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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전 서울대병원 지부장 징계 철회하라

지난 3월 4일 보건의료노조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가 김애란 서울대병원지부 전 지부장 제명을 결정했다.

제명 사유는 서울대병원 지부가 지난해 산별협약 내용 중 ‘10장 2조’ ― 임금, 노동시간 단축, 연·월차 휴가와 수당, 생리휴가의 경우 산별협약 사항들이 지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우선한다고 명시한 조항 ― 를 거부하고 투쟁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중앙위는 “조직의 명예를 훼손하고”, “조직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한 조합원의 말처럼 “투쟁하지 않는 지부도 아닌 44일간 싸운 지부에 징계라니”, 말도 안 된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단호한 투쟁 지속으로 산별 협약보다 더 나은 요구를 쟁취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징계 결정은 “중복 파업 등 … 이 산별 교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낳고 있다”는 지배자들과 자본가들의 불평에 보건의료노조 지도부가 손을 들어 준 꼴이다.

지난해 서울대병원 지부 파업 때 병원측은 이 10장 2조를 근거로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붙여 고소고발과 손배 가압류 등의 탄압을 하며 지부와 교섭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보건의료노조도 “10장2조에 따른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임금인상 부분과 관련해 올해에는 지부별 교섭을 허용할 예정이고, 신입직원을 보건휴가 수당 보전대상에서 제외시킨 부분도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10장 2조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도 중앙위가 징계를 강행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산별 상층 지도부를 거스르는 행위가 징계 사유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10장 2조 관련 논란과 이번 징계 사건의 핵심은 바로 이 점이다. 즉, 상층 관료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냐 아니면 현장 조합원의 권한을 강화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김애란 전 지부장에 대한 징계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