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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혁신’ 이미지 뒤에 가려진 진실:
개인 정보로 돈 벌기, 부패, 착취

구글은 청년들이 입사하고 싶은 글로벌 기업으로 손꼽힌다. ‘구태의연하지 않은 혁신 경영’, ‘학력을 우선하지 않은 채용’,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작업 과정’ 등등.

그러나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정보 통신 기업들의 수익 방식을 분석하고 폭로하는 책과 논문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위와 같은 이미지들은 하나둘씩 벗겨진다.

구글의 수익 구조를 보자. 구글의 수익은 대부분 광고에서 나온다. 《구글드》의 저자 켄 올레타에 따르면 구글은 광고로 수입의 97퍼센트를 번. 구글은 애드워즈나 애드센스 같은 광고 프로그램으로 광고주와 웹페이지를 연결하는 “뚜쟁이 역할”을 한다. 광고주가 원하는 목표의 고객을 집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소위 ‘구글 웨이’다. 구글은 검색 결과 수억 개를 통해 나이, 성별, 소득, 직업 같은 선호도 정보를 수집한다. 구글은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하루에 2억 개에 달하는 검색 수요들을 빨아들이면서 막대한 개인 정보들을 취득한다. 이용자가 클릭할 때마다 노출되는 개인 정보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구글은 정보 공유를 자신들의 미덕인 것처럼 치장한다. 그래서 지적재산권 개방을 주창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지적재산권은 철저하게 보호한다. 2004년 제출된 2백60쪽 분량의 기업 공개 안내서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의 특허와 상표와 영업 비밀과 저작권과 기타 지적 재산은 자산으로서 우리에게 중요하다.” “우리의 지적재산권이 위협받고 지적 재산이 우리 통제를 벗어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물론 구글어스 등을 통해 취득한 ‘지적 재산’은 미국 국방부의 주요한 군사적 컨텐츠로 연결된다. (제국주의 첨병으로서 미국 국방부와 결탁하는 구글의 면모에 관해서는 지면상 생략하겠다.)

구글이 각종 검색 엔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주된 방식 중 하나는 기업 사냥이다. 구글은 게걸스럽게 알짜배기 디지털 회사들을 인수·합병해서 이들의 노하우를 빨아들인다. 2005년에만 정보통신 회사 15개를 인수·합병했다. 그래서 구글은 새로운 혁신을 가로막는 사악한 거대 서버 공장이라는 비난을 자주 받는다(《구글드》, 2백28).

구글은 항상 이렇게 부르짖는다. “구글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이용자를 상업 사이트나 광고로 부적절하게 유인하지 않았”다. “이용자 정보 수집은 무료 이용의 대가이므로 정당”하다.

그러나 구글은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의회나 미국 규제 당국에 전방위적 로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글은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부정부패 기업이다. 구글은 미국 의회 로비를 가장 많이 한 기업이다.(페이스북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017711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폭로한 바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0여 년간 수백 건에 이르는 대학 교수들의 논문에 연구비를 지원해 규제 완화의 근거를 만들고 그 내용으로 각종 정부 기구에 로비를 해서 규제를 피하려 해 왔다.

막대한 개인 정보를 취득해 지적 재산으로 만들고, 부패를 통해 거대 수익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바로 ‘구글 웨이’다.

구글 웨이’를 떠받치는 또 하나의 기둥은 바로 노동 착취다. 크리슈티안 푸흐스의 《디지털 노동과 마르크스(Digital Labour and Karl Marx)》에 따르면 구글 직원들의 인트라넷은 장시간 노동과 자신들의 형편없는 삶에 관한 글로 가득하다. 구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무료 식당, 스포츠 시설, 레스토랑, 카페, 예술 행사, 강연을 누리며 행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모두 피고용인들이 더 오래 머물고 일하도록 고무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느낀다. 관리자들이 장시간 노동을 공식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오래 일하도록 하는 압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위와 같은 사실은 디지털 미디어 산업이 멋지고, 편안하고, 위계적이지 않고, 다양하고, 창조적이고 평등할 거라는 신화를 깨뜨린다. 디지털 미디어 기업의 노동자들은 각종 프로젝트 속에서 장시간 노동이 주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에릭 슈미트가 쓴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를 읽으면 숨이 턱 막힌다. 이 책에는 ‘창의’와 ‘혁신’이라는 미명 하에 직원들의 능력을 ‘규격화’해서 평가·관리하는 자본가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조직 꼭대기에 있는 의사 결정권자들의 권한은 키워 주는 한편, 직원마다 들쭉날쭉한 업무 성과의 편차는 줄이고 비용은 절감시킴으로써 ‘지식 노동’을 규격화하는 그런 노하우 말이다. “데이터로 결정”하고 “각 책임자 밑에 7 이상은 두지 않는” 섬세한 착취는 ‘혁신’과 ‘긍정의 문화’ 같은 말들로 포장되고 있다.

구글 회장이었던 에릭 슈미트에 따르면 ‘악해지지 말자’는 게 구글의 표어였다. 그러나 그 표어 뒤에는 정보 사유화와 디지털 테일러리즘(과학적 경영 기법)의 첨단을 걷는 악덕 기업의 실체가 드러난다. 《구글의 아침에 자유가 시작된다》는 제목의 책이 있다. 그러나 “구글의 아침”은 착취와 정보 사유화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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