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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 극우들의 폭력 시위:
트럼프가 부른 유혈사태

트럼프에게 이 비극의 책임이 있다 ⓒ출처 Rodney Dunning(플리커)

8월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나치인 제임스 필즈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돌진해 활동가 1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했다.

그의 차에 치어 숨진 헤더 D 헤이어는 백인 민족주의자들과 파시스트들에 맞서는 맞불 집회에 참가하던 중이었다.

극우들은 이 지역에 있는 로버트 E 리(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장군)의 동상이 철거되는 것에 반대해 모여 있었다. 동상 철거는 시의회가 결정한 것이었다.

이번 비극이 벌어진 이후 미국 전역 약 7백 곳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사망한 활동가를 기리는 집회가 열렸다.

뉴욕에서는 수백 명이 트럼프 타워를 향해 행진했다.

[미국 남부] 뉴멕시코에 사는 다닐라 러몰드는 이렇게 전했다. “이번 폭력과 용서할 수 없는 행동에 항의해 인종과 연령, 피부색이 다양한 약 3백 명이 시위에 참가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새크라맨토에서는 1백 명이 모였다. 이 지역의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일하는 사브리지오 사쏘는 이렇게 전했다. “우리는 샬러츠빌 등 미국 곳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연대하고자 모였습니다.”

한편, 가해자 필즈가 ‘아메리카 전위대’라는 나치 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우익이여 단결하라” 행사에 참가한 사진이 공개됐다. ‘아메리카 전위대’ 웹사이트는 “백인 미국인들은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야 하고 파시즘이 그 국가의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 따위의 장광설을 늘어놓고 있다.

필즈를 가르쳤던 한 교사는 그가 학창 시절 제2차세계대전에서 나치 친위대가 한 일을 찬양하는 글을 써냈다고도 전했다.

그 자신이 인종차별적이고 여성 차별적인 도널드 트럼프는 폭력 사태에 “여러 편”이 가담했다며 유혈사태가 발생한 지 48시간이 지나도록 이번 공격을 비난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백인 민족주의자들의 폭력 시위를 비난하길 회피다가 공화당 다수파한테서도 고립됐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는 지독하게 인종차별적인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벌였고, 미국 전역의 인종차별주의자들과 나치들은 이를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트럼프는 지지층을 붙잡아 두려고 인종차별적 언사를 내뱉는 동시에 자신이 속한 공화당을 달래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그의 지지층도, 공화당도 모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기업인 3명이 항의의 뜻으로 트럼프의 자문위원단에서 사임했다. 한편, 전 KKK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는 트럼프에게 “거울을 똑바로 보면서 당신을 뽑은 사람들이 백인 미국인이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다그쳤다.

8월 12일은 극우들이 전국적으로 동원해 시위를 벌인 날이었다. 이날 시위 참가를 독려한 우파단체들은 매우 다양했고 나치도 포함돼 있었다.

나치 웹사이트인 ‘데일리 스토머’[‘돌격대 신문’이라는 뜻]는 다음과 같이 지지자들에게 촉구했다. “데일리 스토머 책 읽기 모임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날 행사에 참가자를 동원해야 한다.”

또 다른 나치 단체인 “국가사회주의운동’(NSM)은 “모든 NSM 단원은 샬러츠빌로 결집하라”고 동원령을 내렸다.

그동안 미국 남부 도시들에서는 남부군 인사들의 동상과 상징들이 철거돼 왔는데, 극우들은 수 개월 동안 이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여 왔다. 7월에도 KKK는 샬러츠빌에서 행진을 벌이려 했으나 맞불 시위대 수백 명에 저지당한 바 있다.

[미국 남부 주요 도시인] 뉴올리언스와 세인트루이스 등지에서도 극우와 그에 맞서는 집회들이 작은 규모로 벌어져 왔다.

트럼프의 부상으로 극우가 자신감을 얻고 있지만, 인종차별 반대 운동도 그에 맞서 행동할 수 있음을 보여 왔다. 극우에 맞서 행동을 건설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극우 부상의 이면

극우의 샬러츠빌 시위와 공격은 미국에서 나치와 극우 단체들의 성장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 준다.

“우익이여 단결하라”는 기치 아래에 이날 시위가 조직됐다.

지난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하자 나치 웹사이트 ‘데일리 스토머’의 필진 앤드류 앵글린은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께서 성스러운 황제로 등극하셨다”고 썼다.

“대안 우파”의 깃발 아래에는 나치임을 노골적으로 표방하는 단체부터 연성 인종차별 단체까지 다양한 세력이 모여 있다. 남부빈곤법률센터가 집계한 미국 내 “증오 단체”는 9백17개에 이른다.

8월 12일 시위는 ‘미국을 위한 단결과 안보’라는 단체의 제이슨 케슬러가 조직했다.

극우 세력이 자신감을 키우고 갈수록 더 큰 규모로 시위를 벌이면서 매우 강경한 나치 중핵이 부상하고 있다. 8월 12일 시위에서는 덜 강경한 우파 세력은 떨어져 나갔고 그 결과 그 중핵이 드러났다.

한 기자는 극우 시위를 취재하면서 그들에게 스스로 “국가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물었고 상당수가 그렇다고 답했다. [나치의 공식 명칭이 ‘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이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주류 사회에 자신을 드러내도 되겠다고 판단한 많은 나치 조직들(‘국가사회주의운동’ 등)은 로고와 상징들을 바꾸고 있다.

반파시스트 활동가들은 그들이 나치임을 폭로하고, 그들이 트럼프 당선과 그의 역겨운 말들을 이용해 여느 정치 세력처럼 보이게 하려는 짓을 막아야 한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5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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