안은 박근혜 정부의 법무장관이었다. 법무장관으로서 그가 한 일이 무엇이었나?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18대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라고 요구했던 것이 바로 황교안이었다. [이에 더해]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공로로 공안검사로서 김기춘의 아바타[였던 황교안이] 국무총리가 된 것이다.

그런 그가 국무총리가 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416연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이다. 삼성이 국민연금 수천억 원을 삼성물산 인수에 쓴 것도 황교안이 국무총리일 때였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그것을 지시했다지만, 국무총리인 황교안이 그것을 몰랐겠는가? 당연히 알았을 것이다.

황교안은 2009년에 쓴 〈집시법 [해설]〉이라는 책에서 “4.19는 혼란이고 5.16은 혁명이다” 라고 [썼는데, 그가] 국무총리가 되자마자 경찰 폭력이 기승을 부려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셨다.

최순실과 박근혜가 재벌들에게 뇌물을 받아서 미르재단과 K재단을 설립할 때 황교안은 무엇을 했는가? 바로 그 때 그가 국무총리였다. 노동악법 처리해 달라, 규제프리존 법으로 재벌들[에 대한] 모든 규제를 풀어 달라고 [재벌들이] 요구했을 때, 바로 그가 국무총리로서 전경련이 원하는 그 법을 국회에서 밀어붙이겠다고 약속했다. 바로 그것이 황교안 국무총리다.

황교안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황교안은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 황교안은 박근혜의 공범이고, 범죄자이다. 황교안은 박근혜의 공범 1호다.

그런 그가 지금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자리에서 한 것을 보자. 촛불은 박근혜 한 명만 물러나라고 한 것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의 모든 악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바로 민주주의를 요구한 것이었다.

그런데 황교안은 무엇을 했나? 일본을 자극할 어떤 행동도 하지 말라면서 한일 ‘위안부’ 협상을 추진했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 배치를 고수했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국정교과서 채택은 또 어땠나? [황교안은, 국회에서 자신이] 박근혜와 탄핵 전에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심지어 박근혜가 탄핵되고 난 이후에 국정교과서를 ‘올바른 교과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지금 황교안은 박근혜와 최순실을 비호하고 있다. 박근혜 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협조] 공문을 보냈을 때 [그것을] 기각한 것이 바로 황교안이다. 왜 [그가] 박근혜의 범죄를 숨기겠는가? 황교안이 바로 범죄자이기 때문이다. 감추려는 자가 범인 아니겠는가. 박근혜와 황교안은 공범이다.

[황교안은] 대통령 코스프레를 이제 그만 해야 한다. 이것도 부족해 앞으로 진짜 대통령을 하겠다고 한다. 황교안은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한다. 박근혜를 구속하고 황근혜는, 아니 황교안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 황교안은 사퇴하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설 명절, 염장을 질러대는 박근혜와 최순실 때문에 설 명절을 망칠 뻔 했는데 용기있는 청소 노동자가 "염병하네!" 시원하게 한 방 날려준 덕분에 우울하지 않을 수 있었다.

박근혜는 촛불이 조작됐다, 억울하다 얘기했다. 특검에 끌려가는 최순실이 민주주의를 운운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임시 국회가 열리고 있지만 개혁 법안들은 통과되지 않고 있다. 황교안은 공범자이자 부역자다. 보란듯이 미국 국방장관에게 사드를 못박았다. 청와대 압수수색도 틀어막았다. 범죄자로서 구속해야 한다.

야당과 국회는 황교안을 탄핵하라! 범죄자 황교안을 구속하라! 

오늘 광장에서 두 시에 백남기 대책위, 세월호 대책위 그리고 퇴진행동이 대권 주자들과 당면 현안들에 대해 토론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재인이 안 오니까 안철수도 안 오고 토론회가 무산됐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촛불 민심을 외면하는 대선 주자들, 각성해야 한다. 대선 국면을 연 것은 바로 새로운 세상을 위해 촛불을 든 우리다. 6대 긴급 현안은 촛불의 명령이다. 대선 주자들은 잠깐 그 자리에서 멈춰라. 6대 현안 해결할 생각 없다면 대통령 자격도 없다. (큰 호응) 대선 주자들은 다시 광장으로 와서 구속하라, 개혁하라 외쳐야 한다.

