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쫓겨나니, 세월호가 올라왔다. 흉물스럽게 변한 모습으로 올라온 세월호는 그날의 고통스런 기억과 함께 박근혜 정권을 향한 증오도 함께 끌어올렸다.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의 정당성도 새삼 확인됐다. 오늘 광장에서 압도적으로 지지받은 구호는 “박근혜를 구속하라”였다. 도심 행진에서는 인도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호응이 컸다. 세월호 문제가 퇴진 운동의 큰 동력이었음을 보여 준다.

세월호가 최종 인양된 날이며 박근혜 파면 이후 2주 만인 오늘,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수만 명이 모였다.(주최 측 발표: 10만 명) 박근혜를 대통령 자리에서 쫓아낸다는 1차 목표를 이룬 탓에 여유 있고 당당한 표정들이었지만, 사람들의 화가 풀린 것은 아니었다. 탄핵 후에도 수만 명이 모인 것이 그 방증이다. 물론 확연히 줄어든 규모는 이 광장 운동의 한 국면이 정리되고 있음도 보여 준다. 오늘 집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3년을 맞아 4월 15일에 다시 광화문광장에 모일 것을 약속했다. 집회 후 총리공관 앞과 종로 도심을 누빈 행진도 활력있게 진행됐다.

또한 오늘은 공무원 노동자 1만여 명이 본무대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내걸고 오늘 광장 집회의 시작을 열었다. 이는 운동의 이후 국면을 위해서도 상징적이고 좋은 일이다. 퇴진 운동의 초기 동력이 노동자 투쟁에서 나왔듯이, 적폐 청산 투쟁에서도 노동자들의 투쟁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야말로 박근혜 적폐의 알맹이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박근혜 일당을 정권으로 세운 우익과 특권층들에 맞설 힘을 가진 세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늘 제일 이슈는 역시 세월호 인양이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건우 아빠 김광배 씨는 ‘아들, 아이들, 3백4명 희생자들에게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어찌 희생자 엄마아빠들만의 약속이겠는가? 희생 가족의 흔적이라도 수습하려고, 무려 3년을 살아도 산 것이 아닌 날들을 보낸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범죄자(책임자)들은 모두 죗값을 치러야 한다. 그것이 노동자·민중의 최소한의 정의다. 안전과 생명보다 돈을 우선시한 체제와 국가가 노동계급 사람들을 무참하게 내버린 것이 세월호 참사이기 때문이다.

해수부의 예고 후 순식간에 세월호가 인양된 것은, 박근혜가 인양을 막고 있다는 사람들의 의심과 불신이 옳았음을 확인해 준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가 다시 사람들 눈앞에 드러나면 정권의 안정과 우익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질까 봐 두려웠을 것이다. 당장 세월호 인양으로 박근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검찰의 부담감이 더 커졌다는 보도도 나온다. 해양수산부 관료들은 탄핵 직후 신속히 인양해 자신들의 죄를 면피하고 차기 정권에 잘 보이려고 했을 수 있다.(물론 그래서 인양 과정의 문제도 계속 드러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세월호가 인양된 것은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의 정당성을 명백하게 입증한 것이다.

오늘 사람들은 부패 범죄 혐의로 파면된 박근혜가 아직 구속되지 않는 것에도 분노했다. 사드 배치가 강행되고, 노동 개악들이 철회되지 않은 것도 분노했다. 공범자 황교안은 대통령도 없는데 청와대 비서진을 남겨 두고는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를 뒷받침했다. 경찰은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의 물품을 빼앗고, 일부에게 소환장을 보내는 등 잽을 날리고 있다. 황교안 퇴진도 여전히 중요한 요구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 집회에서는 박근혜를 쫓아낸 뒤에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갖가지 적폐들과 그에 맞선 저항들이 소개됐다. 오늘 본대회에서는 세월호 인양과 처벌 문제가 압도적 관심을 받았지만, 나머지 문제들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연사들의 연설을 주의깊게 경청했다. 성과퇴출제, 비정규직 차별, 사드 배치, 백남기 농민 살해 책임자 처벌, 재벌의 악행들에 맞선 저항들. 사람들은 유심히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환호를 보냈다. 각각의 부문 의제들은 자신들에게 이후 초점을 맞춰 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토론과 논쟁도 앞으로 운동이 거쳐야 할 과정일 것이다.

