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금) 오후 3시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최저임금 1만 원 쟁취! 간접고용 법제도 개선! 집단교섭 승리 서경지부 전조합원 결의대회'가 열렸다. 부슬비가 내리고 찌는 듯 무더운 날씨에도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 4백여 명의 표정은 밝았다. 전국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 전국 대학노조 연세대지부, 연세대 비정규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노동자연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사회진보연대가 참가해 연대를 보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소속 대학 청소•주차•경비•시설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을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제일 먼저 국립대인 카이스트가 시급 8백30원 인상을 약속했고 덕성여대, 이화여대도 8백30원 인상을 약속했다. 애초 요구였던 시급 1만 원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2015년과 2016년(약 6퍼센트)에 비하면 꽤 높은 수준(12퍼센트)의 임금 인상을 쟁취한 것이다.

"적립금 5천2백억 원으로 시급 8백30원 인상하라!" 연세대에서 열린 서경지부 결의대회

이런 기세에 밀려 오늘 고려대 당국도 구두로 8백30원 인상을 약속했다. 그런데 연세대 총장과 총무처장은 서경지부 노동자들을 피해 도망다니며 어떤 약속도 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노동자들이 본관에서 차를 타고 빠져 나가려던 총장 앞을 가로막고 “총장님이 책임지고 임금을 인상해 주십시오”, “제발 한마디만 하세요” 하며 울부짖어도 총장은 창문 한번 내리지 않았다. 총무처가 있는 백양관에 찾아가 총무처장을 만나려 했지만 총무처장도 없었다. 분노한 연세대분회 조합원들은 총무처를 점거 중이다.

연세대 총장 김용학은 취임사에서 "구성원들이 존중받는 대학을 만들 것이다. ... 구성원을 존중하지 못하는 학교는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집회에서 서경지부 박명석 지부장이 취임사를 인용하자 노동자들 사이에서 "위선자!"라며 야유가 쏟아졌다.

올해 대학 당국들이 서경지부에 전화해 제발 임금 인상 폭을 깎으라고 요구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자마자 노동자들은 "뭘 깎어! 우리가 물건이야, 깎아 주게!" 하고 외쳤다. 노동자들의 말대로 임금 인상은 노동자들의 삶의 수준과 직결되는 것이다. 노동자의 삶은 깎아낼 수 없다.

박명석 서경지부 지부장은 노동자를 대학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연세대 당국에 맞서 '[8백30원] 될 때까지 간다'며 결의를 밝혔다.

연세대분회 이기원 분회장도 “배운 사람이면 그래도 되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기원 분회장은 총장만 "변화하는 정세를 모르고 눈 감고 귀 막고 업무를 보는 것 같다. 얼마나 창피한가!" 하고 일갈했다. 이기원 분회장의 말처럼 김용학 총장은 창피한 줄 알고 시급 8백30원 인상을 즉각 약속해야 한다.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같은 대학 구성원인 학생들과 연대하며 중요한 성과들을 쟁취해 왔다. 이번 결의대회에도 연세대 학생들이 참가해 서경지부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냈다.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오제하 활동가는 학교의 우선순위가 청소노동자들에게 있지 않다고 폭로했다.

"학교 측은 돈이 없다고 둘러댑니다. 송도 캠퍼스 때문에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서, 노동자들 임금을 못 올려 준다고 합니다. 심지어 임금을 깎고 싶다고 말했답니다. 하지만 송도캠퍼스는 학교가 자기 배 불리려고 인천시와 비밀리에 협약 맺어서 만든 겁니다! 우리는 만들라고 한 적 한 번도 없습니다.

"곳간에 쌓아놓은 적립금만 5천2백억 원! 기부금만 4백억 원 넘게 받는 학교입니다. 노동자들 시급 인상은 못해 주겠다면서, 학교 당국은 또 다시 건축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빌딩 짓는 데는 쉴 새 없이 돈을 쓰면서, 왜 노동자들 임금 인상은 못해 줍니까! 노동자들의 임금을 정말 대폭 올려야 합니다."

연세대뿐 아니라 숙명여대, 한성대, 홍익대 등 대학 분회 노동자들도 여전히 싸우고 있다. 특히 숙명여대는 지난해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현재 다른 대학들보다 시급을 2백50원 적게 받고 있다. 집단교섭에 참가하는 다른 대학들만큼 임금이 인상되려면 1천80원 인상돼야 한다. 숙명여대 당국은 시급 8백30원만 인상하자고 하지만 노동자들이 기세 좋게 1천8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서경지부 노동자들의 요구처럼 진짜 사장인 대학 당국이 지금 당장 시급 8백30원 인상하라!

노동자들이 점거 중인 총무처에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메시지는 붙이고 있는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