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겠다며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다주택자 양도세 인상,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대출 규제 등이 포함됐다.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투기 세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서울 중심의 집값 폭등 열풍은 단기적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성장과 지속된 저금리 정책 속에서 수익이 나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본이 부동산 시장에 공급되면서 부동산 투기가 벌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책도 부동산 투기를 잡는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이번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부산·대전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미봉책이 아니라 공공임대주택의 획기적 확대가 필요하다 ⓒ임수현

역대 정부들은 경제 성장을 위한 부동산 시장 지원과 투기 억제를 위한 규제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집값 폭등, 전월세 대란과 가계부채 급등 등을 반복해 왔다. 그래서 투기 억제 대책을 내놓을 때도 부동산 시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그치려 애썼고, 이런 시장주의적 정책 때문에 부동산 투기를 막는 데 늘 역부족이었다.

예를 들어, 노태우 정부 이후 정부마다 공공주택 수십만 호를 공급해 왔지만, 현재 장기공공주택은 1백만 호로 전체 주택의 5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공공주택 대부분이 분양 전환 주택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는 공기업 부채 감축을 내세워 공공주택 공급을 대폭 축소했고, 보금자리주택도 ‘뉴스테이’(민간임대주택) 등으로 전환하면서 민간임대 시장을 키우는 데만 열중해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시 본질적으로 시장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대책에는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임대사업 양성화 방안이 포함돼 있고, 또 다른 투기를 부추길 ‘도시재생뉴딜’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부동산 시장을 좀 더 규제하는 전월세 상한제, 부동산 보유세 인상, 임대 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분양 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등은 대책에서 제외됐다.

시장의 관점에서 부동산 정책을 시행하는 한 노동자·민중의 주거권을 보장할 수 없다. 부동산이 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상품으로 남아 있는 한 이를 이용해 한몫 잡으려는 투기를 조장하는 동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당면한 부동산 투기와 주택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공공성을 강화하고 부동산에 대한 시장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즉, 공공임대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독일과 영국,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급증한 노동자들의 불만과 투쟁을 무마하려고 공공임대주택을 대거 공급했고, 1950∼60년대 호황기에는 주택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경제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복지 감축 정책 속에서 이런 성취들도 공격받았다. 예를 들어 1980년에 공공임대주택이 32퍼센트에 이르렀던 영국은 2000년에 그 비율이 22퍼센트까지 떨어졌다. 복지 국가로 널리 알려진 스웨덴에서도 신자유주의 시대에 들어 많은 지방정부들이 공공 주거정책을 포기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경제 위기와 산업 구조조정 그리고 이에 따른 복지 삭감 등으로 끊임없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길거리로 내몬다. 그래서 “그야말로 더러운 돼지우리 같은 집도 언제나 빌리려는 사람이 나타나며, 끝으로 주택 소유자가 자본가로서 자기 소유의 주택에서 최고의 집세를 무자비하게 짜낼 권리뿐 아니라 또한 경쟁으로 말미암아 어느 정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사회가 존속하는 한 주택난을 겪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윤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와 노동자 착취를 없애지 않는 한 주택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주택난을 끝장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오직 하나의 수단이 있을 뿐이다. 지배계급에 의한 노동계급의 착취와 억압을 전반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지금 대도시에는 합리적으로 이용할 경우 현실의 ‘주택난’을 모두 즉각 시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주택용 건물이 있다. 그런 일은 물론 오늘날의 소유자들로부터의 몰수를 통해서만, 즉 숙소가 없는 사람들이나 이제까지의 주택에 과도하게 밀집해 있는 노동자들에게 그 주택을 제공함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런 공공 복지 조처는 프롤레타리아트가 정치 권력을 전취하자마자, 마치 오늘날의 국가에 의한 다른 몰수와 수용이 그렇듯이 쉽게 실행될 수 있을 것이다.”(엥겔스, 《주택 문제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