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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 공격 이후:
극우를 막고자 결집하는 인종차별 반대 운동

8월 17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서 차량으로 행인을 덮치는 공격이 잇따라 벌어졌다. 스페인의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 ‘마르크스21’ 활동가 데이비드 카발라가 현지 상황을 전한다.

카탈루냐의 무슬림, 인종차별·파시스트 반대 활동가들은 8월 17일 테러 공격이 발생한 이래로 무슬림 혐오적 준동을 막으려고 조직하고 있다.

공격 바로 다음 날인 18일, 스페인과 카탈루냐의 파시스트 단체 4곳의 회원 약 50명이 참사가 벌어진 람블라스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려 했다. 그러나 대체로 즉석에서 조직된 파시스트 반대 집회에 수적으로 압도돼 그들은 도망쳤다.

19일에는 무슬림 단체들이 람블라스 거리에서 테러리즘과 무슬림 혐오에 반대하는 행진을 이끌었다.

우익들은 무슬림들이 테러 공격을 규탄하는 데 열의가 없다고 떠들지만, 무슬림 단체들은 이번 공격에 항의하는 행동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카탈루냐 무슬림 여성인 잔탈은 이렇게도 말한다. “단지 내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남들보다 더 테러리즘을 열심히 규탄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번 공격은 내 종교 탓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체제가 문제지, 이슬람이 아닙니다.”

8월 17일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와 또 다른 카탈루냐 도시 캄브릴스에서 공격자들은 차량으로 사람들을 들이받았다. 이들은 캄브릴스에서 한 명, 바르셀로나에서는 최소 13명을 죽였다. 몇몇 부상자는 여전히 위독하다.

카탈루냐 독립 회의에 참석차 마침 바르셀로나에 와 있던 스코틀랜드의 인권 변호사이자 활동가인 아메르 안와는 공격 당시 람블라스 거리에 있었다.

“정말 운이 좋아서 살아 남았습니다. 람블라스 거리에 자리 잡고 앉으려다, 사람도 너무 많고 고향의 아들이 바르셀로나 축구 유니폼을 사달라고 한 것 때문에 그냥 계속 걸었어요.

“몇 초 후에 승합자가 제가 있던 자리를 덮쳤어요. 모두 달리기 시작했고 저도 함께 뛰었습니다. 비명과 굉음을 들었어요. 이제 안전하다지만 아직도 몸이 떨립니다. 제가 무슬림이라서 그 악마 같은 공격에서 살아남은 것이 아닙니다. 제 아들이 원한 축구 유니폼을 사려던 것이 저를 살렸습니다.”

스페인 보수당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는 3일 동안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경찰은 캄브릴스 공격의 용의자 5명을 사살했고, 바르셀로나에서 차량을 몰고 돌진한 용의자를 쫓고 있다.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는 SNS를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 “전사”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인종차별·파시스트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무슬림들이 이슬람혐오와 테러리즘에 맞서서 바르셀로나에서 집회를 열었다. 대열의 앞 팻말에 "나는 카탈루냐 무슬림이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고 쓰여있다. ⓒ출처 David Karvala

19일 집회에서 무슬림들은 [공격 이후]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나 불평을 듣고 있다면서 무슬림 혐오가 더 공공연하게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했다. [카탈루냐의] 몽블랑에서는 모스크 외벽에 “너희를 죽일 거다, 빌어먹을 무어인들아”라는 낙서가 등장했다. 파시스트의 소행인 듯하다.

그러나 카탈루냐와 스페인의 정치인들은 대부분 인종차별주의자로 찍히는 것을 두려워하고 노골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삼가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스페인 반전운동(유럽에서 가장 거대했다)의 전통과 최근 더 많은 난민 수용을 요구한 시위[관련 기사 ‘스페인 바르셀로나 – “난민 환영”을 외치며 수십만 명이 행진하다’]를 의식한 처신일 것이다.

전임 보수당 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는 2004년 마드리드 테러리스트 공격에 대해 거짓말을 한 여파로 선거에서 패배한 바 있다. 현직 총리 라호이는, 카탈루냐가 스페인 중앙정부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10월 1일에 치르는 카탈루냐 독립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정치인들이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자제하는 분위기는 ‘파시즘과 인종차별에 맞서 단결하자’(UCFR)가 파시스트 단체와 무슬림 혐오에 맞서 활동한 결과이기도 하다. UCFR은 특히 카탈루냐에서 활동이 두드러졌다. 이런 활동은 이제 더욱 중요해졌다.

UCFR 활동가이자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마르크스21’의 회원 마리아 단타스는 이렇게 전했다. “무슬림 혐오 공격은 이미 증가하고 있습니다. 좌파와 사회운동은 그에 맞서 무슬림 형제 자매들을 옹호해야 합니다.

“우리가 최근 몇 년간 사람들에게 무슬림 혐오에 맞서 싸우고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맞서 단결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꾸준히 토론해 온 덕분에, 이전보다 개입하기 더 좋은 상황에 있습니다.

“카탈루냐의 무슬림들은 혼자가 아닙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5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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