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되자 민주노총 간부들의 일부도 노조가 민주당 경선에 참가하자고 주장한다. 적잖은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민주당 경선에 관심이 꽤 있다.

지긋지긋한 우파 정부 9년을 끝내고 정권을 교체하고 싶은 열망이 큰 데다가,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 덕분에 민주당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민주당 경선 승리자가 본선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나오는 듯하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완전국민경선제 형식이라서 비당원도 제약 없이 투표에 참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사회연대노동포럼이 경선 참가를 주장한다. 이들은 문재인을 지지한다. 한국노총 금융노조도 조직적으로 경선에 참가하자며 조합원들을 조직하고 있다.

조직 노동자들의 민주당 경선 참가는 투쟁보다 민주당 내부 대선 구도 문제로 빨려들어가는 결과를 낼 것. 

물론 민주당 경선에 관심을 보이는 노동자들 중에는 문재인보다 왼쪽에 있는 이재명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

이재명은 보수적인 당론과 종종 충돌한다. 특히, 민주당이 박근혜 탄핵에 대한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견해인 반면, 이재명은 헌재가 탄핵을 기각한다면 이에 불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벌써부터 우경화하는 문재인보다 대중의 퇴진 염원 정서를 더 속 시원하게 대변하는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전반적인 대선 이데올로기 지형이 좀 더 왼쪽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민주당 경선에까지 참가하는 것은 몇 가지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 당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지만, 선거인단에 참가하면 범민주당 연결망에 포함되게 된다. 이는 단지 대선에서 투표하는 수준을 넘어서 민주당이라는 정당 조직에 상당히 접근하는 것이므로 노동운동의 정치적 독립성 유지에 이롭지 않다.

또한 조직 노동자들의 민주당 경선 참가는 작업장이나 거리 투쟁보다 민주당 내부 대선 구도 문제로 빨려 들어가는 결과를 낼 것이다.

그래서 가령 이재명을 지지하러 민주당 경선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경선 결과에 따라 본선에서 마음에 안 들어도 문재인이나 안희정 같은 당선 유력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논리를 강요받기 쉽다. 대통령이 되기도 전부터 보수층을 의식하며 대중의 변화 기대감을 낮추려는 문재인과 그보다 더 오른쪽인 안희정을 노동운동가들이 대거 지지하는 것은, 민주당이 집권하면 노동자 공격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다.

사실 이재명이 지금처럼 주요 대선 주자로 떠오른 것도 거대하게 일어난 퇴진 운동 덕분이었다. 이 점 때문에, 이재명이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에도 민주당 밖에서 대중 투쟁이 활성화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결국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대중 투쟁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경제 위기가 장기화되고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노동계급의 일자리와 임금, 소득에 대한 공격이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물론 퇴진 운동의 열기가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집권 초기에는 ‘사회적 합의’라는 모양새를 취하며 부분 개혁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국면은 결코 오래 가지 못할 것이고, 민주당 정부는 금세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따라서 노동운동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노동계급을 공격할 것임을 예상하고 정치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특히, 대중 투쟁을 강화하려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으로부터 정치적·조직적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