권력의 이런 사악한 정책들을 중단하고 철회하는 것이야말로 박근혜 퇴진 운동에 수백만 명이 참가한 이유 아니겠는가. 단지 정권만 바꾸는 게 아니라, 노동자 대중이 계속해서 스스로 싸워야 하나씩 해결될 수 있다. 세월호와 함께 우리의 희망도 건져 올려야 한다. 세월호 인양이 우리의 힘 때문이듯, 우리의 희망도 스스로 싸워 쟁취하자.

본대회

"세월호가 이제서야 올라왔다. 이것은 박근혜가 막아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구속 사유의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세월호 참사 아닙니까!"라는 사회자(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인 최영준 노동자연대 운영위원)의 외침과 함께 분노의 함성이 광장을 가득 메우면서 본대회가 시작됐다.

권영국 퇴진행동 법률팀장이 기조 발언을 했다. "박근혜가 내려가고 [난 직후] 세월호 인양이 우연인가? 바로 박근혜가 세월호 인양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국정농단과 증거인멸의 몸통 박근혜는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 … 검찰은 반드시 박근혜를 구속해야 한다.”

또한 그는 “박근혜의 잔당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며 계속 싸울 것을 당부했다. 또한 국회도 탄핵소추안 발의 이후 한 게 없다며 국회와 제도 정치권에도 각성을 촉구했다.

오늘 광장에서 사전대회를 열었던 노동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들은 박근혜 파면 이후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촛불의 목소리와 노동개악 등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연결돼 있음을 보여 줬다. 노동자들은 박근혜 퇴진 운동의 주요 부대이자 견인차 구실을 해 왔고 응당 이를 호소할 자격이 있다.

"성과퇴출제 폐지, 정치기본권 보장!"이라고 쓰인 애드벌룬을 광장에 띄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김주업 위원장은 "성과연봉제는 공무원들을 권력에 줄 세우려는 시도"라고 규탄했다. 그는 국민을 위한 공무원이 되기 위한 공무원노조가 투쟁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해서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비정규직 문제에 맞서 투쟁하는 윤진영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1천1백만 명을 넘어섰다. … 비 오는 날 전신주에 올라가 작업하다가 떨어져 죽은 노동자, 실적 압박과 콜 수 압박으로 스스로 저수지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특성화고 실습생, 에어컨을 설치하다가 건물에서 떨어져 죽은, 그 노동자들 모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일터에서의 비정규직 확산이 우리 노동자들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평등과 특권의 사회를 바꿔낼 수 있도록 촛불의 힘을 더욱 단단하게 크게 만들어 내겠다.”

집회의 절정은 박근혜 파면 13일 만에 침몰 1천73일만에 선체가 바다 위로 올라와 다시금 뜨거운 분노로 떠오르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발언이었다. 단원고 남지현 학생의 언니 남서현 씨가 연단에 올라왔을 때 온 광장이 숨을 죽여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촛불의 힘 덕분에 박근혜를 파면시켰다며 감사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요즘 제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3년 동안 온갖 비난과 유언비어로 유가족에게 상처를 입히고, 진상 규명을 방해하던 이들의 달라진 태도입니다. 그들이 이제는 가슴이 미어진다며 무사인양을 입에 올리기까지 합니다.”

선체조사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계속 힘을 모아달라는 그의 당부를 이어 받아 사회자는 세월호에 뚫린 수많은 천공이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 속에 구멍과 같을 것”이라며 구호를 선창했고, 참가자들은 가장 큰 외침으로 답했다.

“진실을 은폐 말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세월호 참사 공범자를 처벌하라! 세월호가 인양됐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이어서 인양 과정을 지켜보느라 광화문에 오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의 영상 메시지가 있었고,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 소속 “큰 건우 아빠” 김광배 씨가 발언했다.

그는 “세월호 인양이 2년여 시간을 들일 만큼 정말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습니까?” 하고 묻고는 정부가 인양에 열의가 없었음을 조목조목 지목했다. 또한 “이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3월 28일 출범합니다. 해수부는 당연히 선체조사위원회의 미수습자 수습과 진상규명을 위한 선체조사의 모든 요구를 적극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단언했다. 더 이상의 선체 훼손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 3년을 맞아 4월 15일 또 한번 모이자고 다짐하며 행진에 나섰다.

