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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적인 이주노동자 단속

태국 여성노동자들 8명이 노말헥산에 중독돼 ‘앉은뱅이 병’에 걸린 채 방치돼 있던 것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이주노동자들의 끔찍한 처지가 드러났다.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산재도 인정해 준다고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불법’ 처지가 드러날까 봐 감히 산재 보상을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다 설 연휴 이후부터 정부의 단속이 다시 심해지고 있다.

한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이주노동자들이 “119 구급차 싸이렌 소리만 들려도 놀라서 산으로 도망친다”고 전했다.

다른 이주노동자는 “두 달 전 인천에서 방글라데시 출신의 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이발소에서 머리 깎다가 단속반 온다는 소리 듣고 너무 놀라서 심장 마비로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가스총과 그물총에 이어 이제는 전기충격기까지 동원하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인천출입국관리소가 단속 때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한 필리핀 노동자가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지금 한국에 있는 이주노동자 약 42만 명 중 18만 6천여 명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다. 여기에 올해 체류 허가 시한이 끝나 다시 ‘불법’으로 돌아가는 이주노동자 수가 약 12만 명에 이른다. 정부의 신경질적인 마녀사냥은 이들의 처지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많은 단체들 사이에 단속과 추방을 중단시키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점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중단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지지하는 이주노동자들과 한국의 단체, 개인들 모두가 함께 모여 이주노동자 방어 기구를 건설하고 지속적인 운동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문제뿐 아니라 다른 중요한 정치 쟁점과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참가하거나 참가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탄압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다양한 정치 활동에 참가하기가 쉽지 않다. 작년에 이주노동자들이 파병 반대 시위에 참가한 것을 문제삼으며 테러리스트로 몰아 공격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운동들에서 이주노동자들과 한국인들이 함께 단결해 싸우는 경험을 한다면 전체 운동과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는 운동 모두를 강화하는 훌륭한 자양분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이 반전 운동 등에 적극 참가할 수 있도록 이들의 정치 활동 권리도 방어하며 함께 싸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