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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항의 시위 뒤에 감춰진 이해관계

레바논의 사회주의자 가산 마카렘이 민주 개혁이 아랍 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반박한다.


레바논에서 시리아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베이루트 시내 순교자 광장에 모였다. 이 광장은 전직 총리 라피크 하리리가 일부를 소유했던 수십억 달러 규모의 회사 이름을 따서 솔리데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14일 암살당한 하리리는 그가 광장 옆에 세운 모스크에 묻혔다. 언론에서 레바논의 ‘구세주’라고 부르는 그의 암살에 항의해 매일 수 천 명이 기도하고 시위를 벌이기 위해 모이고 있다.

하지만 하리리의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에, 레바논은 4백억 달러의 외채와 30퍼센트의 실업률, 모든 것을 소유한 5퍼센트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대다수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하는 나라가 됐다.

순교자 광장은 ‘백향목 혁명’의 초점이 됐다. 사람들은 그 곳에 모여 야당 정치인들이 시리아를 성토하는 연설을 듣는다. 야당 세력을 구성하는 청년 민병대들은 캠프를 설치하고 하리리의 텔레비전 회사가 제공한 대형 텔레비전으로 행사들을 지켜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지 부시와 프랑스 대통령 자크 시라크가 지원하는 야당 세력은 하리리의 암살을 시리아가 지원하는 정부를 끌어내릴 기회로 삼았다.

야당내 많은 사람들은 레바논 경제를 황폐화시킨 사유화가 가져다 준 돈벼락에서 따돌림당해 온 데 불만을 품고 있다.

하리리의 죽음과 정부의 실각 이후, 레바논 지배 계급내 세력균형이 왈리드 줌블라트가 이끄는 야당 세력 쪽으로 이동했다.


그는 1977년 시리아가 암살한 두루즈 무슬림 종파의 옛 지도자의 아들이다. 그 해 왈리드 줌블라트는 시리아로 가서 아버지를 살해한 사람들을 “용서했다.”

그 보답으로 시리아는 레바논 내전 기간 동안 선거 부정과 반대파 협박을 통해 그를 국민전선의 지도자로 만들고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왈리드 줌블라트는 레바논 국회의원이고, 전직 장관이며, 사회진보당 지도자이다. 그는 엄청난 자산가이자 레바논 백만장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아마 내전 기간 동안 기독교도 지역을 싹쓸이 한 민병대 지도자로 가장 유명할 것이다.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사실을 인정했지만, 1989년 레바논의 15년간 내전을 종식하면서 입법된 사면법에 의해 자신이 보호받는다는 점을 상기시키곤 했다.

야당 세력의 또 다른 지도자는 자유애국운동의 지도자이자 내전 기간에 레바논 군대의 사령관이기도 했던 미셸 오운이다. 그는 1989년에 시리아 점령에 맞선 ‘해방 전쟁’을 시작했다.

그의 시도는 때가 좋지 않았다. 주요 동맹이었던 미국이 시리아가 제1차 걸프 전쟁을 지지해 주는 대가로 그에 대한 지원을 철회해 버렸던 것이다. 시리아 군대는 미국의 승인 하에 오운을 레바논에서 쫓아냈다.

왈리드 줌블라트가 두루즈 분파를 장악하고 있는 한편, 오운은 시리아가 레바논에 주둔하면서 저지른 많은 악행을 비난하는 상당수 기독교 세력을 장악하고 있다.

오운의 자유애국운동은 극우파인 팔랑헤를 포함하고 있는 옛 민병대들의 모임인 ‘브리스톨 회의’의 일원이다.

‘충성파’로 더 유명한 에밀 라후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권은 시리아 바트당원, 민족주의자, 일부 기독교 지도자와 아말 운동[시아파 운동의 일종]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아말] 운동은 국회의장이 이끌고 있고 전쟁 범죄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야당 세력은 시리아로부터 레바논을 구하기 위해 단결했다고 말한다. 그들의 주된 표적은 하리리와 줌블라트 같은 자들의 기업에 고용된 시리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이다.

지난 몇 주 동안 적어도 11명의 시리아인 노동자들이 살해당했다. 야당 세력은 레바논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공격들을 용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레바논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고 가장 빈곤한 종교 세력인 시아파 무슬림은 시위대에서 빠져 있었다.

많은 시아파들은 미국과 그 동맹 세력이 ‘백향목 혁명’을 가로채서 남부 레바논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몰아낸 저항 조직인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하는 데 이용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시리아를 침공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매일 하리리의 무덤에 모여드는 사람 중 대다수는 정치적 위기가 깊어지면서 레바논이 또 다른 내전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진심으로 우려한다. 그들은 이 때문에 하리리의 무덤으로 모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리아의 레바논 개입, 수천 명의 시리아 군대의 주둔, 증오의 대상인 비밀 경찰 무카바라트를 싫어한다.
모든 시위대가 야당에 속해 있거나 그들의 정치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시리아의 레바논 주둔과 특정 지배 계급분파에 대한 지원은 종식돼야 한다.

그러나 평화와 자유를 바라는 순수한 요구를 레바논의 전쟁 범죄자들, 미국, 프랑스가 가로채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레바논과 시리아의 현대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독자들은 ‘다함께’ 웹 사이트(www.alltogether.or.kr)의 문서자료실에 있는 관련 글을 보시오.

번역 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