이날 본대회에서는 박근혜 파면 후에도 경찰이 퇴진행동 측의 차량과 노트북을 훔쳐 가고, 1인 시위를 하려던 시민을 불법 연행하고, 퇴진 운동 참가자들 수십 명을 소환하려 하는 것을 규탄하는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 박병우(민주노총 대협실장) 씨의 긴급 발언도 있었다. 운동이 방심하면 안 되고, 황교안 내각과도 계속 대결해야 함을 보여 주는 일들이다.

한편, 본대회 전에 있었던 시민발언대에서는 적폐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와 학생 등의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사측의 노조파괴에 맞서 7년째 투쟁 중인 유성기업 노동자 홍종인 씨는 노조 파괴의 배후 세력인 “현대차 [회장] 정몽구 구속이 적폐 청산의 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원청인 현대차가 노조 파괴에 관여한 것이 법원에서도 인정 받았는데도 검찰이 기소조차 안 하고 있다면서 ‘재벌의 불법이 면죄부를 받는 현실’을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고 했다.

서울대 학생 활동가도 캠퍼스의 적폐에 맞서는 자신들의 투쟁을 소개했다. 시흥캠퍼스에 반대해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에게 학교 당국이 한 만행을 폭로했다. “총장이 학보사가 학교를 비판하는 게 꼴보기 싫다며 언론을 탄압해 그 다음 신문[학보사]을 백지발행”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박근혜는 청와대에서 나갔지만 박근혜의 수족들이 대학을 비롯한 곳곳에 남아 사회를 망치고 있”다며 투쟁이 계속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부양의무제 폐지, 대구시립희망원 책임자 처벌과 폐쇄 등 장애인들의 요구와 이재용이 박근혜에 뇌물을 바치고 노동자들을 죽거나 다치게 하고 노동조합을 탄압한 것 등의 죗값을 톡톡히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공무원노동자 총력투쟁대회

오늘 공무원노조 창립 15주년을 기념하고 10대 요구 쟁취를 위해 1만 명이 넘는 공무원 노동자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공무원들은 박근혜 파면으로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노동기본권도 탄압받고 연금 개악, 성과급 확대 등의 공격에 시달려 왔으니, 박근혜 파면과 함께 노조 창립을 기념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을 것이다. 오늘은 공무원노조 집회를 앞두고 행자부가 내리던 흔한 협박 공문도 없었다고 한다.

공무원노조는 올해 10대 요구를 내걸었는데, 특히 성과퇴출제 폐기, 노조설립신고, 정치 기본권 보장, 해고자 원직 복직이 가장 핵심 요구다. 이 외에도 시간선택제 공무원제 폐지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상·하수도 민영화 반대, 개악된 공무원 연금 복원 등의 요구들도 있다.

모두 공무원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공공행정 서비스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들이다. 노동권과 정치 기본권 보장은 이런 요구들을 쟁취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두 시간 동안 열린 집회는 상당히 집중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는데, 노동자들은 연사들의 주장에 매우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였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과 대선 후보들이 공무원 노동자들의 요구에 취하는 입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민중연합당 김선동 후보,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연설했는데, 이들 모두 공무원노조 핵심 요구들을 지지하는 입장을 내놨지만 진보정당 후보들이 가장 선명한 입장이었다. 특히 심상정 후보가 속 시원하게 노동자들의 요구를 대변하는 발언을 해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요구뿐 아니라 박근혜 파면 이후 아직 남아 있는 여러 요구들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주업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단지 대통령 바꾸고 여당을 야당으로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며 박근혜 구속, 세월호 진상 규명, 사드 배치 철회, 노동개악 폐기, 한상균 위원장 등 양심수 석방 등 모든 적폐 청산과 공무원노조 10대 요구 해결을 주장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시급한 적폐 청산과 개혁 입법을 추진할 국회가 기능을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법 개정, 위험 업무 외주화 금지법, 출퇴근 재해 산재 인정하는 산재법 개혁 등은 추진하지 않고 노동시간 관련 내용을 되려 개악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이는 박근혜 파면 이후에도 노동개악 저지 등 노동자들의 요구를 내걸고 투쟁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보여 준다.

공무원노조 집회의 규모와 활력 모두 박근혜 파면과 퇴진 운동이 노동자들의 투지와 자신감을 적잖이 고무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물론 대선을 앞둔 지금이 ‘요구를 쟁취할 적기’라는 생각과 새 정부에 대한 기대도 공존하는 듯하다.