오늘이 입춘이다. 촛불은 결코 꺼지지 않는 매화꽃이다. 이정미 법관이 퇴임하기 전까지, 2월에는 탄핵해야 한다.

2월 25일, 노동자와 농민, 서민이 민중총궐기를 한다. 완전하게 탄핵 완료하겠다. 우리의 희망은 청와대도, 국회도 아니고 이 자리의 촛불들이다.

 

황병준 민간 잠수사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지나고 있다. 여전히 세월호는 차가운 바다 속에 있다. 피해자들 여전히 고통에 시달린다. 왜 세월호가 침몰했는지, 왜 304명이 어이 없이 희생되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과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 잠수사들은 2014년에 수많은 국민들처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지 못하고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그것은 양심의 문제였다. 우리 민간 잠수사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잠수였다. [바다 속에서 본] 희생자들은 무섭고 두려워서 마지막까지 발버둥치면서도 함께 살기 위해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었다. 그 모습을 어떻게 잊을 수 있는가. 그 모습을 보았기에 우리는 분노했고, 단 한 분의 희생자도 남김없이 가족 분들의 품으로 돌려 보내고자 안간힘을 썼다.

유가족들은 우리에게 고맙다고 한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았던 우리는 죽는 날까지 유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우리는 구조가 아니라 수습을 했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희생자 분들을 보면서, 살아있던 그 때 우리가 그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우리는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른이고, 국민이고,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국민들을 구조 책임을 져야 할 정부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어 촛불을 들고 이 자리에 서 있다.

무리한 상황이어도 우리 물러서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애석하게도 두 명의 잠수사가 사망했다. 그러나 여러분 알고 계시는가. 정부와 검찰은 수색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의 책임을 우리 민간 잠수사들에게 모두 뒤집어 씌었다. 한 마디로 수색·구조의 책임이 정부가 아니라 민간 잠수사에게 있다는 소리였다. 실제로 검찰은 민간 잠수사를 과실치사로 고소하고, 재판장에 세웠다.

고(故) 김관호 잠수사와 우리는 무죄를 주장하며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생전에 투쟁이라는 걸 몰랐던 우리들이 법정에서 투쟁을 하게 되었다. 법원에서 무죄가 나왔는데도 정부는 항고를 했다. 항고도 무죄가 나와서 이쯤에서 정부가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았더니, 또다시 대법원에 항소하더라. 다행히도 지난달 말 수색·구조의 책임은 정부에 있고, 민간 잠수사들은 무죄라는 최종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검찰은 수색·구조의 책임자들은 수사하지도 기소하지도 않고 있다. 분명히 안타까운 죽음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을 수사도 기소도 하지 않는 게 무슨 나라냐. 심지어 책임져야 할 자들이 승진하기도 했다.

참혹한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돌아 온 우리는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 생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수면제 없이는 잠들지 못하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우리 곁을 떠난 고 김관홍 잠수사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잠수사들의 고통을 이루 말 할 수 없다.

절절한 발언으로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붉힌 황병준 민간 잠수사.

2014년 여름, 우리 민간잠수사들은 해군과 함께 292구의 희생자를 수습하고 현장에서 쫓겨났다. 비록 쫓겨나 우리는 수색·구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끝내 304명을 [모두] 수습하지 못한 죄책감에 괴롭다. 그 누구보다 미수습자 가족 분들께 죄송하다. 하루 빨리 배가 인양되어 9분의 미수습자 분들이 가족들 품에 돌아온다면 그나마 죄책감이 달라질 것 같다.

우리는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 분들과 고인이 된 민간 잠수사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그 마음 잊지 않고 끝까지 하겠다.

 

“염병하네” 발언으로 ‘국민 사이다’가 된, 특검 건물 청소 노동자

나는 청소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더러운 것을 깨끗이 씻어내 주는 청소부다.

