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열릴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대선 대응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애초 대선 대응 안건은 2월 7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할 계획이었다. ‘정치전략안’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첫째, 민중경선을 통한 “민중단일후보 전술”로 대선에 대응하기. 둘째, 2018년 지방선거 전까지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기. 논쟁 끝에 ‘정치전략안’이 부결됐다. 대의원 6백1명 중 2백11명이 찬성해(35퍼센트) 과반에 크게 못 미쳤다. 

“민중단일후보” 전술에는 부르주아 정당들이 공식 정치를 거의 독점하는 한국의 정치 현실에서 노동운동 진영이 힘을 합해 대선에 도전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었다.(코앞에 닥친 대선에 비해, 선거연합정당은 화급한 사안이 아니었는데도 충분한 토론을 통한 폭넓은 의견 수합 없이 무리하게 안건을 상정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런데 많은 대의원들이 이런 취지와 현실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고 여긴 것 같다. 먼저 “민중단일후보 전술”과 “정권 교체” 요구 사이에 긴장이 흘렀다. 물론 “정권 교체” 지지 정서가 민주당에 대한 무비판적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노동자 운동 진영이 사실상 민주당에 아무 압박도 가하지 말고 그 당 후보를 지지하자는 요지로 제출된 “민중단일후보 전술” 삭제 수정안은 5백80표 중 40표밖에 얻지 못했다(6.9퍼센트). 과거 민주당 정부 10년 경험에 대한 부정적 기억과 지금 민주당이 보이는 꾀죄죄한 행태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 정치 상황에서 “민중단일후보” 전술 전망을 확신하는 것은 아니었다. ‘정치전략안’ 중 선거연합정당을 삭제하고 (민중경선을 통한) 민중단일후보 전술만 취하자는 수정안은 6백6표 중 2백27표(37.5퍼센트)를 얻었다. 대의원들의 정치 심경이 간단하지 않음을 보여 준 것이다. 

이때 ‘정치전략안’이 부결됐으므로 민주노총은 두 손을 놓으면, 대선에서 소속 노동조합들에 대한 민주당의 개입에 무방비 상태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좀 더 현실성 있는 “민중단일후보” 전술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많은 대의원들이 민중경선 방식의 현실성에 의문을 던졌다. (각 정치 세력들의 상충되는 정치적 계산으로 말미암은) 실현 가능성 여부, 민중경선을 치르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기술적 준비 정도 등. 이해할 만한 우려였다. 이런 정서를 반영해, 민중경선을 통한 “민중단일후보” 선출이 아니라 정치적 합의를 통한 단일 후보 선정을 요구한 수정안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6백13표 중 3백 표를 얻었다. 과반에서 7표가 부족했다. 

“민중단일후보” 결정 방식이 꼭 선출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선정을 통해서도 “민중단일후보” 전술의 본래 취지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3월 초에 열릴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이 안이 진지하게 검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열릴 무렵은 헌재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퇴진 운동과 우익의 반동이 첨예하게 대결할 공산이 크다. 민주노총이 대선 대응만이 아니라 이 중요한 투쟁에도 크게 주의를 기울여 더 많은 조합원들이 촛불을 들 수 있도록 ― 바람직하기로는 하루 파업을 ― 조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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