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트럼프 정부가 향후 10년 동안의 연방예산 계획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과도한 낙관, 공공서비스와 환경 예산에 대한 사악한 삭감 그리고 기업과 부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을 특징으로 한다.

이른바 ‘납세자 우선 예산’이라는 이 계획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각종 공공서비스 지출이 3조 6천억 달러 삭감된다.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 예산 8천억 달러, 4천4백만 명의 빈곤층에게 식비를 지원하는(푸드 스탬프) 예산 1천9백30억 달러, 실업수당 5백32억 달러를 줄일 계획이다. 관련 당국자는 “돈을 낸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며 막대한 예산 삭감을 옹호했다.

이와 동시에 법인세율은 35퍼센트에서 15퍼센트로 경감됐으며, 해외구호기금은 없어졌으며, 멕시코와의 국경선에 방벽을 설치하는 데는 1백60억 달러를 할당해 놓았다. 소비자금융 보호 조처들은 없어지고 각종 금융 규제들은 완화됐다.

개인 소득세의 경우, 최고 소득세율은 39.6퍼센트에서 33퍼센트로 삭감됐다. 상위 1퍼센트가 70퍼센트를 부담하는, 자본 이득에 부과하는 세금도 줄었다. 1천만 달러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부동산 세금도 없어질 전망이다. 또한 작은 기업체에서 그 소유자로 현금이나 소득이 이동할 경우에 부과하는 세금도 낮춰질 전망이다. 부유한 미국인들만 득을 본다.

세금정책센터(Tax Policy Center)는 “고소득 납세자가 가장 많은 혜택을 얻는다. 세금 감면액의 4분의 3은 상위 1퍼센트의 납세자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당장 실시되면 상위 0.1퍼센트에 해당하는 최고 소득 가계들은 평균적으로 세후 소득의 16.9퍼센트에 해당하는 1백30억 달러어치의 세금 감면 효과를 본다. 반면 중간 집단의 가계는 2백60달러, 최빈곤층 가계는 50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밖에 보지 못한다. 더욱이, 해가 갈수록 이 격차는 더 벌어져 “2025년이 되면 상위 1퍼센트의 가계가 전체 세금 감면의 거의 1백 퍼센트를 가져갈 것”이라고 세금정책센터는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계획은 불평등할 뿐 아니라 다른 문제도 있다. 향후 10년 동안 미국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을 3퍼센트로 예측하며 그에 기반해 조세 수입 등을 예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류 경제학자들의 예상치는 2퍼센트이다. 매년 성장률이 2퍼센트이냐 3퍼센트이냐는 거대한 차이를 낳는다.

단지 예상치가 다른 문제가 아니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은 지난 10년의 장기 침체기 동안 생산성 증가율이 대폭 하락했고 고용과 인구 증가율도 낮아졌다. 이 때문에 서방 자본주의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모두 하락했다.

트럼프 정부가 3퍼센트 성장을 공언하며 짠 예산이 실패하기 십상인 까닭이다.


이 글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마이클 로버츠의 글 ‘Trump’s budget balls-up’을 참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