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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죽음으로 모는 ‘선진한국’

2002년 명동성당에서 최저생계비 보장을 외치며 농성하다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최옥란 열사의 죽음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1급 지체장애인인 주모 씨(53)가 생계비 인상 등을 요구하는 구청장 면담이 좌절되자 2월 18일 밤 구청 현관문 셔터에 목을 매 숨졌다.

지체장애에 신경계통의 장애가 중복돼 병원을 자주 찾던 주씨는 평소에 약봉지를 달고 살았다고 한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구청측은 두 딸과 영구임대아파트에 살던 주씨에게 현 제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 제도 내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았던 주씨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자살을 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시행하는 복지정책이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장애인 단체들은 2000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월 15만 8천 원의 생활비가 더 소요된다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에 앞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권자이자 1급 뇌성마비 장애인인 이승연 씨는 헌법재판소에 최저생계비 위헌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0월 28일 기각된 바 있다.

결국 국민기초생활수급자라는 틀을 통해 빈곤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는 장애인들의 이동과 진료비 등으로 인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알고도 모른 척 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사장들은 그들만의‘선진한국’에서 장애인들이 경쟁력이 없다고 보고 등한시 하고 있다. 주씨의 죽음은 사장들과 그들의 충실한 지원자들이 ‘경쟁력 없는 인간’에 대해 얼마나 매몰찰 수 있는가를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