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 대법원은 기간제 교사 성과상여급 차별 시정 소송에 대해 파기환송 판결을 했다. ‘기간제 교사에게 성과상여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고 한 2심까지의 판결을 뒤집고 ‘차별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다.

차등적 급여 지급으로 교사들을 이간질시키고 경쟁을 심화시켜 교육 폐해를 낳을 뿐인 성과상여급 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정교사와 같은 업무를 하는 기간제 교사에게 이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기도 하다.

2011년 5월 기간제 교사 4명이 성과상여급 차별 시정을 요구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했고, 1심(2012년 6월)과 2심(2013년 4월)에서 모두 승소했다. 1심 승소에 힘입어 기간제 교사의 집단 소송(약 3천 명)도 2012년 10월에 시작됐다.

이렇게 기간제 교사들의 불만이 커지자, 2013년부터 기간제 교사들에게도 성과상여급이 지급되기 시작했다. 성과급의 기준이 되는 표준 호봉이 정규직 교원과 달라 여전히 차별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대법원은 기간제 교원은 성과상여급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로 기간제 교사들은 절망과 분노를 느낀다. 정말이지 이런 차별을 받으려고 기간제 교사가 됐나 자괴감이 든다.

기간제 교사도 교육공무원이다 성과상여급을 기간제 교사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은 명백히 차별이다. 

판결의 부당성

대법원은 세 가지 근거를 들어 판결했다. 세 가지 모두 부당하다.

첫째, 대법원은 성과상여급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공무원은 ‘호봉 승급’에 따른 급여체계의 적용을 받는 정규직 교원만을 의미하므로 14호봉으로 제한된 봉급을 받는 기간제 교원은 성과상여급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기간제 교원도 경력에 따라 호봉이 오르고 있다. 기간제 교원의 봉급이 14호봉으로 제한된 것은 2009년까지다. 2009년에 국가인권위원회는 ‘기간제 교원의 호봉을 제한하는 것은 차별 행위’이니 계약제 교원의 운영 지침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그 후로는 기간제 교원도 ‘호봉 승급에 따른 급여체계의 적용’을 받고 있다. 법의 공무원보수 규정에서 아직도 기간제 교원의 호봉을 제한하고 있다면, 현실에 맞게 법을 개정하는 게 마땅하다.

둘째, 대법원은 ‘성과상여금이 전년도의 근무 성과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 다음 연도에 차등 지급하는 급여로서 공무원들의 근무 의욕을 고취시켜 업무 수행 능력의 지속적 향상을 유도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기간제 교원은 1년 이내로 단기 채용되며 임용기간이 끝나면 퇴직하므로, 성과상여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평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과상여급이 교사들의 “근무 의욕을 고취”시킨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일단 논외로 하자.

기간제 교사가 1년 일하고 만다고 전제하는 것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경력이 10년 넘는 기간제 교사들도 상당히 많다. 기간제 교사들이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것은 맞지만, 한 학교에서의 근무도 1년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정교사의 불충분한 임용 등으로 한 학교에서 7년까지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기간제 교사 상당수는 한 학교에서 계약이 만료되면 다른 학교로 이동해 근무한다. 그러나 근무하는 학교가 바뀐다는 점도 성과상여급을 받지 못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정규 교사도 한 학교에서 4~5년 근무하고 다른 학교로 이동하는데, 학교가 바뀌는 정교사에게도 당연히 성과상여급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셋째, 대법원은 교육공무원법 35조*에서 ‘기간제 교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정규 교원과 법률상 지위가 상이하여 정규교원의 성과상여금 보수 체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35조는 기간제 교원뿐 아니라 교육공무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 역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이 왜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의 지위를 달리 보는 근거가 되는지 알 수가 없다. 대법원은 무엇을 근거로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가 다른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하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대법원은 기간제 교원이 교육공무원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듯하다. 그러나 기간제 교원은 교육공무원이다. 기간제 교원은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육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 등을 똑같이 요구 받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기간제 교원이 교육공무원으로 공무원연금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기간제 교원이 비록 기간 제한이 있지만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임용되는 교원임이 명백하기 때문에 교육공무원법에서 정한 교육공무원에 해당한다’고 한 판결도 있다.

차별에 반대한다

기간제 교사들은 학교에서 정교사와 똑같은 업무를 한다. 교과 수업, 담임 업무, 일반 행정업무까지. 정교사와 다른 업무를 부여하기 위해 기간제 교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다. 정교사를 충분히 임용하지 않아서 정교사가 해야 할 업무를 기간제 교원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을 일한다. 많은 기간제 교사들은 시간 외 수당을 받지 않고 야근을 하며 주 40시간 넘게 일하기도 한다. 정교사들이 기피하는 업무들이 기간제 교사들의 업무가 되는 경우도 많다.

죽음 앞에서도 차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지혜, 김초원 두 기간제 교사는 여태껏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실이 이런데도, 기간제 교원의 최고 등급 성과상여급은 정교사의 최하 등급 성과상여급보다 적다. 기간제 교원들이 성과상여급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차별은 여전한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런 차별 관행에도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기간제 교원이 정교사와 같은 업무를 하는 교육공무원이며 그에 따라 차별적이지만 성과급을 지급받고 있고 호봉 승급에 따른 급여체계의 적용을 받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법규정만 기계적이고 형식적으로 해석한 부당한 판결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 정당화한 대법원 판결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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