이런 자신감과 기대감이 노동자 투쟁을 고무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공무원을 비롯해 4월 내내 여러 부문 노동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는데, 새 정부 시작 전부터 노동자들의 ‘몸풀기’가 시작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희망연대노조 사전대회

오후 2시 보신각에서 “사업장의 담을 넘어 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희망연대노조 공동투쟁 선포 결의대회”가 열렸다. 희망연대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앞두고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조합원 5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는 밝고 활기찼다.

희망연대노조 김진규 공동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없는 봄이 왔다. 그렇게 올라오기 어려울 것 같았던 세월호도 올라왔다. 우리 희망연대 노동자들은 무엇을 다시 올려야겠는가? 직접고용 쟁취, 최저임금 1만 원, 방송통신 공공성이다. 감정노동의 고통을 끝내야 한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저임금, 해고 위협, 성과 경쟁과 이로 인한 과중한 업무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얼마 전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던 고등학생이 실적 압박과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그런데도 SK, LG 등 원청 대기업들은 진짜 사장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업체교체 이제 그만! 원청이 직접 고용하라!”, “우리도 쉬고 싶다! 유급공휴일 인정하라!”, “최저임금 1만 원, 정규직 전환”, “편파적 실적 평가 철폐!” “완전월급제 쟁취” 등 노동자들이 준비한 만장과 풍선에 적은 구호들은 그들의 절실한 염원을 생생히 보여 줬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SK 본사와 광화문 사거리를 거쳐 태광그룹 본사(흥국생명 빌딩)까지 행진했다. 원청 대기업들의 본사 앞에 도착할 때마다 대열은 ‘노동자가 앞장서서 박근혜 적폐를 없애자’는 결의로 힘차게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광화문 광장 본집회로 향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목소리

남서현 (단원고 2학년 2반 남지현 언니)

안녕하세요. 2반 남지현 언니 남서현입니다.

4월이 다가오니 밤공기가 4월 16일 팽목에서 제 뺨을 스치던 그날의 밤공기와 비슷해집니다.

도망치고 싶어지는 하루하루입니다.

요 며칠 그날로 되돌아간 것 같이 뉴스에는 온통 세월호 이야기입니다. 지난 촛불, 세월호를 인양하라 외쳤는데 지금 세월호는 인양중입니다.

박근혜가 내려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1천73일만에 세월호가 올라왔습니다.

모두 촛불의 힘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요즘 제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3년 동안 온갖 비난과 유언비어로 유가족에게 상처를 입히고, 진상 규명을 방해하던 이들의 달라진 태도입니다. 그들이 이제는 가슴이 미어진다며 무사인양을 입에 올리기까지 합니다. 세월호 참사 3년 동안 진상 규명과 인양을 방해하던 그들 모두 공범입니다.

이제 와서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항상 인양을 바라왔던 척 하는 언론의 모습에도 화가 납니다. 언론 역시 세월호 참사의 주범 아닙니까?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척 하는 해수부도 공범입니다. 해수부가 3년 동안 우리 가족에게 보여줬던 그들의 태도를 저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용서해서도 안 됩니다. 아직 청산하지 못한 적폐가 너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동생이 떠나기 전날, 마땅한 캐리어가 없던 동생은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캐리어를 사 와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들을 밤늦도록 챙겨 넣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사랑하는 동생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세월호는 그런 3백4명의 흔적이 남아있는 배입니다. 그리고 [세월호에는] 가장 중요한 아홉 명의 미수습자가 있습니다.

단원고 교장실 한켠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선생님과 아이들의 책상이 있습니다. 우리 형제자매는 아홉 명의 사람을 기다려주지도 못하는 어른들을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아홉 명의 미수습자가 가족 품에 돌아오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팽목에서 하루를 천 일같이 기다리는 미수습자 가족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뿐이라는 것이 너무 많이 미안합니다.

세월호에는 백여 개의 천공이 있고, 인양 과정 중 화물출입 램프가 열려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해수부는 우리 가족들을 인양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한 것이 사실이고 인양이 진행 중인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되고 미수습자와 유류품이 수습되고 선체조사가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에 저들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선체조사위원회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선체조사위원회가 활동에 들어갑니다.

우리 가족들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더는 그들이 세월호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선체조사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함께 지켜봐 주세요.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러분의 관심입니다.

