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이후 전임자 복귀 명령을 거부한 34명이 해고됐다. 올해도 16명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취소와 전임자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강원도 민병희 교육감이 2월 24일 가장 먼저 전교조의 전임자를 허가했다. 민병희 교육감은 “법외노조도 노조로서의 실체가 있으면 단체교섭능력과 단체협약체결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뒤이어 전남과 서울의 진보교육감들도 전임자를 허가했다.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헌법 제33조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대표적인 적폐의 하나다.

교육부는 곧바로 직권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법외노조가 됐다고 해서 전임휴직을 인정할 수 없다는 규정은 법률이나 헌법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교육부의 전교조 전임자 신청 불허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심지어 박근혜 정권의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했는지를 가리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도 내려지지 않았다. 현재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취소 소송은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박근혜는 파면됐지만 그의 적폐는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 주는 적나라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전교조가 교육부와 첨예하게 충돌하는 상황에서 경기도 이재정 교육감은 3월 14일 2017년 전임을 결의하고 출근하지 않은 3명을 직위 해제했다. 전임자 허가 결정을 내렸던 전남교육청도 교육부가 전임자 허가 취소를 요구하자 일주일 만에 결정을 번복했다. 비슷한 요구를 받고 있는 서울교육청의 조희연 교육감은 후퇴해선 안 될 것이다.

전임을 인정받은 박종훈 전교조 강원지부 사무처장은 이렇게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의 전임 결정이 반가웠지만 다른 시도교육청들이 노조 전임자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마음이 더 컸다. 진보교육감들이 말로는 교육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교육부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진보교육감들이 교육부의 압박에 동요하거나 후퇴한다면 교육 적폐 청산은 물론 진보적 교육 변화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진보교육감은 교육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의 열망으로 당선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이러한 열망이 더욱 커지면서 13곳에서 당선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진보교육감들 대부분의 행보는 실망스러웠다. 특히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와 교육재정 문제에서 좌충우돌과 후퇴가 두드러졌다.

그런데 전교조 내에서는 “대선을 앞둔 시기에 전선이 [교육부에서] 교육청으로 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온다.

물론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한 당사자는 교육부다. 그러나 전임자 허가 결정권자는 교육감이다. 민병희 교육감이 “교원의 임용권은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에 법적 검토를 토대로 노조 전임자의 휴직을 허가했다”고 말한 것을 꼽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전교조는 교육부와의 투쟁에 주 전선을 형성하면서도 진보교육감들의 동요와 후퇴에 비판을 삼가서는 안된다.

교육부에 맞선 전선을 강조하며 교육감에 대해 침묵하는 태도 뒤에는 대선 후 교육부 장관이 바뀌면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하는 듯하다. 9년의 우파 정권에 전교조가 각별히 탄압을 당해 왔기에 이해 못할 심정은 아니다. 그러나 집권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이 교원노조법 개정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교육부 장관이 바뀐다고 법외노조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