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한국노인복지중앙회가 주최한 ‘문재인 대통령 본인부담상한제 공약 이행촉구!’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7월 19일에 발표한 5개년 국정과제에 ‘본인부담상한제’가 ‘본인부담 경감 확대’로 후퇴한 것을 비판하며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다만 치매 환자들이 안심하고 지내려면, 이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달라져야 한다.

현재 치매 노인이 입원할 수 있는 시설은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있다. 요양원은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적용을 받는 시설로 의료진이 없고 요양보호사들이 노인의 일상 생활을 도와 주는 시설이다. 요양병원은 건강보험제도의 적용을 받는 의료기관으로 의료진이 상주한다. 그러나 환자들의 일상 생활을 도와주는 ‘간병’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서 요양원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요양원의 경우 대략 매달 40~1백만 원, 요양병원은 50~2백만 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증 치매 환자는 장기요양보험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마지못해 특별한 절차가 필요 없는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양원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낙후된 경우가 많아, 돈을 더 내고라도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는 경우도 많다. 제법 괜찮은 시설을 갖춘 요양원은 입원비가 장기요양보험이 지원하는 최고액을 훌쩍 넘겨 부유층이 아니고서는 사실상 이용하지 못한다. 비싼 간병비 때문에 요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기지 못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치매 환자도 수만 명이나 된다.

따라서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적용 범위를 대폭 늘리고 건강보험처럼 소득에 따라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둬야 한다. 필요한 경우 언제든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간병비도 건강보험이나 정부 예산에서 지원해야 한다. 사실 병원이라면 마땅히 간병을 지원해야 하지만, 문재인의 건강보험 ‘개혁’은 이조차 해결하지 못한다. 간병비는 여전히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10만 병상으로 확대하겠다지만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한 치매 환자만 50만 명이 넘는다.

사실 부유층이 아닌 한 보통의 치매 환자와 가족 처지에서 보면, 지금 같은 요양 시설에 입원하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만족할 수가 없다. 따라서 정부가 양질의 공공 요양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한국의 공공 요양시설은(2.2퍼센트) 부족하기로 악명이 높은 공공 어린이집(6퍼센트)보다도 적다.

원하는 경우 가족과 함께 머무를 수 있도록 재가 요양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지금은 장기요양보험의 적용을 받는 경우에도 주5일 하루 4시간 이상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사실상 가족 중 누군가가 계속 돌봐야만 하는 것이다.

이처럼 당장 필요한 조처들만 놓고 봐도 문재인의 ‘치매 국가책임제’가 얼마나 실속 없고 소리만 요란한지 알 수 있다.

보수 언론들은 문재인의 ‘개혁’조차 불만스러워하며 벌써부터 치매 치료비로 인한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재정난을 경고한다. 그러나 이는 사회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비용을 개별 가정에 떠넘기고 있음을 보여 줄 뿐이다. 노동자들을 착취해 거대한 부를 축적한 자본가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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