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트럼프의 시리아 폭격이 진정으로 노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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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남편 빌 클린턴의 명성에 큰 타격을 줬고, 이것이 그가 대권을 잡는 데서 어느 정도 주효했다. 그러나 4월 7일 시리아 공군 기지를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로 공격한 것은 빌 클린턴이 한 일과 판에 박은 듯이 닮아 있다.
1990년대
이런 폭격들로 해결된 것은 없다. 하지만 미국이 자신의 세계 패권을 천명하는 방법이 되긴 했다. 당시 누구도 미국의 독보적 지위에 도전하지 못했다. 미국은 냉전의 승자였고 1991년
오늘날은 사정이 매우 다르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과 금융 위기로 약해졌고 중국과 러시아로 대표되는 경쟁국들은 갈수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거 기간에 트럼프는 미국이 대외정책에 지나치게 많은 자원을 낭비한다고 비판했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클린턴스럽게 군사력을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트럼프의 이런 행동을 설명하는 한 가지 방식은 이렇다: 국가 안보 기관들이 트럼프를 상대로 승리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정보 기관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었고 그 때문에 군 장성 출신의 초대 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물러났다. 플린이 물러난 자리를 메운 인물은 군부 내 주류에 좀더 가까운 H R 맥매스터이다. 그와 함께 미국의 세계 정책을 관장하는 인물인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도 군 장성 출신자이다.
그렇다면, 4월 7일에 순항 미사일을 쏜 것은 군 장성들이 승기를 잡았다는 뜻일까?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대안우파’ 이데올로그 스티브 배넌이 폭격 직전 국가안보회의
더욱이 대서양 양쪽
힐러리 클린턴과 미국 안보 기관의 관료 상당수가 수년 동안 주장한 것을 트럼프가 실천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반대편에 서서 시리아 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과 미국 안보 기관의 관료들은 버락 오바마가
그러나 나는 트럼프가 군 장성들에게 정복당했다는 설명을 신뢰하지 않는다. 배넌이 밀려난 것은 그가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벌인 궁중 암투 때문인 듯하다. 이번의 시리아 공격은 트럼프 자신이 결단한 것이다. 물론 그가 말하듯 시리아의 “예쁜 아기들”이 겪는 고통 때문에 마음이 동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 아기들의 미국 입국을 막은 것이 바로 트럼프다.
토마호크
더 괜찮은 설명은 역사가 그렉 그랜딘이
트럼프는 중국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중도 있을 수 있다. 트럼프가 시리아 공격을 명령했을 때는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하던 때였다. 한 중국인 학자는
그러나 이번 미사일 공격은 여전히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는 이전까지의 정책 방향을 뒤집고 아사드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일까?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오바마가 시리아 문제에서 그토록 몸을 사린 것은 그것의 어려움뿐 아니라 제2의 이라크 같은 수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시리아에 병력을 주둔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방공망을 갖추고 시리아 영공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비록 나는 군 장성들이 배후에서 사태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지 않지만, 매티스와 맥매스터 둘 다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천명해 온 것은 맞다. 트럼프는 자신이 경멸하던 선임자의 흉내를 내며 시리아와 러시아를 두고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