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정부 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이하 전기련)의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는 이달 2일에 이어 전기련이 주최한 두 번째 집회로, 정부가 정규직 전환에서 기간제 교사를 배제한 데 항의하고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집회였다.

8월 9일 정부 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열린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이하 전기련) 집회

주최 단체 전기련은 2016년 3월에 창립한 단체로, 그동안 세월호 참사 때 돌아가신 김초원, 이지혜 두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운동에도 참여했고, 기간제 교사들의 처우 개선과 정규직화를 위한 노력을 해 왔다.

이날 집회에는 기간제 교사뿐 아니라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여러 사람들이 참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에는 단원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 순직 인정 요구를 처음 제기한 단원고 김덕영 교사, 순직인정대책위원 박성령 씨,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자 노동자연대 교사모임 회원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고려대 사범대 학생 등이 참가했다.

단원고 김덕영 교사는 기간제 교사가 정규직 교사와 똑같이 수업을 하고 담임을 하고 행정 업무를 하는 데도 교육공무원이 아니라고 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일명 ‘쪼개기 계약’으로 퇴직금도 못 받고, 복지 포인트 적용도 못 받고, 성과급도 차별 받는 기간제 교사의 처우를 개탄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교사 선발 인원을 축소한 데 대해 “노량진에서 컵밥을 먹으며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문제냐? 학교에서 설움을 당해도 아무 말 못하는 기간제 교사들이 문제냐? 정부가 문제다. 정부의 교원 정책이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라” 하고 주장했다.  

재계약 등에서 불이익 받을 것을 우려해 마스크를 쓰고 발언한 기간제 교사는 1999년부터 11년간 기간제 교사로 일했다고 한다. 그는 “정규직 교사들의 육아휴직, 병가 대체로 늘 필요한 존재인 나는, 왜 학교에서 투명인간처럼 차별 받고 살아야 하는가”라며, 정부가 임용시험 수험생들과 기간제 교사들을 이간질시키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땜빵 선생”, “강사”로 불리는 기간제 교사로 살면서 학교 27곳에서 근무했고, 어느 해에는 1년 동안 다섯 학교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그는 “나는 비정규직, 조각난 삶”을 살아왔다며, 기간제 교사의 현실을 비판하고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양심껏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당당한 교사, 온전한 노동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땜빵 선생"

올해로 11년차인 또 다른 기간제 교사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경기도 교육감으로 재직하던 때에 장관∙교육감 표창도 많이 받았는데, 자신은 늘 1년 만 쓰고 버리는 물건 취급을 받았다며 개탄했다. 최근 한 학부모에게 ‘선생님 같은 분들이 학교 현장에 필요한 분’이라는 정규직 전환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며, 기간제 교사들은 경험을 통해 교사 테스트를 이미 통과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교대와 사범대를 다니는 후배들이 임용 시험이라는 굴레에 갇혀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내 삶의 고민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할지에 대해 배울 기회도 없는 현실을 개탄했다.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도, 기간제 교사가 공무원이 아니라는 정부에 맞서 싸운 윤지영 변호사도 정부를 규탄했다. 윤지영 변호사는 영어전문강사들도 4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판결을 인용하며, 기간제 교사도 상시지속 업무를 하고 있는 만큼 정규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조합원이자 노동자연대 교사모임의 김성보 교사는, ‘내년이 없는’ 기간제 교사들은 학교 혁신을 고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며 학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은 정부라고 규탄했다. 그는 교사 수를 필요보다 적게 유지하고 있는 정부가 임용시험 수험생과 기간제 교사, 정규직 교사를 이간질시키고 있다며, 이에 맞서 최선두에서 싸우는 기간제 교사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순직인정대책위원으로 활동한 박성령 씨는 단원고가 수학여행 때 단 4천 원짜리 여행 보험에 기간제 교사를 포함시켜 주지 않았던 게 말이 되느냐며, 학생은 의무 가입, 정규직 교사는 자동 가입인 것을 기간제 교사에게는 선택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재학생인 연은정 씨는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시대’라더니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제외한 것을 비판했다. 2025년까지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OECD 평균 수준에 맞추겠다는 정부에 대해 “2025년까지 기다리라는 것입니까? OECD 평균이 되면 충분합니까?” 하고 발언해 기간제 교사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그는 현재 임용시험 제도를 비판하며 “좋은 교사가 되려면 암기 능력이 중요하냐?”며 “경쟁에만 몰두하게 하는 시험 제도”를 비판했다. 그리고 “양질의 교육을, 평등과 연대의 학교를 만들기 위한 선배님들이야말로 참스승”이라고 발언하며 기간제 교사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이날 참가자들의 주장처럼 기간제 교사들이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돼선 안 된다. 기간제를 정규직화하고 신규 교사를 애초 정부 계획대로 채용해도 OECD 평균 교사 1인당 학생 수에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 선발 수를 축소해 예비 교사들과 기간제 교사들을 분열시키는 정부야말로 문제다.

📱 스마트폰 앱으로 〈노동자 연대〉를 만나 보세요!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아이폰 앱 다운로드

📮 매일 아침 이메일로 〈노동자 연대〉를 구독하세요! 아이폰 앱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