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에서 사회주의자인 레이아즈 아마드 박사가 백주 대낮에 보안 당국에 의해 끌려 가 현재 카라치중앙교도소에 투옥돼 있다. 그는 앞서 수감된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던 기자회견에 가던 중이었다.

파키스탄은 군부가 오랫동안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테러와의 전쟁’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굳건한 지지를 등에 업고 정치적 반대파를 가혹하게 탄압하는 나라다. 이번에 얼토당토 않은 구실로 레이아즈 박사를 테러리스트로 몰아 체포한 것도 이런 탄압의 일환이다.

레이아즈 박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파키스탄 현지 시위. 4월 2일.

레이아즈 박사는 파키스탄 카라치 대학교의 교수로 수년 동안 파키스탄에서 노동운동과 정치적 항의 운동을 건설해 왔다. 지난해에는 파키스탄 내 소수민족인 발루치 태생의 지식인이 구금된 것에 항의하는 운동을 벌여 다섯 달 만에 석방시키기도 했다.

이런 활동 때문에 그는 정권의 공격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동시에 많은 파키스탄인의 존경을 받고 있다. 2008년에 공수특전단이 캠퍼스에 들이닥쳐 그를 구타하자 같은 대학교 교수들이 항의하는 뜻에서 하루 동안 모든 강의와 세미나를 중단하기도 했다.

레이아즈 박사의 연행은 민주적 권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여겨져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단체는 그가 “인권활동가이자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지식인으로, 비폭력적인 방식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그가 선출 집행위원으로 있는 카라치 대학교 교수협의회(KUTS)는 즉각적으로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레이아즈 박사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1999년 서울대학교 연구 교수로 초빙돼 한국에 머물렀다. 당시 그는 불완전한 민주화 속에서도 한국의 운동이 역동적인 모습을 띠는 것을 보고서 고무받았고, 이 경험은 그가 파키스탄으로 귀국한 후 각종 운동 건설에 매진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레이아즈 박사를 석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