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권투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권투에 전념한다는 사실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샌드백과 사각의 링에는 차별받는 인종과 빈민가 자식들의 야망, 절망, 생사가 깃들어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 분)는 변두리의 허름한 권투 체육관을 운영하는 늙고 고지식한 트레이너다. 챔피언 타이틀전을 수년씩이나 미루는 바람에 8년 동안 애지중지 키운 선수는 다른 매니저를 찾아 떠나버린다.

하나뿐인 딸은 이 늙은 아버지의 편지 한 통도 받아 주지 않는다. 이 불쌍한 노인에게 서른두 살의 늦깎이 복서 주제에 챔피언을 꿈꾸는 매기(힐러리 스왱크 분)가 찾아온다. 그녀는 20년째 싸구려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찢어지게 가난한 여성 노동자다. 그녀의 가족은 없는 것보다 더 나쁘다.   

이렇게 외롭고 상처 입은 트레이너와 복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함께 꿈을 향해 나아간다. 늘 씩씩하게 웃어제끼는 억척스런 그녀가 혼신의 노력을 다해 꿈을 실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느새 우리도 그녀에게 듬뿍 정이 들게 된다.

바로 그 때, 생애 가장 심각한 불행이 그녀에게 다가온다. 그녀 곁을 지키는 프랭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노배우의 얼굴 겹겹이 새겨진 일흔여섯 개의 나이테 같은 주름살들과 하얗게 샌 눈썹 아래 순간 반짝이는 젖은 눈동자로써 우리에게 단박에 슬픔을 전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야 할 때 과연 우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들을 감상하는 데 한때 그가 공화당 소속 시장직을 역임했었다는 정보는 별 쓸모가 없다. 그의 〈퍼펙트 월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트루 크라임〉, 〈미드나잇 가든〉도 모두 좋은 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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