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는 청산돼야 할 대표 적폐 중 하나이다. 박근혜가 집권 초에 추진한 대표 정책이 철도 민영화였다.

그런데 황교안 권한 대행은 박근혜가 추진하던 민영화 정책을 연초부터 다시 추진하고 있다.

분야별로 자회사에 넘기고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의 분할 민영화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업무보고에서 올해 유지보수 업무, 물류, 차량 등에 대해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계획에 따라 올해 초 수도권 물류 핵심 기지인 오봉역 외주화 계획이 발표됐다. 노동자들의 천막 농성과 ‘준법 투쟁’에 밀려 오봉역 외주화는 연말로 유예됐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수도권 4호선 전철 중 안산선(금정역~오이도역 구간)과 수인선(오이도역~송도역) 46킬로미터의 선로 유지·보수 업무를 2년 동안 외주업체에 위탁했다.

"지하철 안산선 선로유지보수 외주화 철회하라" 안산 상록수역 집회.

철도노조 수원시설지부가 주축이 돼 1월 14일부터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 농성장을 차리고 저항에 나섰지만, 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1월 16일 외주업체 도급인력 20명을 선로 유지·보수 업무에 투입했다. 기존에 일하던 노동자 21명 중 6명은 다른 부서로 전출되고, 나머지는 관리·감독 업무를 맡게 됐다.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이 64세다. 외주업체 유러너스씨엔아이(주)는 노동자들과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고, 4대 보험도 가입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노동자들이 한 달 넘게 일했는데도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2월 20일 외주업체 노동자들이 작업을 거부했고, 22일까지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런데 도급업체 사장이 이 약속마저 어기자 노동자들은 2월 23일에는 아예 오후에 귀가해 버렸다. 철도공사는 외주화에 눈이 멀어 지난해에 2억 원 가까이 임금을 체불하고 아직까지도 지불하지 않아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불공정·불법 하도급 업체로 지정된 회사에게 철도 안전을 내맡긴 것이다.

사측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외주화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임상혁 수원시설지부장의 지적처럼 “외주업체와 2년간 20억 원에 계약했는데, 그 돈이면 연봉 5천만 원의 좋은 일자리에 20명을 고용할 수 있는 돈”이다. 결국 비싼 돈을 치르며 강행하는 외주화는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일 뿐”이다.

또, 임상혁 지부장은 선로 유지·보수는 업무도 힘들고 노하우도 필요해서 고령의 단순 인부가 맡을 수 없고 전문적인 정규직 인력이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외주화가 즉각 철회돼야 하고, 많은 촛불 시민들이 연대해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철로 위의 세월호’를 멈춰라

철도노조 수원시설지부 노동자들이 중심이 돼 42일째 농성 투쟁을 하고 있다. 서울역과 안산 상록수역에서 매일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미 외주화가 시행됐음에도 노동자들이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에 나서자 연대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2월 21일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안산선 선로유지보수 외주화 철회’ 촛불 문화제에는 철도 노동자들뿐 아니라 민주노총 경기본부,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화물연대, 가스노조, 교육공무직노조, 건설노조 경기남부타워크레인지부의 노동자들,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박근혜퇴진안산운동본부 등 많은 연대 단체들이 참가했다.

이 문화제에서 철도노조 강철 신임 위원장은 “새로운 세상을 위해 철도 민영화라는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힘껏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이재용과 김기춘이 구속되고 박근혜도 탄핵될 가능성이 큰 지금 상황에서는 외주화도 철회시킬 수 있다. 철도노조 중앙 차원의 집중적 투쟁 계획이 배치되고 연대가 더욱 확산돼야 한다. ‘철로 위의 세월호’를 만들려는 시도를 중단시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