최순실은 여러 번 불러도 나오지 않더니 체포영장 발부하니까 나오더라. [당시] 나는 최순실 얼굴 좀 보려 나갔는데, 차에 내리자마자 큰소리로 ‘민주주의’ 운운하[더라.] … 어디 감히 ‘민주주의’를 운운할 수 있는가!

평소에도 화가 나면 “염병하네” 라는 말 자주 한다. 그런데 최순실이 너무 떠드니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말이 나오더라. 여러분의 속이 후련하다니 너무 감사하다.

나이가 60이 넘어 청소를 하지만 하나도 부끄럽거나 창피하지 않다. 나라에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 자식들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며, 열심히 사는 국민들 분노가 들끓는 것을 보고 나도 여기 나와 봤다.

청소부 월급[은] 많지도 않다. 그래도 나는 세금 꼬박꼬박 낸다. 그런데 그렇게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큰소리 치고, 이렇게 나라를 망쳐 놓고 되려 큰소리 치고 뻔뻔하게 얼굴을 내미는 걸 보니 화가 치밀어서 한 마디 퍼부은 것에 이렇게 여러분들이 기뻐할 줄 몰랐다.

죄를 지었으면 죄 지은 사람들이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 숙이지 않고, 죄를 지은 사람들이 잘 살고 큰소리 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특검 건물을 청소하며 알게 되었다.

나는 우리 자식들과 손주들이 잘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은 세금이나마 내며 기뻤다. 그런데 이런 국민들의 세금 다 어디로 가는 건가. 한두 사람 때문에 우리가 이리 고생해야 하냐? 정말 억울하다. 정말 억울한 건 우리 국민인데 [외려 최순실이] ‘민주주의’ 외치는 게 너무 억울해서 나도 모르게 외쳤다. 염병하네!

[내가] 잘은 모르지만 [특검이] 청와대 수색에 난관이 있는 것 같다. 난관에 부딪히는 특검에게 모두 힘내자고 외쳐 보자! 특검 힘내라! 국민의 염원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날 수 있도록 공명정대하게 수사해 주셨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들 속 시원하게 한 마디만 하고 내려가겠다. 염병하네, 염병하네, 염병하네!

 

이호중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 (법률가 농성단을 대표해)

1월 19일 법원은 이재용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률가들이 보기에 어이 없게도 ‘주거 생활 환경을 고려한다’며 구속을 면했다. 법 앞에 평등이라는 헌법의 원칙이 무너졌다. 그래서 16일째 농성했다. 3백여 명의 법률가들이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싸웠다. 여러분들을 가장 보고 싶었다.

재벌의 특권을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만들 수 있게 함께 모여 정말 감사하다. 박근혜와 최순실은 국가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뒤로는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이것은] 단지 박근혜와 최순실 만의 작품이 아니라, 이재용을 비롯한 재벌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서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삼성이 어떤 기업인가? 반도체 공장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었는데도 [그것을] 외면하고, ‘무노조 경영 원칙’으로 노동조합 파괴의 혈안이 돼 왔던 기업 아닌가? 비정규직 확대, 성과연봉제 등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는 정책을 뒷구멍으로 거래한 게 그들의 진짜 죄 아닌가?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장난 치고 이권을 챙기는 게 한국 사회의 ‘민낯’ 아닌가?

이재용 구속은 우리가 열망하는 민주적인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모두가 평등한 민주주의 사회가 될 때까지 촛불과 함께 싸우겠다.

 

이종란 반올림 상임 활동가

저 높은 삼성 건물 41층에 이재용이 있다. 삼성 직업병 노동자들이 5백일 동안 본사 앞에서 농성하는 동안 이재용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에게 단돈 5백만 원만 줬다. 그러고는 백지 사직서를 강요했다. 지금까지 죽어 간 노동자가 자그마치 79명이다. 이것이 학살이 아니고 무엇인가?

산업재해는 기업의 살인 행위다. 삼성은 기업 비밀이라면서, 노동자들이 다루는 화학 물질이 무엇인지도 알려주지도 않는다. 이 원한이 10년째 쌓여 있다. 이재용은 4백30억 원 뇌물 비리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죽음을 짓밟은 것까지 단죄 받아야 한다.

