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열린 영국 교원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역사적인 결의안이 통과됐다. 교원노조가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옹호하고 성별인정법*의 권고 사항을 모두 이행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좌파 측의 페미니스트 사이에서, 그리고 우파들 사이에서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구체적으로는,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성을 선택할 권리와 그에 따른 화장실 이용 권리에 관한 것이 주된 쟁점이었다.

영국에서는, 저매인 그리어와 줄리 빈델 같은 페미니스트들, 최근에는 라디오4의 ‘여성의 시간’ 진행자 제니 머레이 등이 트랜스젠더 여성은 “진정한 여성”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트랜스젠더 혐오적 논쟁이 있었다.

사회주의자로서 우리는 차별받는 사람들 편에 선다. 우리는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성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음을 이해하고 트랜스젠더 여성과 남성이 각자의 성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할 권리를 지지한다. 여성, 트랜스젠더 남성, 트랜스젠더 여성이 겪는 차별의 방식은 다를 테지만, 그들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 자기 몸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하고, 성적 편견과 차별에서 해방되도록 투쟁하는 데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다.

교원노조 대의원대회에 제출된 결의안은 노조가 학교 현장에서 트랜스젠더 교사와 학생을 분명하게 지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노조가, 자신의 성을 스스로 결정하거나 성전환 수술을 받길 바라는 사람을 옹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소속 교사들은 이 결의안을 지지하며 몇몇 지부에서 통과시켜, 이 결의안이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올라가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대의원대회에는 수정안도 제출됐다. 트랜스젠더가 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그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언급을 삭제하자는 것이었다.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비판하는 것에 동조하는 몇몇 좌파 대의원들이 이 수정안을 지지했다. 노조 내 우파도 수정안을 지지했다.

수정안은 이 문제를 다룰 위원회를 만들고 트랜스젠더 관련 결의안을 올해 처리하지는 말자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트랜스젠더 쟁점이 흐지부지해질 때까지 처리를 미루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꽤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대의원대회 장소에서 이 결의안은 가장 뜨겁게 논쟁된 안건의 하나였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들, LGBT+ 교사들, 그밖에 평등 지향적 대의원들의 협력으로 이 결의안은 80퍼센트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 결의안은 트랜스젠더 남성 대의원이 발의하고 SWP 당원 대의원이 재청한 것이었다.

이 사례는 차별에 맞서 공동전선을 펼친 활동가들이 어떻게 승리하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2003년 동성애자 혐오적 법 조항을 폐지한 뒤 지금까지 젠더와 성에 관한 사람들의 태도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보여 준다. 많은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들은 [고정된] 성 역할[이라는 개념]에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학교에서 성별 불일치로 인한 스트레스를 더 잘 다루고, 성소수자들의 경험이 존중되며, 성소수자가 자신의 삶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제 교원노조는 트랜스젠더의 권리에 관해 영국의 노동조합 중에서 가장 진전된 입장을 갖게 됐다. 교원노조의 이번 결정은 영국노총(TUC) 소속의 모든 노동조합들과 더 넓은 운동이 이 정책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디딤돌 구실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교원노조의 이번 결정은 트랜스젠더를 대하는 사회적 태도를 더 긍정적으로 바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월간지 《소셜리스트 리뷰》 2017년 5월

(2018년 1월 15일 변경 사항) 영국 Gender Recognition Act의 취지를 더 잘 드러내고자 기존 번역어 '성인지법'을 '성별인정법'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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