다시 4월이 오고 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저희 가족들은 그 봄을 마주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4월 16일 안산에서 기억식이 열립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도 함께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김광배 (단원고 2학년 5반 큰 건우 아빠)

(※퇴진행동이 배포한 발언문 파일이 아니고, 실제 발언을 녹취한 것임)

촛불 국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피해자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에서 일하고 있는 단원고 2학년 5반 ‘큰 건우’ 아빠 김광배입니다. 오늘 21차 촛불집회, 정의의 마음으로 함께해 주신 여러분과 이 자리를 같이 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사랑하는 우리 아들딸들, 사랑하는 가족들이 돌아오기를 지난 3년간 우리는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눈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제 아들 건우는 꼭 한 달 만에 엄마 아빠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럽게 보낸 그 한 달의 시간이었는데, 3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아들딸의, 가족의 뼛조각만이라도, 그 흔적만이라도 꼭 찾아야겠다는 간절함으로 버티고 기다려 온 아홉 분 미수습자 가족의 고통을 저 박근혜는 알고 있는 것입니까? 박근혜와 이 썩어빠진 정부를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 엄마아빠는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낱낱이 밝혀, 구조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구조하지 않았던 그 책임자들과,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은폐하고, 조작했던 모든 적폐 세력과 그 부역자들을 응당히 처벌해야 합니다. 그렇지요 국민 여러분?

2015년 4월 20일,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을 공식 발표한 이후, 지난 23일, 2년여 만에 해수부는 세월호를 수면까지 올렸고, 오늘 새벽 반잠수식 선박에 안착시키고, 목포신항으로 이동할 나머지 작업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세월호 인양이 2년여 시간을 들일 만큼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습니까? 그렇다면 이 정부는 왜 인양업체 입찰 전에 발표한 기술검토 보고서에서 부력제를 이용한 크레인 방식은 위험한 방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강행했고, 인양 과정을 국민은 물론 저희 유가족에게까지도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실패를 거듭하며, 결국은 이미 제시됐던 지금의 탠덤리프팅 방식으로, 작년 11월 변경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는지… 고통의 눈물로 기다렸던 아홉 분의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이 아주 조금, 아주 조금만이라도 있다면! 반드시 그 인양 과정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입니다.

이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3월 28일 출범합니다. 해수부는 당연히 선체조사위원회의 미수습자 수습과 진상 규명을 위한 선체 조사의 모든 요구를 적극적으로 따라야 하며, [저희는] 더 이상의 선체 훼손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지난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저질렀던 진상 규명 방해 행위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선체조사위원회는 단 한 조각의 유실도 없도록 미수습자와 우리 아이들 유품의 수습을 당부 드립니다. 그리고 그 어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증거 확보에 최선을 다해 주시길 거듭 당부 드립니다.

세월호 속에는 따뜻한 엄마의 품을, 꼭 안아 줄 가족을 기다리는 아홉 분이 계십니다. 사무치게 소중하고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별이 된 3백4분의 흔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참사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있습니다.

세월호는 산 자들이 만들어 가야 할 지침이고, 방향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국민 여러분!

여러분, 세월호 참사 이후 오늘 올려진 세월호의 모습을 보셨죠? 3월 22일 맹골수도 참사 해역에 내려갔다 왔습니다. 23일 오후까지 인양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아십니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네. 반드시 올라와야 하죠. 아무 훼손 없이.

하지만 저는 그 참사 현장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기 위해,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손가락 마디마디 하나도 남김 없이 부러진 제 아들, 제 아들 건우에게 너무 미안한…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아들 건우와 약속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약속했습니다. 고귀하게 희생되신 3백4분과 약속했습니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 반드시 그 책임자들을 처벌하겠다고. 영원히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촛불 국민 여러분께서도 약속해 주시겠습니까? 분노하고, 잊지 않고, 책임자 모두 처벌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해 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오는 4월 16일은, 우리 아이들이 여러분을 ‘3주기 기억식’에 초대하고 싶어합니다. 많은 분들이 꼭 와 주셨으면 하고 얘기하네요. 우리 아이들의 고향 안산에 많이 오셔서, 우리 아이들에게, 또 우리 가족들에게 큰 용기를 주시고 많이 응원해 주시기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촛불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 스마트폰 앱으로 〈노동자 연대〉를 만나 보세요!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아이폰 앱 다운로드

📮 매일 아침 이메일로 〈노동자 연대〉를 구독하세요! 아이폰 앱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