이재용 구속이야말로 삼성 직업병 [문제에 대한] 대책이 될 것이다. 이재용은 청문회에서 말로는 ‘직업병 대책이 미흡했다’고 시인했지만, 두 달 동안 아무 것도 안 했다. 그 사이에 삼성 평택 공장에서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을 죽이지 말아라!

오는 3월 6일은, 삼성 직업병 문제를 처음 알게 해주신 고(故) 황유미 님의 10주기다.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

 

양윤석 법원 노동자,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

나는 법원에서 일하는 공무원 노동자이다. 그리고 박근혜에게 불법 단체로 탄압 받고 있는 전국공무원노조의 조합원이기도 하다.

진작에 쫓겨나야 했을 박근혜가 아직도 청와대에 앉아서 준동하고 있다. 탄핵이 기각되면 언론과 검찰을 정리하겠다고 한다. 박사모들을 태극기 집회로 동원하고 있다. 박근혜 변호인들은 무더기로 증인 신청을 하거나 전원 사퇴설을 흘리면서 지연 작전을 펼치고 있다. 헌재소장 대행인 이정미 재판관이 3월 14일 임기만료로 사퇴하면 재판관이 7명만 남아서, 탄핵 기각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커진다는 것이다.

이런 수작을 통해 박근혜는 일말의 탄핵 기각 가능성을 잡으려 하고, 탄핵이 되더라도 이에 불복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를 용납할 수 있겠는가! 이 가증스런 정권은 하루 빨리 끝장나야 한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1천만 명이 넘는 우리 촛불 시민들이 퇴진 운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된 것 자체가 바로 이 거대한 박근혜 퇴진 운동의 압력 때문이었다.

헌재의 탄핵 결정도 촛불운동의 커다란 압력을 받을 것이다. 헌법재판 자체가 정치적 재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광화문에 더 많이 모여서, 더 촛불을 밝혀야 한다. 촛불의 요구가 현실에서 관철되는 것이 바로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우자. 2월에는 탄핵하라!

 

박설 '노동자연대' 활동가

설 연휴를 전후로 반가운 소식과 ‘열불’ 나는 소식이 있었다. 이재용 구속 영장 기각 직후 수십만이 분노해서 광장에 모이자 김기춘과 조윤선이 구속됐다. ‘기름장어’ 반기문도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이런 일들은 지난 세 달 넘게 광장을 지켜 온 운동의 성과다. 강력하고 광범한 즉각 퇴진 염원 덕분이다.

그런데 법원은 이재용과 최경희의 구속 영장을 기각하고, ‘위안부’ 할머니를 모욕한 박유하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근혜는 자신에 대한 비판이 모두 음해라며 적반하장 인터뷰를 했다. 같은 날 최순실은 억울하다고 고함을 쳤다. “염병하네” 이 한 마디가 바로 우리 모두의 심정이었다.

우리는 다시금 우파의 반격 시도와 준동을 보고 있다. 박근혜는 시간을 질질 끌고 황교안을 대선 후보로 내세워 재기를 도모할 수 있다. 이런 시도를 완전히 좌절시켜야 한다. 당장 이달 안에 박근혜 탄핵이 결정되도록 헌재를 포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

우리의 요구는 박근혜 개인[만]이 아니라 정권의 퇴진이다. 청와대 압수수색을 막고 빗장을 걸고, 트럼프에게 사드 배치를 약속하고,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겠다고 하고, 조류독감 파동과 물가 인상을 방치하고, 노동 개악과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겠다는 황교안이 대선 주자로 나서는 것은 눈 뜨고 볼 수 없다.

황교안과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거나 사드 배치를 취소할 수 없다거나 적폐의 일부와 대연정을 할 수도 있다는 민주당과 그 당의 주요 대선 주자들에게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다시 거리의 운동을 키우자. 오만방자한 박근혜와 그 일당에게 우리의 건재함을 보여 주자. 2월 25일 전국 집중 민중총궐기를 더 크고 강력하게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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