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으로 부당하게 기소된 김승주 씨(이하 존칭 생략)의 항소심 재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2014년 4월에 열린 오바마 방한 반대 기자회견을 지난해 느닷없이 ‘미신고 집회’로 규정하고, 당시 사회를 맡았던 김승주를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김승주에게 7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그는 판결에 불복하고,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이날은 항소심의 결심재판이 진행됐다.

김현성 변호사는 당시 기자회견은 언론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이었기에 집회로 볼 수 없고, 미신고 집회를 처벌하는 집시법 자체가 위헌이라며 김승주의 무죄를 옹호했다. 그는 해당 집시법 조항에 대해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김승주도 최후진술에서 “저는 명백히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것을 집회로 보는 것부터가 억압적입니다.” 하고 지적했다. 검찰은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쳤으니 처벌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한 달에도 수십 개씩 열리는 수많은 기자회견들이 검찰 눈에는 모두 처벌 대상이란 말인가?

또한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인정하고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다. 대법원조차 폭력 집회 등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집회만을 금지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설령 기자회견을 ‘집회’라고 본다 할지라도, 완전히 평화롭게 진행된 25분짜리 기자회견을 처벌할 수 있는 하등의 명분이 없다. 오히려 2014년 한미정상회담은 박근혜 정부가 미국과 손 잡고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게 한 준비단계였다. 동아시아의 불안정을 더욱 강화할 것이 명백한 이 회담에 반대한 것은 공공 안전을 위협하기는커녕 평범한 다수의 안전을 위하는 것이었다.

집시법 자체도 악법이다. 집시법은 실로 헌법을 완전히 무색하게 할 정도로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고 있다. 김승주는 집시법에 의해 권력자들의 편의와 입맛에 따라 집회가 허용·금지되는 현실을 폭로했다.

“경찰은 집회 금지와 해산을 남발하면서 신고제를 명백한 허가제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긴급 집회, 우발적 집회의 가능성은 원천 봉쇄되고, 정치적 내용에 따라 집회는 검열되고 있습니다. 집시법은 박정희 독재 정권이 군사 쿠데타 직후에 만든 악법이고, 대부분의 국가에는 집시법이 아예 없습니다. 집시법은 폐지돼야 할 악법입니다.”

김승주는 “[촛불 운동으로부터] 1년 전만 해도 청와대는커녕 광화문 사거리조차 [집회가] 불법이었”다며 “그렇다면 그때, 시민들은 법의 명령에 따라 저항을 멈춰야 했을까요?” 하고 꼬집었다.

법원이 사회 정의를 진정으로 실현하고자 한다면 김승주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집시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도 마땅히 제청해야 한다.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결의한 김승주에게 연대를 보내자. 선고는 7월 13일 14시에 있을 예정이다.

* 아래는 김승주 씨의 최후진술문이다.

판사님도 지난해 말 수백만 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씨를 파면하고 구속시킨 역사적 장면을 지켜보셨을 겁니다. 그 어떤 정치인도, 그 어떤 법조인도 구현하지 못했던 사법 정의를 저 같은 보통의 사람들이 실현해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그 역사적인 집회와 시위마저도 집시법을 근거로 금지 통고 했습니다. 그러고 나면 법원은 선심 쓰듯 조금 더 허용해줬습니다. 촛불 운동이 벌어지기 한 달 전만 해도 청와대 1백 미터 앞 시위는 모두 불법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전만 해도 청와대는커녕 광화문 사거리조차 불법이었습니다. 바로 그 곳에서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사망하셨지요. 그렇다면 그 때, 시민들은 법의 명령에 따라 저항을 멈춰야 했을까요?

판사님, 저는 명백히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것을 집회로 보는 것부터가 억압적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집회였다 할지라도 처벌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법에는 공공의 안녕 질서에 위협을 끼칠 집회만을 금지한다고 돼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박근혜 씨와 한국 정부가 싫어할 만한 비판 의견 표현은 했을지언정,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사드 배치 논의의 준비 단계였던 2014년 한미정상회담을 반대한 것은 공공의 안전을 위하는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집회 금지와 해산을 남발하면서 신고제를 명백한 허가제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긴급 집회, 우발적 집회의 가능성은 원천 봉쇄되고, 정치적 내용에 따라 집회는 검열되고 있습니다. 집시법은 박정희 독재 정권이 군사 쿠데타 직후에 만든 악법이고, 대부분의 국가에는 집시법이 아예 없습니다. 집시법은 폐지돼야 할 악법입니다.

판사님, 죄는 저에게 있는 게 아니라 저의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박근혜 씨를 비호하려던 경찰에게 있습니다. 또한 저를 기소한 검사는 국가 공권력으로 집회의 자유, 의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습니다.

저 외에도 같은 건으로 부당하게 처벌받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재판부는 저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올바른 판례를 남겨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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